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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고단백’ 식단으로 근육 키우고 살 빼야 ‘요요’ 막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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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9호 08면

[SPECIAL REPORT]
중년 다이어트 시대

다이어트의 비법은 누구나 안다. 덜 먹고 더 운동하기다. 문제는 실천이 어렵다는 데 있다. 문제를 세분화하면 답을 찾기가 조금 쉬워질까. 건강하고 멋진 몸매를 가진 중년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운동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중장년 멋진 몸매 만들기 식사법 #혈관에 나쁜 ‘저탄고지’ 안 좋아 #단백질 체중 1㎏당 1.2g 이상 먹어야 #올리브유 등 식물성 지방 위주 섭취 #폐경기 여성, 칼슘·비타민D 중요

중년에게 다이어트를 위한 운동은 이제 ‘필수’다. 김경빈 기자

중년에게 다이어트를 위한 운동은 이제 ‘필수’다. 김경빈 기자

전문가들은 어떤 다이어트든 제대로만 하면 살이 빠진다고 말한다. 문제는 ‘요요 현상’이다. 요요의 문제는 단순히 미용상의 문제만이 아니다. 몸무게가 그냥 원상복귀 되는 것이 아니라, 체지방이 증가한다는 게 문제다. 예를 들어 80kg였던 사람이 다이어트를 해서 60kg까지 뺐다가 다시 80kg이 된 경우, 예전보다 체지방은 많아지고 근육량은 줄어든다.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나중에는 다이어트를 해도 살이 잘 빠지지 않게 된다. 그래서 요요가 오지 않게 천천히 빼는 게 중요하다. 1~2주에 500g씩 감량하는 게 적절하다.

최근 들어 탄수화물은 적게 먹고 지방을 많이 먹는 ‘저탄고지’ 다이어트가 유행이다. 이에 대해 이경실 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교수(가정의학과)는 조금 다른 목소리를 낸다. “나이가 있는 중장년은 단기로 반짝하는 것도 아니고 장기적으로 ‘저탄고지’를 하게 되면 건강에 안 좋습니다. 콜레스테롤이 높아지고 혈관에도 안 좋거든요.”

지속 가능하고 요요 없는 다이어트를 강조하는 이교수는 ‘저 탄수화물에 고 단백질 식사’, 즉 ‘저탄고단백’ 식단을 추천한다. "원래 당뇨식입니다. 식후 혈당 조절이 중요한데 이 때 근육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근육이 없어서 문제죠. 그럴 때 중요한 게 고단백 식사입니다. ‘비만의 역설’이란 표현이 있어요. 병이 있는 분들은 체중을 많이 빼면 오히려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것이죠. 병이 생긴 다음에 살 빼라는 말을 들으면 무리해서 빼서 근육이 빠지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근육이 많고 통통한 사람이 건강해요. 체중이 많이 안 나가는데 복부에만 살이 많은 마른 비만이 체중이 좀 나가고 근육이 있는 사람보다 더 빨리 사망합니다. 관건은 근육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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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이 단백질 먹는 비율은 식단에서 10% 내외다. 이를 30%까지 올리고, 탄수화물 섭취를 50~60%까지 낮추는 것이 ‘저탄고단백’ 식단이다. 하루에 체중 1kg당 1.2g 이상의 단백질을 먹는 것이다. 탄수화물 섭취를 절반으로 줄이면 살이 저절로 빠진다. 그런데 단백질 섭취가 부족한 상태에서 체중이 빠지면 근육이 빠지고, 그렇게 되면 힘이 없어지면서 잘 안 움직이게 되고, 결국 체지방만 늘어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지방의 경우 지나치게 섭취를 줄이면 지용성 영양소의 흡수 및 체내 이용이 저해되고, 필수지방산 섭취가 부족해질 수 있으며, 식후 포만감도 낮아진다. 올리브유 같은 식물성 지방(야자유, 코코넛유 제외) 위주로 적당하게 섭취하는 게 좋다. 김은미 강북삼성병원 영양팀 수석은 “견과류에는 지방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 많이 먹을 경우 체중 증가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견과류는 주 2~3회, 1회에 1~2 큰술 정도가 적당하다”고 조언했다.

폐경기 여성들에게는 단백질·칼슘·비타민D 등이 중요하다. 칼슘의 경우에 일반적인 음식 섭취로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 여성들의 칼슘 권장량은 1000mg인데 이는 일반적인 고단백 우유 3~4컵은 먹어야 가능한 양이다. 그런데 우유를 그렇게 많이 먹으면 또 몸에 좋지 않을 수 있다. 이럴 경우 보충제를 먹는 것도 방법이다. 여성들은 면이나 밀가루를 많이 먹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종류의 탄수화물은 줄이는 게 좋다. 탄수화물은 현미같이 비정제 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이 낫다.

김주영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하루에 과자 하나만 먹어도 살은 빠질 수 있지만, 자신에게 부족한 영양소가 무엇인지, 무엇을 보충해서 먹어야 하는지 알고 식단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영양은 충분하게, 열량은 최소화하는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접시 하나에 필요한 영양소를 가지고 있는 식품들을 모두 담아 남기지 않고 먹는 것이 가장 편리하고 좋은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단백질은 동물성 1, 식물성 2 비율로 섭취해야

이경실 서울대병원 교수
단백질, 포만감 오래가 식사량 줄여
근육 보존시키고 에너지도 많이 써
표고버섯·매생이·캐슈넛 등 좋아 

이경실 교수

이경실 교수

이경실(사진) 교수(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가정의학과)가 말하는 ‘저탄고단백’ 식사의 장점은 크게 네 가지다.

우선 포만감이 오래 간다. 하버드대 연구 결과를 보면, 아침에 같은 칼로리의 토스트와 빵을 먹은 사람보다 계란과 소시지를 먹은 사람의 포만감이 오래갔고, 점심 양도 적었다. 토스트 위주의 식사를 한 사람은 중간에 간식을 먹은 경우도 있고 점심 양도 늘었다고 한다.

두 번째로 같은 양을 먹어도 더 적은 칼로리가 흡수된다. 우리 몸이 단백질을 소화·흡수하려면, 에너지를 많이 써야 한다. 소화라는 것도 소화력 즉 체력이 필요하다. 같은 양의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을 먹었을 때, 단백질 소화에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세 번째 장점은 제지방량을 확보해 근육량을 보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제지방은 우리 몸에서 지방을 뺀 나머지를 말한다. 대부분 근육이다. 나이 들면서 기초 대사량이 떨어지는 이유는 근육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기초 대사량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최소량의 에너지를 말한다. 기초 대사량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이 근육이다. 근육이 많은 사람은 똑같이 먹어도 살이 덜 찔 수 있다.

자신도 모르게 신체 활동이 늘어난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잘 먹고 덜 피곤해야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더 완벽하게, 더 신경 써서 할 수 있다. 앉아있는 자세만 하더라도 기운이 없으면 기대고 눕게 되는데, 체력이 되면 바른 자세로 앉아있을 수 있다. 걷는 것도 더 빨리 걸을 수 있다. 이런 소소한 차이가 누적되면 소모되는 에너지의 차이는 꽤 벌어진다.

탄수화물만 줄여도 되는 것 아닌가.
“같은 양의 저 탄수화물 식사를 하면서 단백질을 충분히 먹는 사람과 아닌 사람을 비교해 보면, 단백질을 충분히 먹지 않는 사람에게 요요가 훨씬 더 많이 생겼다. 저 탄수화물 식사는 당연히 중요하고, 충분한 단백질 섭취가 동반되어야 한다.”
어떤 단백질을 얼마나 섭취하는 게 좋나.
“고기·생선·계란 등 동물성 1, 콩·두부·채소·견과류 등 식물성 2의 비율로 섭취하는 게 좋다. 60kg인 사람은 체중  1kg당 하루에 1.2g 이상 먹는 게 고단백 식사다. 보통 0.8g 정도 먹는다. 80kg인 사람이라면 80X1.2g, 즉 단백질 90~100g 정도를 섭취해야 한다.”
어떻게 섭취해야 하나.
“동물성 단백질의 경우 매일 어육류 100~150g을 먹으면 쉽게 섭취할 수 있다. 문제는 식물성 단백질을 채우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콩으로 식물성 단백질 60g을 채우려고 하면 콩 800g 정도를 먹어야 한다. 그래서 채소 중에서도 단백질이 좀 들어있는 표고버섯이나 매생이 등을, 견과류 중에서도 피스타치오나 캐슈넛 등 단백질이 많은 것을 먹는 게 좋다.”
나이대별 단백질 섭취가 어떻게 다른가.
“젊은 사람들은 동물성, 나이 많은 분들은 식물성 단백질 위주로 먹는다. 그래서 연세 드신 분들에게는 동물성 보충제를, 젊은 사람들에게는 콩을 기반한 식물성 보충제를 권유하기도 한다. 단백질도 너무 많이 먹으면 신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자.”
건강한 다이어트를 원하는 중장년은 동물성 단백질을 많이 먹어야 한다고 이해하면 되나.
“여기서 ‘많이’의 의미는 ‘적정량을 초과하라’가 아니라 ‘지금 부족하게 먹고 있으니 권장량을 채워라’는 의미다. 사실 고기를 먹고 싶은 마음 자체가 젊은 것이다. 노쇠해지면 고기가 안 먹고 싶어진다.”

윤혜인 인턴기자 yun.hyein@joongang.co.kr

◆도움말 주신 분(가나다순)

▶강재헌(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구정회(울산대의대 재활의학과 교수·강릉아산병원)▶권혁태(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교수·가정의학과)▶김영식(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김원(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김은미(강북삼성병원 영양팀 수석)▶김주영(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이경실(서울대병원 건강증진센터 교수·가정의학과)

정형모 전문기자/중앙컬처앤라이프스타일랩
윤혜인 인턴기자  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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