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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애호박이 '간편식' 밀어냈다, 물가 뛰자 달라지는 집밥

중앙일보

입력

어제는 생두부, 오늘은 애호박전, 내일은 콩나물무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2년째 이어지면서 집밥 문화도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엔 집콕 문화가 정착하면서 집에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이 대세였다면, 올해는 저렴하면서도 간단한 요리에 활용하기 쉬운 식재료를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저렴하고 신선”…두부·애호박 찾는 사람들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콩나물과 두부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콩나물과 두부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3일 마켓컬리에 따르면, 올해 1~5월 상품 후기를 분석한 결과 상위 10위에 오른 상품은 가격이 1만원 이하로 저렴하면서 반찬이나 간식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식재료였다. 상위 10개 중 7개는 마켓컬리가 매달 장바구니 필수 식품으로 선정해 인터넷 시세에 따라 가격을 조정하는 ‘컬리프레시365(KF365)’ 상품(5개)과 마켓컬리의 자체 브랜드(PB)인 ‘컬리스’ 상품(2개)이었다.

이 기간 후기가 가장 많은 상품은 DOLE 실속 바나나로 판매량도 가장 많았다. ‘컬리스’의 국산콩 두부의 후기와 판매량도 두 번째로 많았고, 컬리프레시365의 애호박(3위)과 특란(5위),김구원선생, 무농약 콩나물(8위) 등도 2만여개 넘는 후기가 올라왔다.

후기가 많을수록 재구매도 많았다. 이 기간 후기를 많이 받은 상품의 재구매율은 마켓컬리에서만 판매해 소비자가 자꾸 구매하는 ‘컬리온리’ 상품 재구매율의 2.6배 수준이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신선한 품질과 저렴한 가격으로 다용도로 활용하기 좋아 자주 구매하는 상품이라는 후기가 많다”며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에 대한 만족도가 재구매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신선식품 코너에서 달걀을 판매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2.6% 오르며 9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농산물은 16.6% 상승했다. 파(130.5%), 달걀(45.4%), 쌀(14.0%)에서 상승률이 높았다. 연합뉴스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신선식품 코너에서 달걀을 판매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2.6% 오르며 9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농산물은 16.6% 상승했다. 파(130.5%), 달걀(45.4%), 쌀(14.0%)에서 상승률이 높았다. 연합뉴스

지난해 급증했던 가정간편식도 성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마켓컬리에선 지난해 1~5월에 판매량 상위 10위 중 4개가 가정간편식이었지만, 올해 2개로 줄었다. 순위도 떨어졌다. 지난해엔 2위(떡볶이), 3위(가라아게), 5위(볶음밥), 10위(갈비탕)였지만, 올해엔 6위(갈비탕)와 8위(떡갈비)로 밀렸다. 이 자리는 바나나, 두부, 아보카도, 애호박 등 식재료가 채웠다. 후기 개수도 지난해엔 샐러드판다의병 샐러드(2만6000여개)와 미로식당 떡볶이(2만4000여개) 등 가정간편식이 1, 2위였지만, 현재 바나나와 두부에 그 자리를 내줬다.

롯데마트 역시 지난해(2~12월) 가정간편식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1% 늘었지만, 올해 들어 매출이 소폭 하락했다. 반면 신선식품 매출은 두 자릿수 신장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가정간편식 신장률은 지난해(14.9%)보다 10%포인트 줄었다.

장바구니 물가 급상승…농·축산물가 12%↑

이런 현상엔 코로나19 장기화와 함께 급등한 물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잦은 외식과 배달 음식은 부담되니 집에서 저렴한 식재료로 간단히 요리해 먹으려는 수요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46(2015년=100)으로 전년 동월보다 2.6% 올랐다. 9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장바구니 물가는 더 급격히 올랐다. 농·축산물은 작황 부진과 AI 여파에 12.1% 오르며 지난 1월(10.0%) 이후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농산물(16.6%)과 축산물(10.2%) 가격이 많이 올랐다. 특히 파는 전달(270%)에 이어 5월(130.5%)에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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