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선' 운명 가를 6월…"짐짝마냥 출퇴근" 시민들 삭발 투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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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2시 경기 김포와 인천 검단 시민들이 청와대 분수대광장에서 삭발식을 진행한 뒤 GTX-D 노선 원안 사수를 촉구하고 있다. 독자제공

4일 오후 2시 경기 김포와 인천 검단 시민들이 청와대 분수대광장에서 삭발식을 진행한 뒤 GTX-D 노선 원안 사수를 촉구하고 있다. 독자제공

“매일 닭장보다 작은 시설에 짐짝마냥 실려서 출퇴근합니다.”

4일 오후 2시 청와대 분수대 앞 광장. 이모(37)씨가 마이크를 들자마자 한 말이다. 그의 머리엔 ‘김포 하남노선확정’이라 적힌 붉은색 띠가 둘려 있었다. 매일 김포도시철도를 타고 서울로 출퇴근하는 그는 국가가 김포시민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했다. 자신은 대한민국 국민이자 김포시민으로서 의무를 다하고 있는데 ‘김부선(김포와 부천을 연결하는 GTX-D 노선)’을 내놓은 국가는 그렇지 못하다는 게 이씨의 주장이다.

이날 청와대 앞에서는 GTX-D 노선을 ‘김부선’으로 결정해 발표한 정부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김포 검단시민연대(시민연대) 등 김포·검단 시민 8명은 GTX-D 원안 유지와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 연장을 요구하며 삭발식을 했다. 시민연대는 “정부는 이달 말 확정·고시될 국가광역교통계획에 김포·주민들의 요구사항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단체 삭발식을 진행한 시민연대는 오는 5일 김포 한강중앙공원 등에서 ‘GTX-D 김포∼하남노선 확정 및 김포한강선 연장을 위한 촛불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앞서 지난 2일 세종시 국토교통부 청사 앞에서는 민주당 김주영·박상혁 국회의원이 GTX-D 원안 유지를 요구하며 삭발했다. 김 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서울 지하철 5호선 김포 연장 건의문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건의문에는 ‘어떠한 전제조건도 없는 5호선 김포 연장에 대해 서울시가 협의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달 초 출근길 김포도시철도를 타기 위해 승객들이 줄을 서며 기다리고 있다. 독자 제공

이번달 초 출근길 김포도시철도를 타기 위해 승객들이 줄을 서며 기다리고 있다. 독자 제공

지난 4월 22일 정부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수립 공청회에서 GTX-D 노선을 일명 ‘김부선’(김포~부천)으로 결정해 발표했다. 인천시와 경기도가 ‘강남 핵심지를 통과해야 한다’고 제안한 것보다 구간이 축소됐다. 논란이 일자 국토교통부는 GTX-D 노선을 GTX-B 노선과 선로를 공유해 여의도역 또는 용산역까지 연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역과 정치권에서는 당초 요구안대로 김포~강남~하남을 연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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