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진 교수가 신이냐”…‘진중권 칼럼’에 나경원과 설전

중앙일보

입력 2021.06.01 20:38

업데이트 2021.06.01 21:51

국민의힘 대표 후보들이 1일 충무로 MBN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준석, 주호영, 조경태, 홍문표, 나경원 후보. 오종택 기자

국민의힘 대표 후보들이 1일 충무로 MBN스튜디오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준석, 주호영, 조경태, 홍문표, 나경원 후보. 오종택 기자

“나경원 후보가 줄기차게 제가 트럼프와 닮았다면서 혐오 이미지를 덧씌우려 한다”(이준석 후보)
“트럼프 닮았다는 건 진중권 전 교수의 중앙일보 칼럼을 인용한 거다”(나경원 후보)
“비겁하게 진중권 전 교수에게 논리를 위탁하지 말고 내가 혐오 발언을 뭘 했는지 말해 달라”(이준석 후보)
“말을 좀 험하게 한 부분 몇 가지를 지적할 수는 있으나 말하는 게 적절한지 모르겠다”(나경원 후보)

1일 진행된 국민의힘 대표 후보 두 번째 TV 토론회에선 예비 경선을 1·2위로 통과한 이준석 후보와 나경원 후보 간의 설전이 거셌다. 특히, 극단적 페미니즘(여성주의)을 적극적으로 비판하고 있는 이 후보에게 2030 남성이 열광하는 현상을 ‘트럼피즘(Trumpism)’에 빗댄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칼럼 〈중앙일보 5월 19일자 20면 ‘보수 앞의 갈림길’ 참조〉까지 언급되며 거친 발언이 오갔다.

‘트럼피즘’ 다룬 진중권 칼럼 언급하며 설전

트럼피즘이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층이 좋아할 만한 극단적 언행을 통해 인기를 얻은 현상을 뜻한다. 이른바 ‘혐오 발언’을 통해 대중적 인기를 얻는다는 점에서 다수의 정치학자로부터 비판이 제기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피즘 문제를 먼저 꺼낸 건 이 후보였다. 전날 진행된 첫 번째 토론회에서 나 후보가 자신을 향해 트럼피즘을 언급한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면서였다. 이 후보는 “진중권 전 교수 칼럼을 인용하지 말고 내가 했다는 혐오 발언을 직접 소개해 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했고, 나 후보는 “‘이 후보가 그동안 20대 남자의 분노를 이용해 사실상 (남녀) 갈등을 유발한 것 아니냐,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으로 인기를 얻게 된 것 아니냐’는 부분을 인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나 후보가 직접적인 예시를 들지 않자 이 후보는 “진중권 전 교수가 신이냐”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나경원, ‘안철수 관련 욕설’ 징계로 이준석 공격도  

나 후보의 공세도 매서웠다. 그는 “이 후보가 바른미래당에서 징계를 받은 것도 안철수 대표에게 매우 심한 말을 하고선 ‘그런 말을 한 적 없다’고 했다가 이후 녹취가 나왔기때문”이라고 역공을 펴기도 했다. 이 후보가 바른미래당 소속이던 2019년 5월, 당원들 앞에서 욕설을 사용하며 안철수 대표를 비하했다는 의혹으로 최고위원직과 당협위원장직(서울 노원병)을 박탈당한 것을 언급한 것이다. 그러자 이 후보는 “안 대표에게 한 말은 사석에서 한 발언이고 ‘안 대표가 그렇게 하면 XX가 되는 거지’라는 발언이다. 문제가 될 발언이라고 생각 안 한다”고 반박했다.

위험 수위를 넘나들던 두 사람의 공방은 제한 시간이 임박해 이 후보가 “제가 나 후보보다 여성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는 (여론)조사가 많다는 것을 상기시켜 드린다”며 마무리됐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오종택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오종택 기자

주호영 후보는 공직 선거에 출마할 때 미리 시험을 보는 ‘정치인 자격시험’ 도입을 공약한 이준석 후보를 비판했다. 주 후보는 “너무 엘리트 실력주의의 공정만 강조한다”며 “선거에 출마하기 전에 시험을 치는 나라가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현실이 낭만적이거나 우리 당에 (내년 지방선거 출마 희망) 후보가 많이 몰리는 것도 아니다”며 “정치는 배운 사람만 하는 게 아니고, 지혜는 아는 것과 다를 수 있어 (도입할 경우) 혼란을 걱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실력주의 맹점은 깊게 공감한다”면서도 “실력주의로 서열화하는 게 아니라 자격시험이다. 당원 상당수가 교육을 통해 시험에 통과할수 있다”고 답했다.

주호영, ‘정치인 자격시험’에 “선거 전에 시험보는 나라 어딨냐”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국민의힘 바깥에 있는 대선 주자들의 경선 참여 문제에 대해선 이날도 옥신각신을 이어갔다.

나경원 후보는 “안철수 대표와 이준석 후보 사이에 감정의 골이 깊은 것 같다. 어제는 윤석열 전 총장이 탑승 안 해도 통합 버스는 출발하겠다고 말했고, 안 대표와의 통합도 어렵다면 이 후보가 대표가 됐을 때 야권 통합은 점점 멀어지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주호영 후보도 “(윤석열 전 총장 등도) 정확하게 같이 가는 게 좋다고 보는지, 우리가 먼저 출발하고 뒤에 승선해도 되는 건지 말해 달라”며 “이 후보 본인은 아주 고결하고 다 공정하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세계사적 큰일도 개인 간 감정으로 어그러진 게 많다”고 했다.

이날 홍문표 후보는 2019년 나 후보가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시절 벌어진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을 언급하며 “동료 국회의원이 세 명이 내게 전화를 했다. 나 후보가 (사건 당시) 항상 책임진다고 했는데, 뭘 책임지겠다는 건지 물어봐 달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조경태 후보는 일본 정부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홈페이지에 독도를 일본 영토처럼 표시한 데 대해 “정말 파렴치하다”며 “보이콧(참가 거부)까지 생각하고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 중간에 진행된 ‘OX 질문’ 순서에서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당으로 다시 데리고 오겠느냐’는 질문에 이 후보만 ‘O’ 표시를 들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어떻게든 연락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나·주 후보가 ‘O’를 들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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