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의 익명게시판 앱인 ‘블라인드’가 기업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평가를 시작한다. 직장인들이 각각 본인 회사에 대한 ESG 점수를 매겨, 이를 통합 계산해 보여주는 형식이다. 블라인드는 컨설팅회사 크라운랩스와 합작회사를 세워 이 같은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1일 발표했다. 합작회사 이름은 크라운인사이트다.
크라운인사이트는 500만명에 이르는 블라인드 직장인 가입자의 평가 데이터를 취합하면 신뢰도 높은 기업별 ESG 실천 지수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각 기관별 ESG 평가 점수가 들쑥날쑥한 상황에서 재직자 평가가 하나의 대안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데이터 취합은 블라인드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을 주요 방법으로 한다. 이 평가 결과를 ESG평가기관이나 연기금, 투자회사 등에 판매·제공하는 게 수익 구상이다. 크라운인사이트는 국회입법조사처가 발주한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ESG 생태계 조성 및 입법정책 과제’도 프로젝트로 맡게 됐다.
문성욱 블라인드 대표는 “ESG 투자규모가 급격히 커지고 있지만 한국기업에 대한 글로벌 ESG 업계의 평판은 아직 미국이나 일본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객관적 진단이 필요한 이 시점에 블라인드의 재직자 평가가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봤다”고 말했다. 박준태 크라운인사이트 대표는 “양질의 데이터가 뒷받침하는 평가가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가능하다”며 “직장인들의 지성이 집약된 ESG 데이터는 평가결과와 시장현실 간 괴리를 좁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