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 터트린 만취 벤츠女…유족 "아버지 숨진 곳서 울었다"

중앙일보

입력 2021.06.01 14:09

업데이트 2021.06.01 14:35

30대 여성 운전자가 만취한 상태에서 승용차를 몰다 작업 중이던 60대 인부를 치어 숨지게 한 사건과 관련해 유족이 운전자를 엄벌에 처해 달라고 호소했다. 사고를 낸 A씨는 지난달 25일 구속됐다.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뚝섬역 새벽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일으킨 30대 만취 벤츠녀 피해자 유가족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 있다. 자신을 피해자의 가족이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제대로 된 처벌로 아버지의 억울함이 조금이나마 풀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숨진 피해자는 가구공장을 운영하다 경영난에 빠져 일용직 근로자로 일했다고 한다. 사고가 난 그날(5월 24일)도 야간 근무를 하다 변을 당했고, 유족은 아버지가 귀가해야 하는 시간인 오전 5시 30분쯤 아버지 대신 아버지의 사고 소식을 알리는 경찰의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음주운전으로 사망 사고를 낸 운전자 A(30)씨가 지난 5월 25일 오전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음주운전으로 사망 사고를 낸 운전자 A(30)씨가 지난 5월 25일 오전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청원인은 "가해자는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고, 한 가정의 기둥과 같은 가장인 저의 아버지를 다시 볼 수 없도록 만들었다"며 "아버지의 시신은 염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훼손돼 있었다"고 했다. 그는 "그렇게 아버지에게 마지막 수의마저 입혀드리지 못한 채 보내드려야만 했다"고 하소연했다.

청원인은 장례를 마치고 사고 현장을 방문했다고 한다. 그는 "아버지가 얼마나 처참하게 돌아가셨을지 주변에 흔적들이 남아 있는 걸 보며 그 자리에서 얼마나 주저앉아 울고 돌아왔는지 모른다"며 "부디 음주운전으로 인해 저희와 같이 한순간에 가족을 잃는 사고가 줄어들길 바란다"고 적었다.

음주운전 가해자인 A씨는 지난달 24일 새벽 2시께 서울 성동구 뚝섬역 인근 도로에서 만취한 상태에서 벤츠 승용차를 몰다 사고를 냈다. 피해자는 지하철 2호선 방호벽 교체 공사를 하던 60대 인부였다. 지난달 25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위해 법원에 출석한 A씨는 사고와 관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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