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려던 미셸위 "줄리아니 속옷 발언 분노…딸 위해 복귀"

중앙일보

입력 2021.06.04 11:29

업데이트 2021.06.04 11:33

한국계 프로골퍼 미셸 위가 은퇴를 결심했다가 선수로 복귀한 이유에 대해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성희롱 발언 때문"이라고 밝혔다. 중앙포토

한국계 프로골퍼 미셸 위가 은퇴를 결심했다가 선수로 복귀한 이유에 대해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성희롱 발언 때문"이라고 밝혔다. 중앙포토

“화가 나서 말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죠. 그때 남편이 ‘정말 중요한 메시지를 전할 기회’라고 조언해줬어요.”

재미교포 프로골프 선수 미셸 위(32)가 워킹맘으로 살며 은퇴를 준비하다가 선수로 복귀한 이유를 공개했다. 지난 2월 루돌프 줄리아니(77) 전 뉴욕시장이 자신에 대한 성희롱 발언을 한 것에 분노했고, 여성 운동선수로서 더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결심했다는 것이다.

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US여자오픈 골프대회에 출전한 미셸 위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지난해 6월 딸을 낳은 미셸 위는 출산 뒤 아기와 가정에 집중할 계획이었지만, 줄리아니의 발언 이후 여성에 대한 불평등에 맞서야 한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한다. 그는 “선수로 복귀해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을 충분히 하고 싶었다”며 “여성이 남성과 동등한 대우를 받는 세상에서 딸이 자라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으로도 활동했다. AFP=연합뉴스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호인으로도 활동했다. AFP=연합뉴스

문제가 된 발언은 지난 2월, 줄리아니 전 시장이 출연한 한 팟캐스트에서 나왔다. 그는 2014년 한 골프 행사에 참석했던 일을 떠올리며 “당시 파파라치 때문에 고생했는데, 파파라치들이 미셸 위를 찍으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셸 위는 키가 크고 외모도 훌륭했다”며 “미셸 위의 퍼팅 자세가 특이해서 허리를 굽힐 때마다 속옷이 다 보였다”고 덧붙였다.

2019년 미셸 위(가운데)는 NBA의 전설로 불리는 제리 웨스트의 아들 조니 웨스트(왼쪽)와 결혼했다. 중앙포토

2019년 미셸 위(가운데)는 NBA의 전설로 불리는 제리 웨스트의 아들 조니 웨스트(왼쪽)와 결혼했다. 중앙포토

당시 분노한 미셸 위에게 남편 조니 웨스트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 조니는 미국프로농구(NBA)의 전설인 제리 웨스트의 아들이기도 하다. 미셸 위는 감정을 추스른 뒤 “(줄리아니가) 기억해야 할 것은 그날 내가 64타를 치고 모든 남자 골퍼를 물리쳐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사실”이라는 글을 SNS에 남겼다. 이어 “그가 앞에선 웃으며 내 경기력을 칭찬하고 뒤에선 나를 성적 대상으로 만들며 속옷까지 언급했다는 생각에 몸서리쳤다”며 “그는 외모가 어떤지, 어떤 옷을 입었는지가 아닌 경기력에 관해 이야기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미셸 위가 딸을 태운 유모차를 끌고 연습장에 나온 모습. [미셸위 인스타그램 캡쳐]

미셸 위가 딸을 태운 유모차를 끌고 연습장에 나온 모습. [미셸위 인스타그램 캡쳐]

12세에 최연소로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등장하며 오랫동안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온 미셸 위는 운동선수의 정신건강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왔다. 그는 최근 기자회견을 거부하고 메이저 테니스 대회 프랑스 오픈에서 기권을 선언한 오사카 나오미(24) 선수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미셸 위는 지난 2일(현지시간) 한 골프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나도 어린 시절 매주 미디어와 대화하는 것이 매우 고통스러웠다”며 “오사카가 믿을 수 없이 훌륭하고 용기 있는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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