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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25억' 세계서 가장 비싼 논란의 약…희귀병 아기 살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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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척구성 근위축증을 가진 아서 모건이 현지 최초로 회당 약 38억원의 치료제를 투여받게 되었다. 더선 캡처

척구성 근위축증을 가진 아서 모건이 현지 최초로 회당 약 38억원의 치료제를 투여받게 되었다. 더선 캡처

영국에서 희귀병을 앓고 있는 생후 5개월 아기가 단 1회 복용에 180만 파운드(한화 약 28억3037만원) 가격이 책정된 치료제를 투여받았다.

지난 1일(현지시간) 영국 더선 등은 희귀질환 척수성 근위축증(SMA)을 가진 남자아이 아서 모건의 사연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SMA는 유전자 결손으로 인해 근육이 약화하거나 소실되는 희소 신경 근육 질환으로 영유아기에 많이 발병한다. 근육 약화, 움직임 상실,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일으키며 병을 앓는 아이들은 평균적으로 2년 내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에서는 매년 약 65명의 신생아들이 선천적 SMA를 지니고 태어난다고 한다.

예정일보다 6주 빨리 태어난 아서는 지난달 초 팔다리가 늘어지고 머리를 가누지 못하는 등의 이상 증상을 보였다. 부모는 급히 병원으로 데려갔고 SMA라는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아서에게 희망이 찾아왔다. 영국 최초로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가 제조한 SMA 치료제 ‘졸겐스마(Zolgensma)’를 맞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졸겐스마는 최근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승인을 받은 약품으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졸겐스마는 ‘기적의 약’으로 불린다. 일찍 투여받을수록 완치 판정에 가까워진다고 알려져있다.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지난달 28일 졸겐스마의 국내사용을 허가했다.

문제는 졸겐스마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으로 꼽힌다는 점이다. 1회 접종에 180만 파운드를 지불해야한다. 단일 치료 약품으로는 세계 최고가다. 미국 내 판매가는 210만 달러(약 25억원), 한국노바티스는 20억~25억원 안팎의 가격에 책정됐다.

노바티스 측은 “졸겐스마의 1회 복용량은 SMA의 진행을 멈추기에 충분하고 아기들이 앉고 기고 걸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며 “장기간 받는 치료보다 훨씬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아서의 아버지 리스 모건은 “몇 주 동안 아서의 상태 때문에 많이 불안해했다”면서 “졸겐스마는 할 수 있는 최고의 치료이고 아들에게 최고의 삶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9년 5월 FDA로부터 승인받은 유전자치료제 노바티스의 졸겐스마. 뉴스1

2019년 5월 FDA로부터 승인받은 유전자치료제 노바티스의 졸겐스마. 뉴스1

한편 일각에선 치료 환자를 추첨하는 방식에 대해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유럽 내 SMA 환자 변호단체의 통솔기구인 SMA유럽은 성명을 통해 “치료 약을 탐나는 경품으로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영국에 기반한 비영리 단체인 ‘트리트SMA’의 공동설립자인 카츠페르 루친스키도 추첨 방식에 대해 “너무 대충 만들었다”며 환자들끼리 경쟁하도록 하는 것은 도움되지 않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말했다.

비싼 약값에 대해서도 비판 의견이 있다. 노바티스는 개발 단계에서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SMA 관련 자선단체들의 기부금 지원을 받았는데 약값이 너무 비싸다는 지적이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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