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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AZ접종 하려던 초·중·고 교사, 내달 화이자 맞는다 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당초 이달 7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AZ)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하려던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교 1~2학년 교사들이 다른 초·중·고 교사 등과 함께 7~8월 중 화이자 또는 모더나 백신을 맞는다. AZ를 맞는 고령층 사전 예약률이 80%를 넘기는 등 다소 높게 나오면서 AZ 물량이 빠듯해진 데다 다른 교사와의 형평성, 2학기 개학 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린 판단이다.

60세 이상 예약률 80% 돌파...AZ 물량 51만회분 부족해져

코로나19 AZ 백신. 프리랜서 김성태

코로나19 AZ 백신. 프리랜서 김성태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4일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 1~2학년 교사 및 돌봄 인력의 접종 계획을 조정해 다른 초·중·고교 교직원과 함께 여름방학(7∼8월) 중 접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백신 종류도 AZ에서 모더나·화이자 둘 중 하나로 바꾼다.

접종 계획이 변경되는 대상은 만 30세 이상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 1∼2학년 교사 및 돌봄인력 등 총 37만5193명으로, 이 가운데 82.4%인 30만9056명이 사전 예약한 상태다.

교사들의 접종 시기와 백신 종류를 바꾸게 된 가장 큰 원인은 60대 이상 고령층 접종 사전 예약률이 정부 예상보다 높은 80%를 돌파하면서 AZ 물량이 간당간당해진 탓이다.

4~19일까지 AZ를 맞게 될 예약자는 552만명인데, 현재 AZ 백신 재고 및 도입 예정 물량은 501만회분이다. 예약 인원보다 51만회분이 모자란다. 최소잔여형주사기(LDS)로 접종자를 10% 늘린다고 해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60대 이상 코로나19 취약계층 접종에 주력하기로 하고 교사들 접종은 방학 즈음으로 미룬 것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어르신 접종 예약률이 상당히 높다”며 “6월에 어르신 접종에 집중하기 위해 백신 수급 상황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AZ 백신 물량이 여의치 않을 경우 6월 접종 예약한 이들 60세~74세 중 7월로 접종 일정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며 이 경우 별도로 안내하겠다고도 설명했다. 정 청장은 다만 “최소잔여형주사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잔여백신이 고령층에 집중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예약이 불가피하게 조정되는 대상자들은 반드시 7월 초에 신속하게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7일 대전시 유성구 대전코젤병원에서 의료진에게 백신을 접종 받은 어르신들이 이상반응 관찰을 위해 잠시 휴식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달 27일 대전시 유성구 대전코젤병원에서 의료진에게 백신을 접종 받은 어르신들이 이상반응 관찰을 위해 잠시 휴식하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교사들 접종 계획 조정에는 등교 일정과 다른 학년 교사와의 형평성 문제 등도 고려됐다. 정 청장은 “2학기 전면 등교 계획에 따라 접종 간격이 비교적 짧은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접종을 통해 8월 말 학교 개학에 차질이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여름방학 중에 2차 접종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AZ 백신을 이달 접종하면 11~12주 간격을 고려해 8월 말~9월 초 2차 접종이 이뤄지고, 이로부터 2주가 지난 9월 중순에나 항체 형성이 예상되는 만큼 접종 일정을 보다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내달 초 화이자나 모더나로 접종할 경우 내달 말이나 8월 초까지 2차 접종을 끝내고 8월 말께는 항체가 형성돼 9월 시작하는 2학기 등교 일정에 큰 무리가 없을 거로 당국은 보고 있다.

3분기부터 모더나 4000만회분 가운데 1일 들어온 초도물량 5만5000회분을 제외한 나머지 물량이 들어온다. 화이자 물량도 5900만회분이 예정돼 있는 등 총 8000만회분이 3분기부터 순차적으로 들어올 예정이라 구체적인 수급 상황에 따라 교사들은 화이자나 모더나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대구 남구 대명동 경북예술고등학교 교사들이 개학을 앞두고 책상 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 투명 칸막이를 설치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월 대구 남구 대명동 경북예술고등학교 교사들이 개학을 앞두고 책상 위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예방하기 위해 투명 칸막이를 설치하고 있다. 뉴시스

내달 고등학교 3학년과 수능 수험생 등도 기말고사 이후로 화이자 백신을 맞을 전망이다. 정 청장은 “고3 학생들은 7월에 기말고사를 봐야 하므로 시험 기간을 피해 학사 운영 일정을 고려해서 접종하는 것으로 교육부와 협의하고 있다”며 “가능하면 기말고사 끝나고 여름방학 기간을 이용해 최대한 접종이 진행되도록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3을 제외한 수능 수험생의 경우 대상을 특정한 뒤 접종 방식을 정할 계획이다. 학교에 다니지 않는 학교밖 18세에 대해서도 관계 부처와 협의해 접종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이를 포함한 3분기 구체적인 계획은 이달 셋째 주 경 발표된다.

교사 가운데 30세 미만 유치원·어린이집·초등학교 1·2학년 교사 및 돌봄인력은 예정대로 이달 15∼26일 화이자 백신을 맞는다. 이외 사전 예약을 하지 못한 대상자는 전 국민 대상 1차 접종이 완료되는 9월 이후 접종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당국은 밝혔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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