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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이·봉준호 등 호암상 수상…이재용 제안에 과학상 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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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이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와 강봉균 서울대 교수, 봉준호 영화감독 등이 삼성호암상을 받았다. 호암재단은 서울 장충동에 있는 신라호텔에서 ‘제31회 삼성호암상 시상식’을 열었다고 1일 밝혔다.

올해는 허준이(38)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과학상 물리‧수학부문), 강봉균(60) 서울대 교수(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조경현(36) 미국 뉴욕대 교수(공학상), 이대열(54) 미국 존스홉킨스대 특훈교수(의학상), 봉준호(52) 영화감독(예술상), 이석로(57) 방글라데시 꼬람똘라병원 원장(사회봉사상)이 상을 받았다. 수상자에게는 각각 3억원의 상금과 상장, 메달이 주어졌다.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1일 '2021 삼성호암상 시상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1열 이석로 꼬람똘라병원 원장 가족, 조경현 뉴욕대 교수 가족, 이대열 존스홉킨스대 특훈교수 가족, 김황식 호암재단 이사장. 왼쪽부터 2열 허준이 스탠퍼드대 교수 부부, 강봉균 서울대 교수 부부, 봉준호 영화감독. [사진 호암재단]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1일 '2021 삼성호암상 시상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1열 이석로 꼬람똘라병원 원장 가족, 조경현 뉴욕대 교수 가족, 이대열 존스홉킨스대 특훈교수 가족, 김황식 호암재단 이사장. 왼쪽부터 2열 허준이 스탠퍼드대 교수 부부, 강봉균 서울대 교수 부부, 봉준호 영화감독. [사진 호암재단]

허준이 교수는 “수학은 나 자신의 편견과 한계를 알아가는 과정이었고, 아직 우리가 풀지 못하고 있는 어려운 문제들은 이해의 통합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강봉균 교수와 이대열 교수는 인간의 뇌에 대해서 언급했다. 강 교수는 “인간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 뇌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오늘의 영광은 실험실에서 함께 고생한 많은 학생과 연구원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뇌의 기능과 기능 장애에 대해 알고 싶고 연구해야 할 것이 많다”며 “뇌 과학 분야의 선배 과학자와 새로운 지식과 통찰을 나눠 준 공동 연구자, 학생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석로 원장은 “한국보다 방글라데시가 나를 더 필요로 해 3년을 약속하고 왔지만 27년이 지나도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며 “봉사란 누구나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삶의 본질”라고 소감을 밝혔다.

봉준호 감독은 “창작의 불꽃이 꺼지지 않아 오랫동안 영화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고, 그중에 한 편 정도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고전으로 기억될 수 있는 영화를 만들 수 있으면 기쁠 것 같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상금으로 받은 3억원을 독립영화 발전을 위한 지원사업에 기부한다고 밝혔다.

삼성호암상은 지난해까지 5개 분야(5명)에서 수상자를 가렸지만 올해부터는 6개 분야로 늘렸다.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지원을 확대를 제안해, 기존의 과학상을 물리‧수학 부문과 화학‧생명과학부문으로 나눴다.

명칭도 삼성호암상으로 변경했다. 재단 측은 “‘삼성’이라는 브랜드를 해외까지 알리려는 것”이라며 “‘호암’이 고 이병철 회장의 호(號)라는 사실을 국내외에서 잘 알지 못한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명칭을 바꿨다”고 전했다.

김황식 호암재단 이사장은 “국내 과학계 발전을 격려, 응원하기 위해 과학상을 분리·확대한 첫해에 국격을 높이고, 세상을 풍요롭게 만들어온 훌륭한 분들을 수상자로 모시게 돼 큰 기쁨이자 자랑”이라며 축하 인사를 전했다.

이번 시상식에는 수상자 가족과 호암재단 관계인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해외 체류 중인 조경현 교수와 이석로 원장을 대신해 국내의 가족이 상을 받았다. 수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는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삼성호암상은 삼성 창업자인 고(故) 호암 이병철 회장의 인재제일과사회공익 정신을 기리기 위해 1990년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이 제정했다. 올해까지 31년째 수상자 158명에게 289억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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