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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청장들, 집값 시세 절반만 신고했다”…평균 부동산 17억원

중앙일보

입력

서울 용산구 N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스1

서울 용산구 N서울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스1

서울 구청장 25명 중 아파트를 보유한 16명이 신고한 아파트값이 시세의 56%에 불과하다는 시민단체 분석이 나왔다. 시민단체는 “현행 공시가격 신고로는 시세를 반영 못 해 공직자 재산이 실제보다 더 적은 것으로 나온다”며 공직자윤리법 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경실련, ‘서울 25개 구청장 부동산 재산 분석 결과’ 발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1일 발표한 ‘서울 25개 구청장 부동산 재산 분석 결과’에 따르면 본인과 가족이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다는 구청장은 16명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신고한 총 아파트 가격은 124억5000만원으로 1인당 평균 7억8000만원 수준이다.

이중 아파트 재산 신고액이 가장 많은 구청장은 2채를 보유한 류경기 중랑구청장(18억7600만원)이다. 정순균 강남구청장(16억5900만원·1채), 성장현 용산구청장(15억800만원·2채), 문석진 서대문구청장(9억2000만원·2채) 등이 뒤를 이었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지난 3월 공개된 공직자 재산과 같은 시기 부동산 시세를 비교한 결과 이들이 보유한 실제 아파트 가격은 224억원으로 신고액보다 100억원 정도 더 비싸다”고 밝혔다. 1인당 평균 신고액은 7억8000만원, 평균 시세는 14억원꼴로 평균 56% 축소해 신고한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 구청장이 보유한 아파트 재산 신고액과 시세 차이(단위: 백만원) 자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서울 구청장이 보유한 아파트 재산 신고액과 시세 차이(단위: 백만원) 자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구청장들이 보유한 아파트는 현 정부 출범(2017년 5월) 이후 시세를 기준으로 할 때 한 채당 평균 5억원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성장현 구청장이 보유한 용산구 아파트 2채의 시세는 4년여 동안 13억2000만원(9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이후 집값 상승의 영향으로 구청장들이 신고한 부동산 재산이 1년 만에 평균 2억8000만원 증가했다”며 “아파트 가격을 시세대로 신고했다면 재산이 더 많이 증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직자윤리법을 개정해 재산을 공시가격이 아닌 시세로 신고하고, 부동산 취득 과정의 소명 자료 등도 투명하게 공개해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시 구청장 25명이 신고한 총 재산 477억원 중 부동산 재산은 429억원에 달했다. 1인당 평균 재산은 19억원, 부동산 재산은 17억원 꼴이다. 주택·아파트 등 다주택을 보유한 구청장은 성장현 구청장(4채), 문석진 구청장(3채), 정순균 구청장(2채), 이성 구로구청장(2채), 이승로 성북구청장(2채, 일부 지분 포함) 등 5명이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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