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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외광고 규제 푸는 판교…높아지는 제2 코엑스 기대감

중앙일보

입력

다양한 옥외광고로 세계적인 명소로 자리잡은 미국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스퀘어. [뉴시스]

다양한 옥외광고로 세계적인 명소로 자리잡은 미국 뉴욕 맨해튼의 타임스스퀘어. [뉴시스]

경기도 성남 판교테크노밸리가 서울 강남구 코엑스(COEX)처럼 옥외광고(OOH) 명소가 될 수 있을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정보기술(IT)업계의 광고담당 관계자는 3일 “최근 성남시가 판교테크노밸리를 게임·콘텐트 특구로 지정하면서 자유표시구역인 코엑스에 준할 만큼 옥외광고물 규제를 대거 풀 것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며 “판교의 특성에 맞게 다양한 형태의 디지털 옥외광고가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그동안 간판 등 옥외광고물이 무분별하게 난립할 경우 도시와 거리 경관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옥외광고의 크기와 설치 장소 등에 대해 많은 규제를 가해왔다. 반면 미국 뉴욕의 타임스스퀘어(Times Square)와 영국 런던의 피카딜리서커스(Piccadilly Circus) 같은 지역에서는 옥외광고에 대한 규제를 철폐했다. 그 결과 옥외광고는 해당 도시를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됐고, 국제적인 관광 명소로 거듭났다.

정부의 이러한 인식이 바뀐 것은 2016년이다. 기존의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을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로 개정하고, 옥외광고를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는 지역을 선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하면서다.

한국의 타임스스퀘어로 거듭난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일대. 김경록 기자

한국의 타임스스퀘어로 거듭난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일대. 김경록 기자

법 개정 직후 한국 최초의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일원을 선정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크기나 종류에 관한 규제 없이 옥외광고를 설치할 수 있는 구역이 된 것이다. 강남구와 한국무역협회·현대백화점·파르나스호텔 등은 민관 협력을 통해 지난 2016년 법 개정 직후부터 올 연말까지 631억원을 투입해 옥외광고물을 세웠다. 광고 미디어와 연계된 각종 행사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전까지 적극적으로 개최해 왔다.

이후 서초구가 강남역 사거리, 송파구가 문정동 법조단지, 부산진구가 서면 일대를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아직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성남시가 치고 나선 것이다. 성남시는 지난달 제 1, 2 판교테크노밸리와 킨스타워 일대 110만㎡를 ‘성남 판교 게임·콘텐트 특구’로 지정했다. 내년까지 삼환하이펙스(삼평동 678-1)부터 넥슨(삼평동 628) 건물까지 판교테크노밸리 광장 거리 약 750m 구간에 ‘판교 콘텐트 거리’를 조성하고, 이 거리의 서편(삼평동 626)에는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을 총 450석 규모로 2023년 말까지 지을 예정이다.

특구로 지정된 판교테크노밸리. [사진 성남시]

특구로 지정된 판교테크노밸리. [사진 성남시]

주광호 성남시 아시아실리콘밸리담당관은 “현재 옥외광고물 설치 시엔 구역과 표시사항 등에 많은 제약이 있었으나 특구 지정으로 그걸 넘어설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성남시는 옥외광고를 적극적으로 설치할 수 있는 실행 방안을 찾는 용역을 발주했다. 디지털 옥외광고물 기본 계획을 수립해 관련 규제를 풀고, 이를 위해 성남시 조례 또는 경기도 고시 등을 어떻게 개정해야 하는지 등을 담을 예정이다.

행정안전부 생활공간정책과 관계자는 “기초자치단체는 광역자치단체를 통해 옥외광고정책위원회 심의를 거쳐 관련 규제를 풀 수 있다”며 “정부는 한국의 뛰어난 디지털 기술과 옥외광고가 결합하면 도시의 브랜드 가치가 상승시킨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ong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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