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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 태풍 초이완 내일 발생…그런데 SNS엔 '4호 고구마' 경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0일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5호 열대저압부가 발생했다. 24시간 이내 제 3호 태풍 '초이완'으로 발달한 뒤, 필리핀 해역에서 이동하다가 다음달 3일 다시 열대저압부로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 기상청

30일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5호 열대저압부가 발생했다. 24시간 이내 제 3호 태풍 '초이완'으로 발달한 뒤, 필리핀 해역에서 이동하다가 다음달 3일 다시 열대저압부로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 기상청

‘제 4호 태풍 고구마' 한국 온다?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올해 다섯번째 열대저압부(TD)가 발생했다. 열대저압부는 열대 해역에서 생긴 저기압 소용돌이가 태풍으로 발전하기 바로 전 단계의 형태다.

3호 태풍 '초이완' 곧 발생… 필리핀 해상에서 약화될 듯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5호 열대저압부는 24시간 안에 태풍으로 발달할 것으로 보인다. 태풍으로 발달할 경우 올해 3호 태풍 ‘초이완(Choi wan)’이 된다. 초이완은 홍콩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색깔있는 구름'이란 뜻이다.

이날 국가태풍센터에 따르면 5호 열대저압부가 위치한 필리핀 동쪽 해역의 해수면온도는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기상청은 태풍 초이완이 필리핀 해역을 따라 북상하다가 6월 3일 오전 다시 열대저압부로 약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SNS에서 먼저 '4호 태풍 고구마' 경고가 돈다

4호 태풍 고구마가 30일 발생한다는 GFS 모델(미국 수치예보모델) 예측결과를 적은 한 블로그 게시글. [네이버블로그 캡쳐]

4호 태풍 고구마가 30일 발생한다는 GFS 모델(미국 수치예보모델) 예측결과를 적은 한 블로그 게시글. [네이버블로그 캡쳐]

그런데 기상청이 30일 오전 11시 ‘제 5호 열대저압부’ 발생을 알리기 전 SNS엔 이미 ‘5월 30일 제 4호 태풍 고구마 발생’을 경고하는 이미지가 공유됐다. 이번 태풍은 4호가 아니라 3호, ‘고구마’가 아닌 ‘초이완’이 된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가 29일 오후 9시 30분에 필리핀 동쪽 해상에 발달한 열대저압부를 ‘TD04W'로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4호가 아니라 5호 열대저압부다.

30일 북서태평양 지역의 위성사진. 빨간 원이 5호 열대저압부, 파란 원 안이 발달 중인 저기압 소용돌이다. 파란 원 안의 저기압이 장차 열대저압부를 거쳐 태풍으로 발달할 경우 '4호 태풍 고구마'가 되지만, 아직 가능성을 속단하기엔 이르다는 게 국가태풍센터의 설명이다. 자료 기상청

30일 북서태평양 지역의 위성사진. 빨간 원이 5호 열대저압부, 파란 원 안이 발달 중인 저기압 소용돌이다. 파란 원 안의 저기압이 장차 열대저압부를 거쳐 태풍으로 발달할 경우 '4호 태풍 고구마'가 되지만, 아직 가능성을 속단하기엔 이르다는 게 국가태풍센터의 설명이다. 자료 기상청

4호 태풍 고구마가 될 가능성이 있는 소용돌이는 따로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5호 열대저압부 동쪽 해역에 추가로 발달중인 소용돌이가 하나 더 있다. 30일 열대저압부로 발달할 가능성이 크지만, 점점 더 강해지며 태풍까지 발달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30일 고구마 발생'이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

"모델 4개 중 1개, 10일 뒤 자료는 신뢰도 낮아"

한 SNS 계정이 '6월 10일 태풍 한반도 북상'이라고 적은 게시글. 뒤에 '경로가 바뀌거나 발생하지 않을 확률이 높으니'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예보모델 한 가지의 예측결과로 경로를 예측한 글은 틀릴 가능성이 크고 혼란을 줄 수 있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트위터 캡쳐]

한 SNS 계정이 '6월 10일 태풍 한반도 북상'이라고 적은 게시글. 뒤에 '경로가 바뀌거나 발생하지 않을 확률이 높으니'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예보모델 한 가지의 예측결과로 경로를 예측한 글은 틀릴 가능성이 크고 혼란을 줄 수 있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트위터 캡쳐]

한 SNS 계정은 ‘[태풍속보]제 4호 태풍 6월 10일 북상’ 이라며 구체적인 날짜까지 예고했다. 이 자료는 미국 해양대기청이 주로 사용하는 GFS 예보모델 예측결과를 토대로 한 것으로, 120시간 이후의 예측값까지 보여주고 있다. 이게 맞다면 4호 태풍 고구마는 일본 남쪽해상까지 진출해 우리나라 인근에 영향을 끼치는 올해 첫 태풍이 된다.

기상청은 그러나 '6월 10일 태풍 북상' 여부를 속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태풍센터 관계자는 “해당 SNS 글은 GFS 모델만 보고 쓴 것으로 보이나, 실제로 태풍 예측은 모델 하나만 보고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3~4개의 모델을 이용한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GFS만 4호 태풍이 강하고 많이 북상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나머지 모델들은 태풍 발생 가능성이 적거나 발생하더라도 세력이 약해 열대 해역에서 이동하다 사그라들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인터넷 기상전문 커뮤니티에서 GFS 모델 예측 결과를 날짜별로 분석한 글의 일부. [네이버 카페 캡쳐]

한 인터넷 기상전문 커뮤니티에서 GFS 모델 예측 결과를 날짜별로 분석한 글의 일부. [네이버 카페 캡쳐]

예측 기간이 길어질 수록 정확도가 떨어지는 점도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태풍센터 관계자는 “과녁이 멀어질수록 정확도가 낮아지는 것과 같은 원리”라며 “태풍의 경우 모델 예측을 하더라도 유의미한 정보값은 5일정도까지로 본다”고 설명했다.

각종 블로그, 기상 커뮤니티에선 '120시간 이후의 컴퓨터 수치예보모델 자료는 신뢰도가 매우 낮다'고 알리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SNS에선 짧은 문장만 전달돼 오해를 불러올 소지가 있다.

태풍센터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모델 자료를 미리 보고 여러 가능성을 다 고려하고 있지만, 공식적인 통보는 열대저압부나 태풍의 움직임에 대한 정보가 비교적 뚜렷해졌을 때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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