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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챔프 미켈슨 ‘커피’ 다이어트, 브래디는 ‘TB12’ 식단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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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9호 11면

[SPECIAL REPORT]
중년 다이어트 시대-스포츠 선수들 몸 관리

필 미켈슨이 지난 5월 열린 PGA 챔피언십에서 만 50세 11개월의 나이로 우승했다. 골프 사상 최고령 메이저 우승이다. 2013년 이후 메이저대회에서 톱 10에 들지 못했던 미켈슨이라 큰 화제였다. 두둑했던 뱃살이 사라진 미켈슨은 “리셋된 몸 덕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했다.

미켈슨 ‘커피 포 웰니스’ 불티 #원두에 단백질 분말·꿀 등 첨가 #“근육 줄고 뼈에 악영향” 경고도 #44세 NFL 스타 브래디의 식단 #가공식품 안 먹고 물 하루 25잔 #식사와 취침 시간 엄격하게 준수

골프가 격렬하지는 않지만, 나이는 속일 수 없다. 근육이 줄며 시력이 나빠지고, 집중력도 오래가지 못한다. 무엇보다 의욕이 사그라든다. 미켈슨은 만 50세 11개월로 골프 사상 최초의 50대 메이저 우승자가 됐다. 골프뿐만 아니라 주요 종목 사상 첫 50대 챔피언이다.

미켈슨, 규칙적인 36시간 단식 효과

스포츠 선수들 몸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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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슨의 ‘생명의 물’은 특수 커피다. 조리법은 복잡하다. 강력한 각성작용의 에티오피아산 원두를 쓰며 칼로리를 제공하고 신진대사를 촉진하는 중쇄트라이글리세라이드(MCT) 오일을 첨가한다. 또한 근육 인대 재생을 위한 단백질 분말, 세포에 수분 공급을 위한 히말라야 핑크 소금을 추가한다. 미켈슨이 좋아하는 바닐라향의 아몬드 우유와 카페인 흥분을 진정시키는 L-테아닌도 넣는다. 관절과 피부를 위한 단백질 콜라겐, 커피의 쓴맛을 완화하는 항산화제인 계피, 알레르기 방지를 위한 마누카꿀도 넣는다.

미켈슨의 의료 고문인 아라수피아는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에 “10여 년 전 건선성 관절염 진단 후 면역 체계를 강화하고 몸의 독소를 제거하기 위해 금식을 했다. 이후 규칙적인 36시간 단식으로 인해 미켈슨의 몸이 달라졌다”고 했다. 미켈슨은 “피로 해소가 빨라졌다. 몸에 좋은 음식을 조금씩만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더 많은 에너지가 생긴다”고 했다. 미켈슨이 자신의 커피를 ‘커피 포 웰니스(Coffee For Wellness)’라는 브랜드로 런칭했는데 물건이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섣불리 시도해서는 안 된다. 동국대 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오상우 교수는 “커피를 마시는 이유는 흥분상태로 지방연소를 빨리 시키고 에너지를 발산하려는 의도다. 여기에 다른 첨가물을 넣은 형태다. 다이어트는 된다. 칼로리는 적고 기름이 줄어 살이 빠진다. 그러나 지방뿐 아니라 근육량이 줄고 뼈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요요 현상이 나오기 쉽다”고 분석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운동선수들이 단기간에 체중을 감량할 수 있는 방법으로 미켈슨은 매우 위험하고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했다”고 평했다. 미켈슨의 의료 고문인 수피아도 “MCT 오일은 심장 질환이 있는 사람은 적당히 섭취해야 한다”고 했다.

젊음을 유지하고 싶은 일반인들이 참고할 만한 건 미국프로풋볼(NFL)의 쿼터백 톰 브래디(44)의 식단이다. 지난 2월 하위 팀 탬파베이 버커니어스를 이끌고 생애 7번째 수퍼볼 우승을 차지했다. 미국 미디어들은 "브래디는 시계를 거꾸로 돌렸다”고 했다. 풋볼 쿼터백은 야구 투수보다 체력이 중요하다. 멀리 공을 던져야 하고 덩치 큰 수비수들로부터 태클을 당하기 때문에 웬만한 체력으로는 버티기 어렵다. 그러나 브래디는 29차례 패싱 공격을 21차례 성공시켰고 3번의 터치다운 패스를 기록했다.

브래디, 아보카도·채소·생선·견과류 즐겨

스포츠 선수들 몸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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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디는 철저한 몸 관리로 유명하다. 그의 이름을 딴 ‘TB12(톰 브래디+등 번호 12) 식이요법’을 만들어 출간했고 책은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미국 지상파인 CBS는 수퍼볼을 앞두고 ‘일주일간 브래디처럼 먹고살기’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을 방송하기도 했다.

TB12 식단은 가공식품을 먹지 않고 물을 엄청나게 많이 마시는 게 특징이다. 브래디는 오전 6시에 일어나자마자 500mL를 시작으로 하루 12~25잔의 물을 마신다. 블루베리와 바나나, 견과류가 포함된 스무디도 한 잔 마신다.

아침 식사는 아보카도와 계란, 점심은 야채와 생선, 견과류를 먹는다. 간식은 과카몰레(아보카도로 만든 멕시코 음식)와 견과류 등을 먹고 저녁에는 야채와 닭고기 요리를 즐긴다. 브래디는 음식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위해 가끔 피자나 베이컨 등을 조금 먹지만 식재료는 철저히 관리한다. 전담 요리사는 미국 뉴욕포스트에 “포화지방이 있는 올리브유나 카놀라유도 쓰지 않고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한 코코넛 오일만 썼다”고 했다. 채소는 개인 농장에서 재배한 유기농만 이용한다.

동국대 오상우 교수는 “채소로 포만감을 유발하고 당이 높은 탄수화물을 최대한 억제해 혈당을 조절한다. 또한 적절한 단백질이 포함되어 있다. 일반인에게도 유용한 식단”이라고 봤다.

브래디의 식사 시간은 칸트처럼 정확하다. 아침 식사는 7시, 점심은 12시, 저녁은 오후 6시다. 다른 시간도 개인 트레이너의 지도에 따라 근력 훈련-조깅-마인드 컨트롤을 한다. 음식만큼 잠도 중요하다. 저녁 9시 잠자리에 들어 다음 날 아침 6시까지 잔다. 식단만큼 잠자리도 챙긴다. 침실 온도는 18도를 유지한다. 전자파를 없애기 위해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는 잠자기 전 모두 끈다. 생체 기능 회복을 돕도록 특수 제작한 잠옷을 입는다. 필 미켈슨은 고압산소 방에서 자고, 적외선 베개에 항염 장신구를 사용한다.

◆도움말 주신 분(가나다순)

▶강재헌(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구정회(울산대의대 재활의학과 교수·강릉아산병원)▶권혁태(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교수·가정의학과)▶김영식(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김원(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김은미(강북삼성병원 영양팀 수석)▶김주영(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이경실(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교수·가정의학과)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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