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고령화

14억 중국도 저출산·고령화 걱정, 셋째 자녀 허용

중앙일보

입력 2021.06.0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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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중국이 셋째 자녀 출산을 허용하기로 했다. 2016년 두 자녀까지 출산을 허용하기로 산아 제한을 완화한 지 5년 만이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31일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주재로 중앙정치국 회의를 열고 한 부모가 세 자녀까지 낳을 수 있도록 하는 인구 정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고령화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인적자원의 우세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변경 취지를 설명했다. 향후 세 자녀 출산을 위한 맞춤형 지원 조치도 실시될 전망이다.

출생자 수 4년 연속 감소
10년 새 인구 0.53% 증가 그쳐
노동인구 6.8% 줄고 고령 5.4% 늘어
가임기 여성 10년 내 30% 감소 예상
맞춤형 출산 지원 정책 확대 추진

중앙정치국은 회의에서 각급 당 위원회와 정부가 법에 따라 세 아이의 출산 정책을 만들어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또 각 지방에서 출산 정책과 관련 경제사회 정책을 연계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중대한 경제사회 정책의 인구 영향 평가 메커니즘을 완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2자녀 허용 5년 만에 또 완화 “인적자원 우세 지킬 것”

 중국사회과학원은 중국 인구가 2029년 14억420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30년부터 계속되는 마이너스 성장, 2050년 13억6400만 명, 2065년 12억4800만 명으로 1996년 규모로 축소될 것으로 분석했다. [사진제공=웨이보]

중국사회과학원은 중국 인구가 2029년 14억420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30년부터 계속되는 마이너스 성장, 2050년 13억6400만 명, 2065년 12억4800만 명으로 1996년 규모로 축소될 것으로 분석했다. [사진제공=웨이보]

중앙정치국은 “인구 노령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은 국가 발전과 민생 복지에 관련된 것이고 경제의 질적 발전, 국가 안보와 사회 안정 수호를 위한 중요한 조치”라며 “퇴직 연령을 점진적으로 적절히 시행하고, 근로자 기본노령연금 전국 통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다층적인 노후 보장 체계를 완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 자녀 출산 허용은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예정보다 한 달 늦게 발표된 제7차 전국인구조사(센서스)에서 2020년 중국 본토 인구는 14억1178만 명으로 2010년(13억3972만 명) 대비 0.53%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출생자 수는 4년 연속 감소하며 지난해 1200만 명에 그쳤다.

베이징대 량젠장(梁建章) 교수는 “기존 자료에 따르면 향후 10년 안에 가임기 여성 수가 30% 이상 감소할 것”이라며 “강력한 정책 개입이 없을 경우 중국 신생아 인구는 향후 몇 년 내 1000만 명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현재 중국 가임기 여성의 출산율은 1.3에 그치고 있다.

중국 인구 증가세 주춤

중국 인구 증가세 주춤

동시에 고령화 현상은 갈수록 심화했다. 15~59세 인구는 8억9438만 명으로 2010년 대비 6.79% 줄었고 반대로 60세 이상은 5.44% 증가한 상태다.

하지만 세 자녀 출산을 허용하는 것만으로 인구 감소 현상을 막기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인구학자인 허야푸(何亞福) 박사는 글로벌타임스에 “중국의 인구구조가 2000년 이후 변하고 있으며 가족계획 정책을 변경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라면서도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더 많은 조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일본, 유럽연합(EU) 등과 같은 강력한 출산 장려 인센티브 정책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면서다. 일본의 경우 대도시에 더 많은 유치원을 설립하고 불임 치료를 위해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한국의 출산율은 0.98명, 일본 1.42명, 미국 1.73명, 유럽연합 1.6명이다.

둘째 출산 허용으로 인한 출산율 증가 효과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둘째 출산 허용 첫해인 2016년 출생자 수는 1700만 명까지 증가했지만 다음 해부터 다시 하락해 제자리로 돌아갔다. 전년 출생자 수가 1600만 명 선이었음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증가한 것은 200만 명에도 미치지 않았고, 이마저도 1년 ‘반짝’ 효과에 그쳤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국 웨이보에서 “출산 제한이 자유화된다면 얼마나 많은 자녀를 가질 것인가”라는 공개 설문조사가 진행됐다. 28만4000명이 참여한 조사에서 ‘갖지 않겠다’는 응답자가 52.8%로 가장 많았고, 자녀 1명이 29.9%, 2명이 13.7%, 3명 이상은 3.5%에 그쳤다.

중국은 인구 급증을 막기 위해 1978년 ‘한 가정, 한 자녀 정책’을 강제 도입했지만 최근 출산율 저하가 가팔라지자 2016년 ‘2자녀 정책’을 전면 시행했었다.

베이징=박성훈 특파원 park.seongh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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