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스리그 우승 사령탑은 모두 분데스리가 출신"...독일 감독 전성시대

중앙일보

입력 2021.05.31 15:57

독일 감독이 3시즌 연속 유럽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했다. [AP=연합뉴스]

독일 감독이 3시즌 연속 유럽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했다. [AP=연합뉴스]

독일 감독 전성시대다. 유럽 최고 권위 클럽대항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3시즌 연속 독일인 감독이 우승을 차지했다. 30일(한국시각) 끝난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첼시가 맨체스터시티(맨시티, 이상 잉글랜드)를 1-0으로 꺾고 '빅이어(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 애칭)'를 들어올렸다. 첼시 감독은 토마스 투헬(독일)이다. 지난 시즌엔 한지 플리크(독일)가 이끄는 바이에른 뮌헨(독일)이, 2019~20시즌엔 위르겐 클롭(독일)의 리버풀(잉글랜드)가 유럽 정상에 섰다.

투헬-플리크-클롭 연속 우승
체계적 감독 양성 시스템 비결

올 시즌 라이프치히를 지휘해 독일 분데스리가 2위를 차지한 30대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 역시 유럽이 주목하는 차세대 명장이다. 나겔스만 감독은 독일대표팀으로 자리를 옮긴 플리크 감독을 대신해 뮌헨 감독으로 낙점됐다. 뮌헨은 2019~20시즌 트레블(정규리그, 챔피언스리그, 포칼 우승)을 달성한 명문 구단이다.

올 시즌 뮌헨을 이끌고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한 플리크 감독이 독일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에 선임됐다. [사진 DFB 인스타그램]

올 시즌 뮌헨을 이끌고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한 플리크 감독이 독일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에 선임됐다. [사진 DFB 인스타그램]

독일이 명장 배출국이 된 비결은 최고의 지도자 양성 시스템을 갖췄기 때문이다. 1990년 월드컵과 96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1996)를 제패한 독일은 자만심에 빠져 신예 발굴에 소홀했다. 그 결과 유로2000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자존심을 크게 구겼다. 독일축구협회(DFB)는 대대적인 유소년 육성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분데스리가 1, 2부(36팀)에서 학업·의료·기숙사 기능을 갖춘 유겐트라이스퉁스첸트룸(Jugendleistungszentrum·유스아카데미)을 운영하도록 했다. 최상위 지도자 과정인 P급 자격증 보유 코칭스태프를 의무 배치하게 했다. 시·도 운영 아카데미 21곳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됐다.

그러면서 지도자 수요가 크게 늘었다. 프로를 거치지 않았던 지도자도 유소년 무대에서 지도력을 발휘해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이번에 유럽을 제패한 투헬은 이 프로젝트가 키워낸 대표적 명장이다. 투헬은 무명의 2부 리그 선수로 20대에 부상으로 은퇴했다. 일찌감치 지도자로 나섰다. 그는 슈투트가르트 U-19팀을 이끌고 리그 정상(2005년)에 올랐다. 4년 뒤 1부 리그 마인츠 감독이 됐다. 3부 리그에서 은퇴한 나겔스만은 호펜하임 U-19팀을 정상(2014년)으로 이끌었다. 이어 2년 뒤 1군 감독이 됐다.

나겔스만 감독은 유럽이 주목하는 차세대 명장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나겔스만 감독은 유럽이 주목하는 차세대 명장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요아힘 뢰프 감독은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우승하며 독일을 다시 축구 최강국으로 만들었다. 뢰프 역시 무명 선수 출신으로 독일의 체계적인 지도자 교육을 받고 감독으로 빛을 본 사례다. 플리크는 뢰프를 보좌하는 대표팀 수석 코치 출신이다. 독일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는 "챔피언스리그 우승 사령탑은 모두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탄생했다"고 자랑했다. 현재 독일은 화려한 선수 경력보다는 현재, 지금 이 순간 가장 잘 하고 팀 상황에 적합한 지도력을 가진 감독을 기용하는 문화가 자리잡았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독일은 현재의 (축구) 흐름을 선도하는 이론적, 지성적 지도자의 산실이다. 지도자를 키워내는 엄청 좋은 시스템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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