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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체대출신 아니라서" 최종합격자 임용 거부한 평택체육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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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청와대국민청원 게시판]

[사진 청와대국민청원 게시판]

경기 평택시체육회가 평택시에 의뢰해 진행한 경력직 공개채용에서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고도 경력사항을 문제 삼으며 임용을 거부해 논란이 일고 있다.

평택시는 지난 2월 18일 평택시체육회로부터 경력직 채용 업무를 의뢰받아 '기획·홍보, 전문·생활 체육 분야' 행정업무를 담당할 6급(팀장)과 '일반회계 및 입찰·계약 분야' 8급(주임)을 채용한다고 공고했다. 채용 형태는 정규직, 채용 인원은 직급별 각 1명이었다.

A씨(33)는 6급 팀장에 지원했고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3월 11일 최종 합격자로 선발됐다.

체육회는 같은 달 15일 최종합격자를 임용하겠다고 계획했으나 두 달이 넘도록 A씨를 임용하지 않고 있다. 반면 함께 뽑힌 8급 합격자는 4월 1일 임용됐다.

A씨는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평택시체육회 행정 6급 공개채용에 정정당당하게 최종 합격한 33세 청년을 평택시체육회장이 임용 거부하고 있다”는 글을 올려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A씨는 “큰 꿈을 안고 지방에서 올라와 4년제 대학교에서 체육학을 전공한 뒤 체육강사, 장애인체육회 등에서 근무하며 경기 평택시에서 열심히 홀로 살아가고 있는 33세 청년”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평택시체육회 행정 6급 공개채용 공고문 자격요건에 충족돼 큰 도전을 하게됐다” 며 “1차 서류전형 합격과 평택시청에서 위촉한 면접관들의 엄중하고 까다로운 대면 면접을 거쳐 정정당당하게 최종 합격한 뒤 채용 공고문에 기재된 임용일에 맞춰서 다니고 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임용만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적었다.

A씨는 “그러나 평택시체육회에서 임용일이 연기됐다며 체육회장과 개별 면담 후 임용일이 정해질 것이라고 해 체육회장과 개별 면담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평택시체육회장은 제게 ‘나이가 어리다’,‘ 한국체대나 용인대처럼 정통 체대 출신이 아니라 선후배 관계 형성이 잘 안 되어있다’,‘행정 6급 관리자는 학연·지연의 도움을 받아야 되는데 경험과 연륜이 부족하다’ 등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쏟아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평택시청과 평택시체육회 담당자들이 7급으로 낮춰주면 임용을 서두르겠다고 회유를 했다”며 “하루라도 빨리 평택시 체육발전을 위해 일하고 싶은 간절한 마음에 그 회유마저 받아들였음에도 몇 주가 지나도록 양 기관의 움직임은 전혀 없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이에 저는 평택시청과 평택시체육회에 임용지연에 대한 명확한 이유와 조속한 임용을 촉구하는 1차 내용증명을 보냈고, 평택시청으로부터 ‘임용권은 평택시체육회장에게 있다’라는 답을 받았다”며 “평택시체육회는 1차, 2차, 3차 내용증명에도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평택시체육회는 평택시에 채용을 의뢰할 당시 기획·홍보 분야 경력자를 뽑는다고 알렸는데 해당 분야 경력이 없는 응시자가 선발돼 임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평택시는 “평택시체육회가 운영기준을 고쳐 조건을 좀 더 구체적으로 기술했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며 평택시체육회가 애초 '채용 조건'을 안일하게 정하는 바람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입장이다.

해당 청원은 게시 하루만인 이날 1700여명의 동의를 얻은 상태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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