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고시 동문 200만명···선수친 이재명, 정세균도 팔 걷었다

중앙일보

입력 2021.06.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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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정세균 전 국무총리(왼쪽)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마루아트센터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사람사는 세상전(展)' 개막식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정세균 전 국무총리(왼쪽)와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마루아트센터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2주기 '사람사는 세상전(展)' 개막식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재명 경기지사의 검정고시 동문 지지 확보를 위한 물밑 경쟁이 뜨겁다. 정 전 총리는 중학교 학력을, 이 지사는 중학교와 고등학교 학력을 검정고시로 취득했다. 한 해 수만 명씩 배출되는 각급 검정고시 동문(지난해 4만5000여 명)은 현재 약 2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측 “공개 지지 선언 나올 것”
정, 방송대도 챙기며 세력 확대

정 전 총리는 3일 서울 종로구 한국방송통신대(방통대) 본부에서 열린 ‘방통대법(방통대 설립·운영에 대한 법률) 시행령 제정 보고대회’ 에 보낸 영상축사에서 “방통대는 국립대 유일의 평생·고등·원격 교육기관의 위상에 걸맞은 법적 지위를 얻었다”며 “방통대의 새로운 미래가 열린 뜻깊은 날이다. 법안 최초 발의자로서 감개무량하다”라고 말했다. 방통대 재학생과 졸업자의 상당수가 검정고시 출신이다.

류수노 방통대 총장은 이날 방통대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일반 국립대에 준하는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한 이 법을 “정세균법”이라고 치켜세웠다. 2019년 2월 정 전 총리가 175명 여야 의원 동의를 얻어 대표 발의했기 때문이다. 20대 국회 임기만료로 폐기됐지만 21대 국회들어 재발의돼 지난해 12월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달 25일 시행령까지 국무회의를 통과해 7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방통대법은 정세균법”

방통대법 제정은 2018년 찾아와 “재정 지원이 늘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해 달라”고 하소연하는 류 총장에게 정 전 총리가 “나도 어렵게 공부했다. 방통대를 돕고 싶다”고 화답하면서 추진됐다. 가정 형편이 어려웠던 정 전 총리는 중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수업료가 들지않는 고등공민학교에 다녔지만 학력 인정이 되지 않아 중졸 검정고시를 치렀다.

정세균 전 총리가 지난 4월 10일 페이스북에 올린글. 페이스북 캡처

정세균 전 총리가 지난 4월 10일 페이스북에 올린글. 페이스북 캡처

‘정세균법’ 처리 소식이 퍼지면서 85만여 명으로 추산되는 방통대 졸업생들 사이에 정 전 총리 지지세가 확산되고 있다. ‘우정방’이라는 모임 각 지역별로 결성되고 있다고 한다. 정 전 총리 캠프 관계자는 “이미 개별적으로 결성된 우정방 모임이 수십 개”라며 “과거 검정고시 인연으로 이재명 경기지사를 지지하던 인사들 상당수도 정 전 총리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 방통대 졸업생인 김영주 의원과 검정고시 출신인 백재현 전 의원이 정 전 총리의 핵심멤버라는 점도 지지를 끌어모으는 배경이 되고 있다. 정세균계 인사는 “방통대와 검정고시 출신 지지자들이 전국적으로 수천 명”이라며 “대선 국면에선 ‘실핏줄’같은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검정고시 ‘동문’ 이재명 지지 여전히 탄탄

고려대 법대를 졸업한 정 전 총리가 검정고시 출신이라는 건 비교적 최근에 알려졌지만 이재명 경기지사의 인생사(史)에선 12살때부터 공장에서 일하며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을 모두 검정고시로 마친 이야기가 핵심 줄거리다. 성남시장이던 2016년에는 성남시청소년재단 이사장을 직접 맡아 청소년 검정고시 대비반을 만들기도 했다. 이 지사는 당시 인터뷰에서 “주경야독했던 내 삶처럼, 힘들고 어려운 삶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졸 검정고시 출신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왼쪽)와 강운태 전 의원. 뉴스1

고졸 검정고시 출신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왼쪽)와 강운태 전 의원. 뉴스1

이후 검정고시 동문들은 이 지사의 든든한 후원자였다. 경기도 관계자는 “2017년 경선 때도 검정고시 동문들이 물심양면 이 지사를 도왔다”며 “어려운 삶을 살아온 이 지사에게 동병상련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의 조직을 총괄하는 임종성 민주당 의원은 3일 중앙일보에 “현재 이 지사를 지지하겠다고 자발적으로 찾아온 검정고시 출신 분들이 수천 명은 된다”고 말했다. 아직 ‘간판’을 내건 모임은 없지만 경선이 시작되면 공개 지지 선언이 잇따를 거라는 게 이 지사 측의 전망이다. 이 지사 측 인사는 “대선에선 ‘검정고시 출신인 이 지사를 대통령으로 만들자’는 구호를 내건 모임도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검정고시 출신으로 대통령에 도전했던 인사로는 고졸 검정고시 출신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와 강운태 전 의원 등이 있다. 그러나 아직 당선자는 없었다.

김효성 기자, 김보담 인턴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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