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 튀어나오면 한국계" 日 DHC 회장 혐한 글, 슬그머니 삭제

요시다 요시아키(吉田嘉明) DHC 회장과 일본 화장품 기업 DHC로고. [사진 JTBC 캡처·중앙포토]

재일 한국인 비하로 수차례 논란을 일으킨 일본 화장품 기업 DHC가 요시다 요시아키(吉田嘉明) 회장 명의로 된 인종차별 글을 삭제했다. 별도의 사과문은 없었다.

1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요시다 회장 명의로 올라왔던 인종차별 글이 DHC 홈페이지에서 사라졌다. 경쟁업체 산토리를 재일 한국인에 비유해 비난했던 글이다.

요시다는 해당 글을 통해 "산토리가 기용하는 모델은 거의 모두 한국계 일본인"이라며 "그래서 인터넷에서 존토리라는 야유를 받고 있다"고 했었다. 존토리는 조선인을 비하하는 '존'(チョン)과 산토리의 '토리'의 합성어다.

요시다의 발언은 당시 일본 내에서도 큰 반발을 샀다. 일본 공영방송인 NHK를 포함한 언론들은 "헤이트 스피치(증오 발언)"라며 비판했다.

요시다 요시아키 DHC 회장이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NHK가 일본을 조선화 하는 원흉"이라고 맹비난했다. [DHC 홈페이지 캡처]

"한국계, 日좌지우지…NHK는 조선화 원흉"

그럼에도 요시다는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한국계가 일본의 중심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며 "NHK는 일본의 적이다. 일본을 조선화 시키는 원흉이다"고 말했다.

이어 "NHK는 간부와 아나운서 대부분이 한국계"라고 주장하며 "튀어나온 턱과 평평한 뒤통수로 한국계임을 쉽게 구별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지난달에도 DHC 홈페이지를 통해 "일본을 위해 경멸해야 마땅한 한국계 유명인사들의 실명을 밝히려 했는데 신문사와 전단지 광고 회사, 방송사가 맹렬히 거부해 좌절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광고를 거부한 언론은 보수 매체인 요미우리신문과 극우 성향인 산케이신문 등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에 비판적인 성향의 언론사마저 요시다의 주장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은 셈이 됐다.

요시다의 문제 발언 뒤 일부 지자체는 DHC와 제휴를 해지했고, 일각에선 불매 움직임이 일었다. DHC 측은 해당 사안에 대해 "전화로는 대답하기 어렵다"며 "회신 또한 며칠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천 kim.ch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