엄정화 ‘에그’ 윤은혜 ‘ABC주스’ 아델 ‘서트푸드’ 화제

중앙선데이

입력 2021.06.05 00:23

업데이트 2021.06.05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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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9호 10면

[SPECIAL REPORT]
중년 다이어트 시대

지난해 4월 연세대 IT정책전략연구소가 개최한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관련 온라인 세미나 중 흥미로운 결과가 발표됐다.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다이어트에 가장 관심 많은 세대 1위는 40대, 2위는 50대로 나타났다. 실제로 중년으로 접어들면서 몸의 노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신진대사율도 떨어져 20~30대 때와 비슷한 양을 먹어도 살이 쉽게 찐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급찐급빠’ 연예인 다이어트
일정 시간 공복 유지 ‘간헐적 단식’
10% 탄수화물, 80% 지방 ‘저탄고지’
BTS와 무관한 ‘방탄 커피’도 인기

그래서일까. 단기간에 살을 뺐다는 연예인 다이어트 이슈들에 혹해 검색어를 찾는 사람들 역시 많다. “연예인 몸매는 입금 전후가 확 다르다”는 말은 맡은 배역에 따라 몸집을 불리고 줄여야 하는 연예인들의 고무줄 몸매를 이르는 우스갯소리인데, 그만큼 연예인 다이어트 방법들에는 특정 식이요법으로 단기간에 살을 뺐다는 내용이 많다. 다음은 최근 1~2년 사이 화제가 됐던 연예인 다이어트 방법들이다.

# 간헐적 단식  

간헐적 단식은 2019년 1월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SBS스페셜-2019 끼니반란’이 방영되면서 화제가 됐다. 칼로리를 과도하게 섭취하는 식습관을 고치자는 게 핵심. 그 이전에도 비슷한 다이어트 열풍이 있었다. 2013년 일본인 의사 나구모 요시노리가 쓴 책 『1일1식』이 출간되면서다. 하루 한 끼, 즉 식사량 자체를 줄이자는 다이어트 법이다.

두 가지 방법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간헐적 단식의 범위가 더 크다. 하루에 한 끼를 먹는 방법을 비롯해, 일주일 동안 비타민·무기질이 풍부한 주스만 마시는 방법들이 간헐적 단식에 포함된다. 그중 가장 인기를 끌었던 방법은 ‘16:8 법칙’과 ‘5:2 법칙’이다.

‘16:8 법칙’은 하루 중 16시간 동안 공복을 유지하고 나머지 8시간 동안만 음식을 섭취하는 방법이다. 16시간 동안은 물이나 차 정도만 마시고, 식사를 할 수 있는 8시간 동안에도 하루 섭취 열량을 1500㎉ 정도로 제한해야 한다. ‘5:2 법칙’은 일주일에 5일은 평소대로 식사량을 유지하고, 2일은 극단적인 금식을 실행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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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토제닉  

탄수화물 섭취는 확 줄이고 지방 섭취는 늘리는 일명 ‘저탄고지’ 다이어트다. 총 섭취 칼로리의 70~80%를 지방, 20%를 단백질, 10%를 탄수화물로 구성하는 식단이 포인트다.

‘저탄고지(탄수화물을 줄이고 지방 섭취를 늘리는)’ 다이어트의 일종인 ‘에그 패스팅’ 다이어트로 주목받았던 가수 엄정화. 하루 동안 달걀 6개와 버터·치즈만 먹는 방법이다. [중앙포토]

‘저탄고지(탄수화물을 줄이고 지방 섭취를 늘리는)’ 다이어트의 일종인 ‘에그 패스팅’ 다이어트로 주목받았던 가수 엄정화. 하루 동안 달걀 6개와 버터·치즈만 먹는 방법이다. [중앙포토]

일반적으로 체내에 흡수된 당질(탄수화물)은 주요 에너지원으로 쓰이는데, 탄수화물 섭취를 확 줄이면 간에서 지방을 케톤체로 변환시켜 에너지원으로 쓰게 된다는 원리다. 이 상태를 ‘케토시스 상태’라고 한다.

방탄커피

방탄커피

BTS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방탄 커피’도 키토제닉 다이어트 법 중 하나다. 총알도 막아낼 만큼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의 ‘방탄 커피’는 신선한 원두를 갈아 커피 2큰술에 물 1컵 비율로 블랙커피를 만든 다음, 코코넛 오일 1큰술과 유기농 버터 1큰술을 섞어 마시는 방법이다.

에그 패스팅 다이어트

에그 패스팅 다이어트

올해 초 가수 엄정화가 하루 섭취 탄수화물을 20g으로 낮추고 3일 만에 1.7kg을 감량했다며 소개한 ‘에그 패스팅’도 저탄고지 다이어트 방법 중 하나다. 달걀·치즈·버터로만 구성한 식단이 핵심. 하루에 먹을 수 있는 달걀은 총 6개다. 한 끼당 달걀 1개와 버터 15g 또는 건강한 지방을 섭취하는데, 달걀 1개 당 최대 28g의 치즈를 먹을 수 있다고 한다.

# ABC 주스  

최근 1주일에 3㎏을 감량했다고 해 화제가 된 윤은혜. 그는 다이어트 기간 동안 닭가 살 등의 기본 메뉴와 사과·비트·당근을 갈아 만든 ABC 주스를 마셨다고 소개했다. [사진 윤은혜 인스타그램]

최근 1주일에 3㎏을 감량했다고 해 화제가 된 윤은혜. 그는 다이어트 기간 동안 닭가 살 등의 기본 메뉴와 사과·비트·당근을 갈아 만든 ABC 주스를 마셨다고 소개했다. [사진 윤은혜 인스타그램]

최근 가수이자 배우인 윤은혜의 ‘급찐급빠(급하게 찐 살 급하게 빠지는)’ 다이어트가 화제가 됐다. 유튜브 채널 ‘은혜로그in’에 올라온 ‘1주일에 -3kg 다이어트’ 영상 때문이다. 그는 “다이어트의 8할은 식단”이라며 닭가슴살·채소 믹스·사과·달걀·버섯·방울토마토 등의 기본 메뉴와 함께 “비타민과 무기질을 공급해주는” 용도로 ABC주스를 소개했다.

ABC 주스는 운동을 아무리 해도 잘 빠지지 않는 내장 지방을 제거할 수 있는 다이어트 법으로 유명하다. 미국의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의 주치의가 제안하고, 이후 여러 할리우드 스타들이 5일 동안 5㎏를 감량했다는 경험담을 쏟아내면서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ABC 주스. [중앙포토]

ABC 주스. [중앙포토]

주스를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사과 1개, 당근 1개, 비트 3분의 1개를 물 200ml와 함께 갈아주면 끝. ABC라는 이름도 사과(Apple), 비트(Beet), 당근(Carrot)의 앞 글자를 딴 것이다. 주의할 점은 비트의 사용량을 반드시 지키라는 것. 비트에 있는 불용성 옥살산 성분이 몸 속에서 칼슘과 반응해 결정을 만들기 때문에 많은 양을 먹으면 복통이나 설사, 신장 결석이 생길 위험이 있다고 한다. 주스를 만들 때는 착즙기 대신 믹서기나 블렌더 이용을 추천한다. 사과는 껍질째 갈아야 한다. 재료들이 가진 식이섬유를 함께 먹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식약처가 시판용 ABC 주스에 쓰인 ‘변비 탈출’ ‘체중 관리’ ‘독소 배출’ 등의 표현을 허위·과대광고로 지적했지만 인기는 여전하다. ABC 주스가 내장 지방 제거에 탁월하다고 주장하는 의사들도 여전히 많다.

# 서트푸드  

‘서트푸드’ 다이어트로 45㎏을 감량한 영국 가수 아델의 체중조절 전후 모습. 폴리페놀이 풍부한 케일·레드와인·딸기·양파·다크 초콜릿·말차·메밀·호두·블루베리·커피 등이 대표적인 서트푸드 식품들이다. [중앙포토]

‘서트푸드’ 다이어트로 45㎏을 감량한 영국 가수 아델의 체중조절 전후 모습. 폴리페놀이 풍부한 케일·레드와인·딸기·양파·다크 초콜릿·말차·메밀·호두·블루베리·커피 등이 대표적인 서트푸드 식품들이다. [중앙포토]

서트푸드 다이어트는 평소 운동을 좋아하지 않았던 영국 가수 아델이 약 1년 만에 무려 45㎏을 감량하고, 영국 로열 패밀리인 해리 왕자가 부작용 없이 건강하게 살을 빼기 위해 평소 즐겨 먹는다고 하면서 화제가 된 방법이다.

2017년 영국의 영양사 에이든 고긴스와 영양학자 글렌 매튼이 『서트푸드 다이어트(SirtFood Diet)』라는 책을 내면서 처음 소개됐다. 단식이나 고강도 운동이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이유는 ‘서트루인’이라는 유전자의 활성화 때문인데, 이 유전자가 서트푸드라고 부르는 특정 식품들의 섭취를 통해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방법도 간단하다. 3일은 서트푸드로만 구성한 한 끼와 말차 혹은 케일 주스를 이용해 1000㎉를 섭취하고, 4일은 1500㎉를 섭취한 다음, 이후에는 평소 먹는 식단에 서트푸드를 곁들여 먹는 방법으로 일주일 만에 약 3㎏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상위 20가지 서트푸드는 주로 폴리페놀이 풍부한 음식들로 케일·레드와인·딸기·양파·간장·다크 초콜릿·말차·메밀·호두·블루베리·커피 등이다.

요즘 패션 깡마른 2030 타깃, 통통한 중년들 몸에 안 맞아
중년 세대가 다이어트를 결심하는 결정적 이유 중 하나는 패션 때문이다. 허리·배·팔뚝·허벅지에 두둑하게 잡히는 살집 때문에 도통 내 몸에 맞는 사이즈의 옷을 살 수가 없다. 이것저것 신경 쓰지 않고 입었을 때 편한 옷을 구입하자면 헐렁한 티셔츠와 고무줄 밴드가 달린 바지·치마가 전부다. 20~30대 때 즐겼던 개성 있는 취향의 디자인이나 스타일의 옷을 구입하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청바지

청바지

50대의 A씨는 지난 주말 잠실 일대의 쇼핑몰에서 청바지를 사려다 깜짝 놀랐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입는 청바지. 그것도 세계적인 브랜드 리바이스의 대표상품인 ‘501’ 디자인의 여성 청바지를 찾았는데, 국내에선 허리 사이즈 28인치까지만 판매한다는 것. 평소 좋아하는 질감의 티셔츠들도 스몰(S), 미디움(M)까지만 있었다. 그날, 약이 오른 A씨는 나이 타깃이 따로 명시되지 않은 여러 캐주얼 브랜드 매장들을 빠짐없이 돌았지만, 맘에 드는 컬러와 디자인의 청바지는 결국 살 수 없었다. 허리가 맞으면 허벅지나 엉덩이 사이즈가 조여서 핏이 맘에 들지 않았다. 대부분의 청바지는 아예 상표에 ‘스키니(skinny·체형이 그대로 드러나도록 몸에 꼭 맞게 입는 바지)’라고 적혀 있을 만큼 작았다. 2030세대라도 속칭 ‘개말라(진짜 비썩 마른)’ 체형이 아니면 소화하지 못할 듯 보였다고 한다.

대부분의 국내 패션 관계자들은 “소비자 주요 타깃 층이 2030세대로 맞춰 있는 데다 사람마다 체형이 워낙 달라서 사이즈를 다양하게 구비하는 게 곤란하다”고 말한다. 결국 여기저기 군살이 잡힌 중년에게 패션은 취향에 따른 선택의 대상이 아니라 ‘아쉬운 사람이 사이즈를 맞춰야 하는’ 대상이다.

X세대(1960년~70년대 태어난 세대) 인구가 워낙 많고, 젊은 취향을 그대로 가져가려는 중년이 많아지면서 조금씩 변화는 생기고 있다. 온라인에서 ‘중년 여성 의류’를 검색하면 쇼핑 사이트를 여럿 찾을 수 있다. 40대·50대·60대로 나이를 구분한 쇼핑몰도 있다. 문제는 디자인과 스타일이다. 대부분 ‘마담’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옷들이 많다. 왜 젊은 취향은 없는 걸까.

이미 전 세계 유명 런웨이와 패션잡지에는 88사이즈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 다양성 존중을 위한 시도들이다. 나이 때문에 패션 취향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것, 이게 중년의 솔직한 마음이다. 

서정민 기자/중앙컬처앤라이프스타일랩 meantr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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