꽂히면 아낌없이…영역 넓히는 앰비슈머

중앙일보

입력 2021.06.03 00:03

업데이트 2021.06.03 09:10

지면보기

경제 04면

시몬스 뷰티레스트 블랙. [사진 시몬스]

시몬스 뷰티레스트 블랙. [사진 시몬스]

‘특급호텔 침대’로 잘 알려진 ‘뷰티레스트 블랙’(사진)은 시몬스가 판매하는 프리미엄 침대 중 최고급 라인이다. 가격은 2000만원 이상으로 모델에 따라 3000만원을 훌쩍 넘기도 한다. 그런데 올해 들어 이 침대의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시몬스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경우 올해 1분기 뷰티레스트 블랙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배 늘었다. 시몬스 관계자는 2일 “과거에는 주로 중장년층이 초고가 침대를 구매했지만 최근에는 구매 연령대가 20~30대까지 낮아졌고 매출도 덩달아 상승했다”고 말했다.

알뜰하다가도 필요할 땐 과감히
프리미엄 침대, 고급형 가전 인기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가전.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가전.

소득 수준이나 제품 가격에 상관없이 마음에 드는 제품에 아낌없이 돈을 쓰는 이른바 ‘앰비슈머(Ambisumer)’가 초고가 프리미엄 제품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앰비슈머는 ‘양면적인 소비자(ambivalent consumer)’라는 뜻의 신조어다. 평소에는 가격과 성능을 꼼꼼히 따지지만, 자신이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소비에는 비용을 아끼지 않는 소비자를 말한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외부 활동에 제약이 생기자 이에 대한 보상심리로 원하는 것을 과감하게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한다. 시몬스 침대는 올해 1~4월까지 1000만원 이상 구매 고객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배로 늘었다. 시몬스 관계자는 “여행은 못 가더라도 특급호텔급 침구로 침실 분위기를 바꾸겠다는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최상위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디자인을 전면에 내세운 맞춤형 가전도 일반 제품보다 비싼 가격에도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전자 ‘비스포크’와 LG전자 ‘시그니처’는 주거 공간을 꾸미는데 관심이 많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인기다.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자신의 취향에 따라 모양과 색상을 선택할 수 있는 고급형 가전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고급형 제품군의 매출이 상승하며 올 1분기 두 회사의 가전 부문 영업이익은 1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명품 매출 증가 역시 엠비슈머 현상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4월 해외명품 브랜드의 매출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57.5%로 백화점 매출 상승률(34.5%)을 웃돌았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치 있는 소비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앰비슈머의 특징은 특히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서 잘 나타난다”며 “코로나19에 따른 보상심리가 더해져 초고가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