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최장 집권 네타냐후, 반대파 거국 연정에 실각 위기

중앙일보

입력 2021.06.0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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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스라엘 중도 야당 예시 아티드의 야이르 라피드 대표. 베넷 대표가 반네타냐후 진영의 연립정부 구성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네타냐후 총리의 장기 집권이 종말을 고할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하마스와의 교전으로 정치 활로를 찾는 듯했던 네타냐후 총리는 권좌에서 물러날 위기에 처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 중도 야당 예시 아티드의 야이르 라피드 대표. 베넷 대표가 반네타냐후 진영의 연립정부 구성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네타냐후 총리의 장기 집권이 종말을 고할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하마스와의 교전으로 정치 활로를 찾는 듯했던 네타냐후 총리는 권좌에서 물러날 위기에 처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의 역대 최장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72)가 극심한 정치적 혼란 속에 총리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의 교전으로 정치 활로를 찾는 듯했으나 장기 집권에 따른 정치권의 반발로 실각 위기에 처했다.

이스라엘 극우정당, 연정 협상 참여
외신 “총리 임기 나눠맡는 조건 거래”
성사 땐 ‘반네타냐후’ 진영 과반의석
뇌물재판, 하마스 휴전 반발도 영향

뉴욕타임스(NYT)·이코노미스트 등은 이스라엘 극우 정당인 야미나의 나프탈리 베넷 대표가 네타냐후에 반대하는 세력과 연립정부 구성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초 반네타냐후 진영은 예시 아티드(17석), 청백당(8석), 노동당(7석) 등 57석으로 구성돼 있었다. 여기에 야미나당(7석)이 합류하게 되면 의회 전체 의석(120석) 중 64석을 차지해 새 정부를 출범시킬 수 있다.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베넷 대표가 반네타냐후 진영의 연립정부 구성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네타냐후 총리의 장기 집권이 종말을 고할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하마스와의 교전으로 정치 활로를 찾는 듯했던 네타냐후 총리는 권좌에서 물러날 위기에 처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베넷 대표가 반네타냐후 진영의 연립정부 구성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네타냐후 총리의 장기 집권이 종말을 고할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하마스와의 교전으로 정치 활로를 찾는 듯했던 네타냐후 총리는 권좌에서 물러날 위기에 처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번 일은 다소 예상 밖이다. ‘중동의 스트롱맨(strongman·강경파 지도자)’으로 불리는 네타냐후에 대해 극우 정당이 등을 돌리는 일은 가능성이 작을 것으로 예견됐다. 특히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인 가자지구를 장악한 강경 무슬림 하마스와의 교전 이후엔 더욱 그랬다. 당초 야미나당은 반네타냐후 세력에 아랍계 정당 라암이 포함된 점 등을 의식해 연정 구성 회담을 포기하겠다고 했다. 베넷 대표는 네타냐후의 수석보좌관 출신으로 네타냐후 정권에서 국방장관을 맡은 이력도 있다.

그런데도 거국 연정 구성이 이뤄진 데는 총리직을 둔 거래가 있었다는 게 외신의 분석이다. 가디언은 “야미나의 베넷 대표가 첫 임기 2년을, 예시 아티드당의 대표가 후반 2년을 맡는 안이 제안됐다”고 보도했다. 네타냐후도 비슷한 제안을 했지만 베넷은 그가 앞서 합의를 깬 선례를 들어 거절했다고 한다.

지난 2년간 네 차례나 총선을 치르는 등 연립정부 구성을 둘러싼 정치적 혼란이 계속된 점, 네타냐후가 뇌물 등 혐의로 재판을 받는 점, 하마스와의 휴전 합의에 대한 반발 등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극우부터 아랍계까지 다양한 세력으로 구성된 ‘무지개 연정’의 특성상 연정이 깨질 가능성이 있다. 최종 연정 구성 시한은 2일이다.

이스라엘 극우 정당 야미나의 나프탈리 베넷 대표. 베넷 대표가 반네타냐후 진영의 연립정부 구성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네타냐후 총리의 장기 집권이 종말을 고할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하마스와의 교전으로 정치 활로를 찾는 듯했던 네타냐후 총리는 권좌에서 물러날 위기에 처했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 극우 정당 야미나의 나프탈리 베넷 대표. 베넷 대표가 반네타냐후 진영의 연립정부 구성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네타냐후 총리의 장기 집권이 종말을 고할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하마스와의 교전으로 정치 활로를 찾는 듯했던 네타냐후 총리는 권좌에서 물러날 위기에 처했다. [AP=연합뉴스]

네타냐후는 1996~99년, 2009년부터 현재까지 15년 넘게 총리를 지냈다. 이스라엘 건국 이후인 49년 텔아비브에서 태어난 그는 이스라엘 영토에서 태어난 첫 총리다. 그는 MIT·하버드대에서 공부했고,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일했으며 주미 부대사,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88년 의원 당선 뒤 5년 만에 보수당인 리쿠드의 수장, 96년 최연소 총리가 됐다. 하지만 99년 총선에서 리쿠드당이 패배한 데다 부패 스캔들까지 터지며 총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외무·재무장관으로 발탁됐지만 샤론 당시 총리가 가자지구 정착촌 철수를 결정하자 반발해 재무장관에서 물러났다.

다시 총리직에 복귀한 것도 보수층의 지지 덕분이었다. 외교·안보 정책을 두고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갈등을 겪기도 했다. 특히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인 요르단강 서안 지역에 유대인 거주지인 정착촌 건설을 두고 마찰을 빚었다.

그는 할리우드 영화 제작자 등으로부터 고급 샴페인 등 수십만 달러 상당의 선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2019년 총리로선 처음으로 기소됐다. 이 외에도 유력 언론에 자신에 대한 우호적인 기사를 내달라고 요구한 뒤 그 대가로 경쟁지에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도 있다. 총리직에서 물러날 경우 처벌을 받을 가능성도 커진다.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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