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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마리 코끼리 가족 '가출'…3주째 500㎞ 거침없는 진격 왜 [영상]

중앙일보

입력

중국 윈난의 자연보호구역을 탈출해 도심으로 몰려든 코끼리떼. [유튜브 캡처]

중국 윈난의 자연보호구역을 탈출해 도심으로 몰려든 코끼리떼. [유튜브 캡처]

#코끼리 가족이 마을 도로 한복판에 '우르르' 몰려들었다. 1열 횡대로 거침없이 도로를 걸어간다. 이 코끼리 가족은 3주째 500㎞넘는 대장정을 하고 있다.

배고파서? 길잃어서? 추측 난무

4일 신화통신과 펑파이 등에 따르면 중국 서남부 윈난(雲南)성의 시솽반나(西雙版納) 자연보호구역을 탈출한 야생 코끼리 15마리가 지난 2일 밤 쿤밍(昆明)시 중심부에서 50㎞ 이상 떨어진 교외의 진닝구까지 도달했다.

코끼리 떼는 지난달 20일 난데없이 서식지를 떠나 대장정을 시작했다. 이동 경로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코끼리 떼를 피해 거주지에서 대피하고 있다. 마을로 가는 길목은 화물 트럭으로 차단했다. 당국은 혹시 있을지 모르는 사고에 대비해 경찰 등 675명을 배치하고 차량 62대와 드론 12대를 동원해 코끼리를 추적 중이다. 쿤밍시는 코끼리를 유인하기 위한 먹이 10t을 준비하기도 했다.

코끼리떼가 산악지대를 지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코끼리떼가 산악지대를 지나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야생코끼리떼가 지난 2일 중국 쿤밍시 인근으로 접근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야생코끼리떼가 지난 2일 중국 쿤밍시 인근으로 접근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야생 코끼리들이 일반적으로 인간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이들 무리가 인구 846만명의 쿤밍 도심으로 진입할 가능성은 작다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위난에선 과거에도 코끼리가 마을로 들어와 사람이 다치는 일이 종종 발생했기 때문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코끼리는 계속 북쪽으로 이동하며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코끼리 떼가 왜 이렇게 먼 거리를 이동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먹이를 찾아 나선 것이다" "우두머리가 길을 잃은 것이다" 등의 가설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선 태양의 이상 활동으로 코끼리들이 이동 본능에 눈을 뜬 것이라고 보는 의견도 나왔다.

실제로 코끼리들의 고향인 시솽반나 자연보호구역은 먹이를 찾을 수 있는 구역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코끼리 수는 1980년 170마리에서 현재 300마리까지 늘어났다.

옌쉰(嚴詢) 중국 야생동물보협회 고급공정사는 "코끼리가 1년에 대부분 시간을 원서식지 부근에서 보내는데, 갑자기 북쪽으로 장거리 이동을 하는 것은 매우 정상적이지 않다"고 중 관영 CCTV에 밝혔다.

그러면서 "코끼리 우두머리가 길을 잃고 무리를 데리고 북상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 매우 위험하고 힘든 길이다"라며 "원래 살던 곳과 기후 및 해발고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코끼리 무리가 결국 방향을 남쪽으로 다시 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이 원래 살던 시솽반나와 푸얼 일대는 해발이 600m가량으로 기후도 남아열대와 열대 지구다. 하지만 쿤밍 중심부의 해발은 약 1800m에 이르며 아열대와 중아열대에 속한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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