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공군 부사관 성추행 사건’ TF 꾸려 합동수사 착수

중앙일보

입력 2021.06.01 19:29

업데이트 2021.06.01 19:54

국방부 청사. 뉴시스

국방부 청사. 뉴시스

군(軍) 복무 중 상관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당한 여성 부사관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에 대해 국방부가 합동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착수했다.

1일 군에 따르면 서욱 국방부 장관은 사안의 엄중성을 고려해 성폭력 사건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된 상관의 합의 종용·회유, 사건 은폐 등 추가적인 2차 피해에 대해서도 군 검찰·경찰 합동수사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신속하고 철저하게 조사하도록 지시했다고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이 밝혔다.

이에 따라 TF는 국방부 검찰단의 지원을 받아 2차 가해 등 사안 전반을 수사할 예정이다. 공군법무실장이 팀장을 맡는다.

아울러 국방부는 국방부 장관의 군 검찰사무 지휘·감독을 규정한 군사법원법에 따라 사건 수사 주체를 공군에서 국방부 감찰단으로 이관했다. 초동 수사 과정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는지, 2차 가해가 있었는지 등을 포함해 사건의 전 과정에서 지휘관리 감독 및 지휘조치상 문제점이 없었는지 면밀히 살피고, 수사 전반에 대한 투명성과 공정성을 기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국방부 측 설명이다.

지난 3월 충남 서산 소재 한 공군 부대에서 여군 A중사가 선임인 B중사로부터 저녁 회식 자리에 불려 나간 뒤 귀가하는 차량 뒷자리에서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A중사는 부대에 정식 신고했고, 자발적으로 요청해 부대를 옮겼지만 지난 22일 부대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 측은 즉각적인 가해자·피해자 분리 조치 등 보호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부대 상관들의 조직적인 회유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이 사건을 알리면서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군인권센터 관계자들이 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를 방문, 가해자 구속 수사·관련자 엄중 문책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군인권센터 관계자들이 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를 방문, 가해자 구속 수사·관련자 엄중 문책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건이 알려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비판 여론이 불거졌고, 정치권과 시민사회 각계각층에서도 성토가 쏟아져 나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군은 가해자뿐 아니라 사건 무마를 회유한 상관, 피해구제 시스템 미작동에 대한 철저하고 엄정한 수사와 해명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군은 명운을 걸고 진상규명하라”고 강조했다.

군인권센터는 국방부에 엄정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을 제기하기도 했다. 센터는 “살 수 있는 사람을 죽게 만든 건 군”이라며 “피해자가 사망하고 여론이 들끓는 상황에서 가해자가 구속조차 되지 않을 경우 증거인멸 등의 우려가 매우 크다, 가해자 구속이 먼저”라고 짚었다.

여성가족부도 “반복되는 성폭력 사건의 방지를 위해서는 이번 군대 내 성폭력 사건의 처리 과정과 전반적인 조직문화에 대한 현장점검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에 대해 국방부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서 장관에게 전화해 군의 대응을 강하게 질책했다. 김 총리는 “전우애와 군 기강 확립이 중요한 군 조직에서 이러한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철저한 수사 및 관련자 엄중 조치, 시스템 점검 등을 지시했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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