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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정부 수입 483조, 지출 573조…“여유 세수 운운할 때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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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홍남기 부총리

홍남기 부총리

더불어민주당이 올여름 ‘전 국민 위로금 지급’이란 카드를 꺼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백신 접종률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오르는 시점에서 나랏돈을 추가로 풀어 경기도 활성화하고 지지율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반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기재부는 신중한 분위기다.

“추가 세수 이어질지 장담 못해 #1분기만 보고 추경 결정은 일러”

기재부는 코로나19 피해 계층에 집중하는 선별 지원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기재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수입이 많아진 사람들도 있다”며 “모두에게 동등하게 20만원을 주는 것보다 어려운 사람에게 50만원을 주는 게 맞다”고 말했다.

올해 예산에서도 ‘빚잔치’는 피할 수 없다. 정부가 이미 짜놓은 지출 규모는 워낙 크기 때문이다.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한 1차 추가경정예산안에 따르면 올해 정부 지출 총액은 572조9000억원이다. 지난해 결산과 비교하면 23조원 늘었다. 세금은 물론 세금이 아닌 수입과 기금 수입까지 더한 정부의 총수입은 483조원이다. 올해 국세 수입이 정부 예상보다 20조원가량 더 된다고 해도 막대한 재정적자는 불가피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여유 세수를 운운할 때가 아니다”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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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부총리는 올해 초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 국민 보편지원과 선별지원을 한꺼번에 하겠다는 것은 정부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가슴에 ‘지지지지’(知止止止)의 심정을 담고 하루하루 뚜벅뚜벅 걸어왔고 또 걸어갈 것”이라고 표현했다. 지지지지는 고대 중국의 철학자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말이다. “그침을 알아 그칠 곳에서 그친다”는 뜻이다.

“정부가 2차 추경 검토에 착수했다”는 보도가 나올 때마다 기재부는 “사실과 다르다”며 부인하는 자료를 내고 있다. 그렇다고 2차 추경을 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민주당과 세부적인 입장 차이는 있지만 2차 추경의 필요성에 대해선 기재부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분위기다. 기재부 안에선 2차 추경을 하느냐가 마느냐가 아니라 언제, 어떻게 하느냐를 살피는 기류가 강하다.

익명을 요구한 기재부 관계자는 “추가 세수가 2분기 이후에도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다. 1분기 추가 세수만 보고 추경을 결정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은 확장 재정의 필요성이 있는 만큼 종합적으로 보고 (2차 추경을) 판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손해용·조현숙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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