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물 가뭄에 '경매 낙찰가율' 최고치, '악성 미분양' 최저치

중앙일보

입력 2021.06.01 16:13

서울 대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단지. 2021.6.1 연합뉴스

서울 대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단지. 2021.6.1 연합뉴스

최근 법원경매시장이나 미분양 아파트 등을 찾는 아파트 실수요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값이 꾸준히 오르는 가운데 시장에 매물이 줄어들자 그동안 큰 인기를 얻지 못했던 법원경매나 미분양 아파트에까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주상복합 포함)의 평균 낙찰가율은 115.9%로 집계됐다. 낙찰가율은 감정가 대비 낙찰가로, 높을수록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지옥션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또 3월부터 3개월 연속(112.2%→113.8%→115.9%)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지지옥션은 "서울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아파트를 장만하기 위해 경매 참여자들이 공격적으로 입찰에 뛰어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기와 인천의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달 각각 110.5%, 106.7%를 기록했다. 경기는 9개월째, 인천은 4개월 연속으로 아파트 낙찰가율이 100%를 웃돌고 있다. 서울·경기·인천의 아파트 경매 인기가 날로 치솟으면서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달 역대 최고치인 111.0%에 이르렀다.

수도권 일부 단지에서는 낙찰가가 감정가는 물론 실거래가를 뛰어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법원경매로 주택을 매수하면 자금조달계획서나 토지거래허가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돼 각종 부동산 규제를 피할 수 있다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한신1차 전용면적 45.44㎡는 지난달 17일 12명이 응찰해 4억1599만9999원(4층)에 낙찰됐다. 감정가(2억6100만원)의 1.59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매매 시장에서 가장 최근에 거래가 이뤄진 지난 2월 말 3억5500만원(9층)보다 6100만원가량 높은 것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시세보다 낮은 감정가를 토대로 한 법원경매를 통해 내 집 마련을 하겠다는 수요가 점차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벽면에 잔여세대 특별분양을 알리는 알림막이 내걸려 있다. [중앙포토]

부산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벽면에 잔여세대 특별분양을 알리는 알림막이 내걸려 있다. [중앙포토]

시장에 나온 매물이 크게 줄었지만, 가격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도 실수요자들이 경매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로 볼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이날 발표한 전국주택가격동향을 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서울지역 매매가 누적 상승률은 2.49%로 지난해 같은 기간(0.48%) 상승률의 5배를 넘어섰다. 반면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아실에 따르면 1일 기준 아파트 매물이 8만2913건으로 한 달 전 8만7138건보다 4.9% 감소했다.

이런 '매물 가뭄' 현상은 부동산 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분양 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공사가 끝나고도 분양이 안 돼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마저 감소하고 있다. 지난 4월 전국 준공 후 미분양은 9440가구로 한 달 전보다 5.3%(525가구) 줄었다. 이는 2017년 3월(9124가구)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서울의 경우 지난달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75가구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모두 50㎡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84㎡ 1가구가 4월까지 미분양이었지만 이달 계약이 되면서 30평형대 물량은 단 한 채도 남지 않았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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