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힘겨운 항공업계…고용유지 지원금 끊기나

중앙일보

입력 2021.06.0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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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정부의 유급휴직 고용유지 지원금 종료를 앞두고 항공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고용유지 지원금은 경영 사정이 어려운 사업체의 고용유지를 돕기 위해 휴업·휴직 수당 일부를 정부에서 지원하는 제도다. 유급휴직의 경우 최장 180일까지 정부가 휴업수당(평균 임금의 70% 선)의 90%를 지원하고, 나머지 10%는 해당 기업이 부담한다.

휴업수당 90% 최장 180일 지원
30일 종료 앞두고 불안감 커져
“무급이면 굶어죽게 생겼는데…”
관련단체 “연장” 호소…정부 난감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올 1월부터 국내 항공사에 지원된 고용유지 지원금이 이달 30일 종료된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대다수 항공사는 고용유지 지원금 없이 현 고용 규모를 유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고용유지 지원금을 받는 항공사 직원은 3만3000여 명 정도다. 여기에 지상 조업사 직원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더 커진다.

항공사 직원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한 직원은 블라인드에 “7월이 다 되어 가는데, 아무런 말이 없다. 무급이면 굶어 죽게 생겼는데 도대체 어쩌라는 건지”라는 글을 올렸다. 아시아나항공에선 고용유지 지원금 연장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이 진행 중이다. 항공사들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대한항공은 화물부문이 선방하며 올 1분기 124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같은 기간 매출(1조7498억원)은 전년 동기보다 24% 줄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1분기 112억원의 영업손실과 230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저비용항공사(LCC)들도 같은 기간 각각 313억원(진에어)~873억원(제주항공)의 영업손실을 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썬 자력으로 직원들의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항공사는 사실상 없다”고 말했다.

국내 항공 관련 단체들도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한민국 조종사 노동조합 연맹’은 1일 ‘고용유지 지원금 연장을 위한 공동 호소문’을 발표하고 “국내 공항·항공업 15개사 소속 17만 항공산업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을 위해 정부의 고용유지 지원금 지급 기간을 추가 연장해달라”고 호소했다. 한국항공협회도 지난달 31일 고용노동부에 ‘항공업계 고용유지 지원금 지원 기간 연장 건의서’를 제출했다. 협회는 건의서에서 “올해 6월 말이면 유급 고용유지 지원금 지원 기간이 만료돼 항공 종사자 고용 사정이 급격히 악화할 것”이라며 “유급 지원 기간을 추가로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아직 입장을 정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어려움은 공감하지만, 다른 업종과의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지원 기간을 연장하면 추가로 필요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정해진 바가 없다. 정부는 지난해 말 기준 항공사와 지상 조업사의 고용 지원을 위해 20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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