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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라도 편하게"…집콕 바꿔 열풍이 키운 '숨은 강자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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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가전제품 판매가 크게 늘었다. 삼성·LG전자의 가전 부문은 물론 위니아딤채·쿠쿠전자·위닉스 등 중견 가전업체들의 실적도 좋아졌다.

중견 가전업체들도 역대급 호실적 #경동나비엔 1분기 영업익 93%↑ #쿠쿠 작년 매출 5619억 사상 최대 #삼성·LG 맞서 가성비 제품군 확대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인 경동나비엔은 지난 1분기 보고서를 지난달 공시했다. 이 회사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2325억원, 영업이익은 241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액은 25.2%, 영업이익은 92.8% 늘었다.

중견 가전업체 실적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중견 가전업체 실적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코스닥 상장사인 위니아딤채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217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62억원)보다 60%가량 늘었다. 이 회사는 지난 1분기에 영업적자(-11억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1분기(-192억원)와 비교하면 적자 폭을 줄였다. 위니아딤채의 주력 제품인 김치냉장고 매출은 김장철인 매년 4분기에 집중해 있다.

코스닥 상장사인 위닉스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100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64억원)보다 늘었다. 비상장 기업인 쿠쿠전자는 지난 1분기 실적을 투자자들에게 공시하지 않았다. 쿠쿠전자는 지난해 매출액 5619억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지난해 코로나19 발생 초기만 해도 경기 위축과 생산 차질 등으로 가전 판매가 저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잠시 주춤하던 가전 소비는 비대면 소비 활성화와 ‘집콕’(집에 머물기) 효과 등으로 반등했다. 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어려워지자 “집에서라도 최대한 편하게 지내자”는 소비자들의 보상 심리가 작용했다.

가전 시장에서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대응 전략은 뚜렷한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LG전자는 오브제 등으로 취향과 인테리어를 내세운다. 삼성과 LG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가전제품 간 연결성과 호환성을 높이는 데에도 힘을 쏟고 있다.

중견 가전업체들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전략을 앞세워 외연 확장에 나섰다. 이준영 상명대 소비자거주학과 교수는 “식기세척기·건조기·공기청정기 등이 ‘필수 가전’ 목록에 들어왔다. 기술력을 인정받는 중견기업 제품이 가성비에서 (소비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밥솥을 만드는 쿠쿠전자는 지난해 식기세척기와 인덕션 전기레인지를 출시했다. 이 회사 식기세척기의 매출액은 월평균 40%씩 늘고 있다고 한다. 소비자가 별도로 시공하지 않아도 싱크대 상판에 올려놓고 쓸 수 있는 제품(6인용 식기세척기)도 있다. 경동나비엔은 보일러 기술을 활용해 ‘청정 환기 시스템’과 ‘프리미엄 온수매트’ 등으로 제품군을 넓혔다.

위닉스는 주력 제품인 공기청정기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선 드럼세탁기와 건조기를 내놨다. 조만간 의류관리기도 출시할 예정이다. 위니아딤채는 공기청정기와 기능성 전기밥솥 등으로 제품군을 늘렸다.

윤철민 위닉스 대표는 “필터·습기제거 기술 강화에 주력하면서 공기청정기·건조기·의류관리기 등 관련 제품을 늘려나가겠다”고 말했다. 위니아딤채 관계자는 “소비자의 여가와 휴식을 돕는 신개념 가전제품을 지속해서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소비자의 초점이 개인화와 최적화로 바뀌었다. (중견 가전업체들도) 신기술에 투자해 ‘가치 소비’의 시장에 진입해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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