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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지창 황의조와 철퇴 김신욱, 누가 ‘손’ 잡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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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한국 축구는 3월 원정 한일전에서 0-3으로 완패했다. 패배도 패배지만, 무득점 충격이 컸다. 당시 코로나19 방역 규정 등으로 한국 축구대표팀 주축인 해외파 대부분을 소집하지 못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 H조 마지막 3경기(5일 투르크메니스탄, 9일 스리랑카, 13일 레바논)를 앞두고는 파울루 벤투(52·포르투갈) 감독은 정예멤버를 소집했다. 약점인 원톱 공격수로 벤투 감독은 황의조(29·보르도)와 김신욱(33·상하이 선화)을 뽑았다. 김신욱은 1년 8개월 만의 대표팀 합류다. 두 사람은 성향이 정반대다. 누가 나오느냐에 따라 공격 전술은 크게 달라진다.

손흥민 파트너 될 대표팀 원톱은 #황, 아시안게임 금메달 동갑 친구 #김, 대표팀 데뷔 동기 ‘톰과 제리’ #상대 팀 따라 다양한 활용법 가능

황의조 vs 김신욱

황의조 vs 김신욱

황의조는 스피드와 활동량이 좋고, 슈팅력이 탁월하다. 쉴 새 없이 상대 수비진을 휘젓다 결정적인 순간 슈팅하는 돌파형 스트라이커다. 현영민 해설위원은 스피드와 활동량, 슈팅이 좋은 황의조를 날카로운 3개의 창끝을 가진 ‘삼지창’에 비유했다. 황의조는 2020~21시즌 프랑스 리그앙(1부)에서 12골을 터뜨렸다. 박주영의 한국인 프랑스 리그 최다 골과 타이기록이다. 황의조는 벤투 감독이 대표팀에 부임한 2018년 8월 이래로 11골을 터뜨린 최다 득점자다.

김신욱은 큰 체격(키 1m 96㎝, 몸무게 93㎏)을 이용한 몸싸움과 제공권 장악이 강점이다. 전형적인 타깃형 스트라이커다. 전방에서 움직임과 수비 가담은 적다. 대신 상대 진영에서 버티다 확실한 골 찬스를 만들어낸다. 연계 플레이를 강조하는 벤투 감독과 맞지 않았다. 부임 초기 김신욱을 기용했던 벤투 감독은 2019년 10월부터 뽑지 않았다.

대표팀 골 결정력이 부족하자, 벤투 감독은 김신욱을 다시 찾았다. 위기를 맞아 선 굵은 공격으로 활로를 찾기 위해서다. 아시아 팀을 상대로는 김신욱만큼 확실한 킬러도 없다. 김신욱은 2019년 10월 스리랑카전에서 4골을 몰아쳤다. 현영민 위원은 “아시아에는 ‘묵직한 철퇴’인 김신욱 공격을 막아낼 수비수가 드물다”고 평가했다.

원톱 공격수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에이스 손흥민(29·토트넘)과 파트너십이다. 손흥민과 호흡이 잘 맞아야 위력이 배가된다. 서로를 잘 알아 하는데, 황의조는 두 말이 필요 없는 손흥민 단짝이다. 29세 동갑인 두 사람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합작했다. 황의조는 “흥민이와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라고 말한다.

김신욱이야말로 손흥민의 ‘원조 단짝’이다. 신인이던 2011년 아시안컵에서 함께 메이저 국가대항전에 데뷔했다. 당시에는 둘 다 열정 많은 백업이었고 금방 친해졌다. 4살 차이지만, 스스럼없이 장난치고 자주 붙어 다녔다. 팬들은 당시 둘을 ‘톰과 제리’로 불렀다. 티격태격하면서도 우정을 쌓는 모습이 만화영화 속 캐릭터를 닮았다.

오랜만에 만난 ‘톰과 제리’는 2일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된 훈련에서 호흡을 맞췄다. 손흥민은 “신욱이 형한테 장난 섞인 괴롭힘을 당하던 게 이젠 추억”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신욱과 황의조) 두 사람은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다. 의조는 침투가 좋다. 신욱 형은 전방에서 잘 버텨준다. 두 사람 다 어릴 때부터 같이 뛰었기 때문에 누가 파트너가 돼도 호흡은 잘 맞을 것”이라며 자신의 선호를 드러내지는 않았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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