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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여왕 95번째 생일에…안동이 보낸 아주 특별한 선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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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AFP=연합뉴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AFP=연합뉴스]

안동 사과 100상자가 영국 버킹엄 궁전(Buckingham Palace)으로 간다. 오는 12일 95세 생일을 맞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위해 안동에서 마련한 축하 선물이다.

경북 안동시는 4일 "안동농협 등과 함께 사과를 정성껏 준비해 주한 영국대사관을 통해 여왕에게 보낸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권영세 안동시장 등은 지난 3일 주한 영국대사관을 찾아 사이먼 스미스 대사가 참석한 가운데 '여왕 생일 선물 전달식'을 했다.

영국 버킹엄 궁전으로 보낸 '애이플'. [사진 안동농협, 안동시]

영국 버킹엄 궁전으로 보낸 '애이플'. [사진 안동농협, 안동시]

여왕 선물로 보낸 사과는 특별하다. 100개의 안동 사과 상자 중 88개는 왕관 모양 로고의 '애이플' 사과다. 애이플은 ‘애플’의 ‘애이’와 일반 사과보다 더 높은 품질이라는 뜻의 ‘플러스’의 합성어다. 왕관 모양 로고는 영국 여왕 왕관에서 따온 것이다. 지난 2017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생각하며, 안동시·안동농협 등이 애이플이란 이름으로 브랜드화한 최고 등급의 사과다.

'애이플' 로고. [사진 안동농협]

'애이플' 로고. [사진 안동농협]

안동이 영국 여왕을 각별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안동과 여왕의 인연은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초청으로 여왕은 부군 필립 공과 방한했고, 이 기간 안동을 찾았다.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한 모습. [중앙포토, 안동=사진공동취재단]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한 모습. [중앙포토, 안동=사진공동취재단]

여왕은 안동 하회마을에서 73세 생일상을 받았다. 생일상엔 과거 궁중에서 임금에게만 올리던 꽃나무 떡 등 47가지의 음식이 차려졌다.

충효당도 찾았다. 충효당에 오르면서 신발을 벗고 올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서양에선 발을 드러내는 것을 금기시하는 문화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외신 기자들이 여왕의 행동에 어리둥절해 했다고 전해진다.

봉정사에 들려 범종까지 타종했다. 여왕의 안동행으로 안동은 자연스럽게 세계적인 관광지로 소개됐다. 권영세 안동시장은 “안동은 여왕 방문 이후 명실공히 국제적인 관광지로 자리매김했다"고 했다.

여왕과의 인연은 '로열패밀리'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여왕의 차남인 앤드루 왕자가 지난 2019년 안동을 똑같이 찾으면서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가운데)가 안동 하회마을을 찾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차남 앤드루 왕자(가운데)가 안동 하회마을을 찾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왕자는 하회마을에서 '로열웨이' 명명식 행사를 주관했다. 로열웨이는 1999년 여왕이 하회마을과 농산물도매시장, 봉정사를 돌아보며 지나간 32㎞에 이르는 길이다. 이 길을 안동시는 여왕과 왕자가 찾은 것을 기념, '로열패밀리'가 찾은 길이라는 뜻에서 '로열웨이'로 명명했다. 왕자는 하회마을에서 여왕 생일상을 대신 받기도 했다. 안동은 또 한 번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안동이 여왕 생일을 각별하게 챙기는 배경이다.

안동시는 안동 사과가 영국 왕실이 부여하는 ‘왕실조달 허가증(Royal Warrant)’을 획득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왕실조달 허가증을 받으면 명품으로 인정받는다. 대표적인 허가증 취득 물품으론 자동차 '벤틀리', 장화 '헌터', 구두 '존 롭 ' 등이 있다.

안동=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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