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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가장 잦은 5월 비…6월 장마 일찍 시작될까?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28일 오후 울산 남구 한 거리에서 우산을 쓴 시민이 뛰어가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8일 오후 울산 남구 한 거리에서 우산을 쓴 시민이 뛰어가고 있다. 뉴스1

지난 한 달간 이틀에 한 번꼴로 비가 오면서 강수일수가 역대 1위를 기록했다. 3일에도 전국적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에 우리나라 대기 상층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자주 남하하면서 이틀에 한 번꼴로 비가 내려 강수량은 142.4㎜, 강수일수는 14.4일을 기록했다. 1973년 이후 강수량은 7번째, 강수일수는 첫 번째로 많았다.

3일에도 전국에 비 소식이 있다. 이날 아침부터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내리기 시작한 비는 오후에 서울 등 전국으로 확대되겠다.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과 강원 영서·충북 북부·경북 북부 내륙·제주도는 10~40㎜, 충남·충북 남부·강원 영동·남부 지방은 5~20㎜다.

비는 이날 오후 전남 해안과 제주도부터 그치기 시작해 밤에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그치겠다. 다만, 경북 동부와 경남에는 4일 새벽까지 비가 오는 곳이 있겠고, 전라 동부에는 빗방울이 떨어지는 곳이 있겠다.

일본 역대 가장 이른 장마…중국은 60년 만의 폭우

중국 중남부에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양쯔강 수위가 높아졌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중남부에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양쯔강 수위가 높아졌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렇게 5월부터 비가 많이 내리는 건 한국 만의 현상은 아니다. 일본 남부지방은 역대 가장 이른 시기에 장마철에 돌입했다. 장맛비는 지난달 5일 오키나와와 아마미, 11일 규슈 남부, 15일 규슈 북부·도카이에서 시작했다. 평년보다 19∼22일이나 이른 시기다.

중국도 중남부를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발생하면서 홍수로 인한 피해가 속출했다. 지난달 평균 강수량은 1961년 이후 가장 많았고 양쯔강은 1865년 관측 후 15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위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일본에서 장마가 일찍 시작한 이유에 대해 “일반적으로 5월부터 북태평양고기압이 점차 발달하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이 고기압이 평년보다 확장 그 가장자리를 따라 다량의 수증기가 유입되면서 정체전선이 일찍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장마 시기 평년(6월 하순)과 비슷할 것”

하지만, 한국의 경우 아직 장마가 시작된 건 아니라고 기상청은 밝혔다. 최근 잦은 비는 주기적으로 찬 공기를 동반한 저기압이 한반도를 지나가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장맛비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 시즌은 보통 남부지방은 6월 23일, 중부지방은 25일에 시작해 한 달 가량 이어진다. 지난해의 경우 6월 24일에 중부와 남부 지방에서 장마가 동시에 시작했다.

기상청은 장마가 일찍 시작한 일본과 달리 한국은 장마 시기가 평년(6월 하순)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반도에 자주 비를 뿌리고 있는 찬 공기 세력이 정체전선의 북상을 오히려 막아주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현재 정체전선은 일본에서도 500㎞남쪽으로 처져 있는 상태”라며“북쪽의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남쪽의 정체전선이 북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당분간은 장마철에 접어들 가능성은 작다”고 설명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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