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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이정수 투톱 현실화···사실상 '윤석열 라인' 모두 숙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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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59·사법연수원 23기) 서울중앙지검장이 서울고검장으로 승진했다. 이정수(52·26기) 법무부 검찰국장은 서울중앙지검장에 자리하는 등 친(親) 정부 성향 검사들이 대거 요직을 차지했다. 법무부는 4일 이런 내용을 포함한 검찰 대검검사(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인사를 단행했다.

이성윤, 서울고검장으로 승진…서울지검장에 이정수

법무부가 4일 오후 단행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서울고검장으로 내정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왼쪽 사진)과 후임 서울중앙지검장에 내정된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 연합뉴스

법무부가 4일 오후 단행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서울고검장으로 내정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왼쪽 사진)과 후임 서울중앙지검장에 내정된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후배이기도 한 이성윤 지검장은 피고인 신분임에도 고검장 승진자 명단에 포함됐다. 이 지검장은 2019년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장 시절 수원지검 안양지청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긴급 출국금지(출금) 사건 수사를 막은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로 지난달 12일 불구속기소 됐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남강고 후배인 이정수 검찰국장은 검사장 승진 1년 반 만에 전국 최대 검찰청의 지휘봉을 잡게 됐다. 이정수 국장이 박범계 장관의 첫 대규모 검찰 인사를 계기로 검찰국장에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보임하는 건, 이성윤 지검장이 지난해 1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의 첫 대규모 인사 때 검찰국장에서 중앙지검장으로 옮긴 것과 판박이다.

서울중앙지검장과 함께 검찰 수뇌부 ‘빅4’에 포함되는 대검 차장에는 박성진(58·24기) 부산고검장이,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에는 문홍성(53·26기) 수원지검장이 각각 보임했다. 박 고검장은 총 8명의 고검장 중 사표를 낸 조상철(서울)·오인서(수원)·장영수(대구)·배성범(법무연수원장) 등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좌천·강등 인사를 피했다. 법무부 검찰국장에는 추미애 법무부에서 대변인을 지낸 구자현(48·29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가 승진 발령됐다.

친 윤석열 검사는 사실상 ‘강등’

법무부가 4일 오후 단행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법무연수원장에 내정된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왼쪽)와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내정된 한동훈 검사장. 연합뉴스

법무부가 4일 오후 단행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에서 법무연수원장에 내정된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왼쪽)와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내정된 한동훈 검사장. 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사퇴로 약 3개월 간 총장 직무대행을 지낸 조남관(56·24기) 대검 차장은 법무연수원장으로 좌천됐다. 구본선(53·23기) 광주고검장과 강남일(52·23기) 대전고검장은 검사장급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강등됐다. 이들은 모두 윤 전 총장 시절 대검 차장을 지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실상 검찰 주요 지휘부에서 ‘윤석열 라인’을 모두 배제한 셈이다.

역시 윤 전 총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윤대진(57·25기) 사법연수원 부원장은 역시 비(非)수 사부서인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에, 한동훈(48·27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사법연수원 부원장으로 각각 발령났다. 대전지검에서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 수사를 지휘하던 이두봉(57·25기) 대전지검장은 인천지검장에 순환 배치됐고, 김학의 불법 출금 사건을 수사하는 수원지검장에는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되는 신성식(56·27기)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 전보됐다.

고검장 기수는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되는 김관정(57·26기) 서울동부지검장의 수원고검장으로 승진하며 직전 24기까지에서 26기까지로 낮아졌다. 여환섭(53·24기) 광주지검장이 대전고검장, 권순범(52·25기) 부산지검장이 대구고검장, 조재연(58·25기) 대구지검장이 부산고검장, 조종태(54·25기) 대검 기획조정부장이 광주고검장으로 각각 영전했다.

반면, 검사장 기수는 직전 28기까지에서 29기까지로 한 기수만 올리면서 전반적으로 검찰 수뇌부의 연소화를 막았다. 주영환(51·27기) 법무연수원 용인분원장이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으로 보임하면서 3수 끝에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주 분원장은 윤 전 총장의 결혼식 사회를 보는 등 측근으로 분류되는 탓에 박 장관을 근거리에서 보좌하는 기조실장에 발탁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하준호·정유진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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