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가까워지는 중국과 러시아, 절친이라고? 과연 그럴까

중앙일보

입력 2021.06.03 10:00

중국과 미국이 러시아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 첫 정상회담을 열기로 하자, 중국 정부도 이에 온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외교를 사실상 총괄하는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러시아를 방문해 우호를 과시하는 등 여러모로 힘을 쏟고 있는 모양새다.

중국의 바쁜 움직임 덕분일까. 미국이 러시아에 러브콜을 보낸다 해도, 중국과 러시아의 파트너십은 이미 끈끈하다는 분석도 쏟아진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과 러시아는 기후변화 대책과 원자력 정책은 물론 북극 개발, 우주 개발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정치적 신뢰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두 나라가 유엔 등 국제기구 회의에서 거의 같은 목소리를 내오고 있단 점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최근 원자력 협력을 위해 화상으로 만난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최근 원자력 협력을 위해 화상으로 만난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 영토 문제 등으로 중국 견제하는 러시아

그러나 진짜 속내를 들여다보면, 꼭 그렇게만은 볼 수 없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최근 보도했다. "많은 이들이 중국과 러시아 지도자들의 미사여구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이건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며 두 나라가 과연 친구일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마냥 '친구'일 수 없는 건 왜일까.

WP는 러시아는 여전히 '영토' 문제에 있어 중국을 껄끄럽게 생각한다고 짚었다. 두 나라가 이웃해 있기 때문에 필리핀, 인도, 부탄처럼 국경 갈등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1969년에는 국경 전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핵전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위기였다.

러시아인들 중에는 '중국이 시베리아를 탐낸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 특히 인구가 적은 극동 지역에선 중국인들의 이민과 영향력을 두려워한다. 중국에서 종종 '러시아 동부지역 일부는 중국 땅'이란 주장이 나오는 탓도 크다.

지난 2019년 베이징에서 만난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지난 2019년 베이징에서 만난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러시아가 가장 큰 긴장감을 느끼고 있는 곳은 바로 중앙아시아다.

WP는 "지정학적으로 볼 때 그간 '러시아의 뒷마당'이나 다름없었던 중앙아시아에 중국의 입김이 세지고 있다는 점이 러시아를 매우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 지역에서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하며 그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오랫동안 중앙아시아 국가들의 가장 큰 무역 파트너는 러시아였지만 현재는 중국이 그 자리를 꿰찰 정도로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군사적 협력도 끈끈해지고 있어 러시아 입장에선 더욱 위협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얼마 전 치러진 ‘중국+중앙아시아 5개국 외교장관 제2차 회의’ [신화=연합뉴스]

얼마 전 치러진 ‘중국+중앙아시아 5개국 외교장관 제2차 회의’ [신화=연합뉴스]

영토 문제뿐 아니다. 중국이 러시아 경제에 깊숙이 들어와 있어 셈법이 더욱 복잡해졌다. 중국은 러시아의 최대 교역 파트너지만 중국 입장에서 러시아는 그리 큰 교역 상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WP는 "사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이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가 아니란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미국 정부는 아마도 이 틈을 파고들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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