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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노조, 정의선과 면담 불발…현대차, "단체교섭은 계열사별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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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에 걸려있는 현대차 깃발. [연합뉴스]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에 걸려있는 현대차 깃발. [연합뉴스]

‘MZ 세대’가 주축이 된 현대차그룹 사무직 노조와 정의선(51) 회장과의 면담이 불발됐다. MZ세대는 1980년대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그다음 세대인 Z세대를 통칭하는 용어다. 지난 4월 정식설립된 현대차 사무직 노조는 지속해서 정 회장과의 만남을 요구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사무직 노조는 1994년생인 이건우(27) 현대케피코 매니저(연구직)가 위원장을 맡고 있다.

사측 "단체교섭은 각 회사에서 진행할 사안"

4일 현대차그룹 사무·연구직 노조(현대차그룹 인재존중 사무연구직 노조)는 소셜미디어 ‘네이버 밴드’를 통해 “정의선 회장에게 요청한 상견례는 거절됐다. 사무직 노조는 자유로운 노조 활동 보장, 조합원들의 권익 증진을 위한 활동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사무직 노조는 지난달 20일 정 회장에게 이날까지 상견례 요청에 대한 답변을 달라고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다만, 정 회장과의 상견례와는 별개로 현대케피코 경영진이 최근 이건우 사무직 노조 위원장을 만났다.

이날 현대차는 “임금·근로조건을 결정하는 단체교섭은 각 회사에서 진행할 사안이다. 사무직 노조와는 담당임원이 대화를 했으며, 각 사 차원에서 대화의 채널을 열어두고 성실하게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기아 등 현재 사무직 노조 조합원이 있는 계열사 단위에서 먼저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다. 현대차그룹 사무직 노조는 민주노총·한국노총 등 상급단체 없이 현대차 각 계열사의 사무직·연구직이 연합하는 형태의 독특한 산별 노조 형태를 띠고 있다.

일단 현대케피코 경영진이 위원장 만나 

현재 현대차그룹 계열사 상당수에선 생산직 노조가 배타적인 교섭권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현대차 노사의 단체협약서에 따르면 현대차 경영진은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등에 있어 기존 노조만을 유일 교섭단체로 인정하게 돼 있다. 사무직 노조가 생산직과 별도로 사측과 협상하기 위해선 교섭단위 분리 같은 노조법 상 절차를 거쳐야 한다.

앞서 설립된 LG전자 사무직 노조의 경우, 고용노동청에 "생산직 노조와는 별도로 사용자 측과 교섭할 수 있게 해달라"며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했다가 기각됐다. 현대차그룹 사무직 노조 역시 올 4월 설립됐기 때문에 교섭권이 없다.

현대케피코 연구원으로 일하는 이건훈(27ㆍ오른쪽)씨가 주축이 된 현대차그룹 사무직 노조가 26일 서울고용노동청에 정식 설립 신고를 했다. 김영민 기자

현대케피코 연구원으로 일하는 이건훈(27ㆍ오른쪽)씨가 주축이 된 현대차그룹 사무직 노조가 26일 서울고용노동청에 정식 설립 신고를 했다. 김영민 기자

현대차그룹 사무직 노조는 생산직 노조(조합원 약 5만명)와 달리 약 500명 규모로 시작해 조합원 수를 점차 늘려가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제철을 비롯한 현대차그룹 일부 계열사에선 가입 독려, 선전전 등 노조 활동에 대해 회사 게시판, e메일 등의 사용을 제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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