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얀센 100만명분 6월초 온다…30대 이상 예비역·민방위 접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정부가 지원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얀센 백신 100만명분이 이번 주 들어온다. 당초 한미정상회담에서 약속한 물량(55만명분)의 두 배로 늘었다. 백신 종류는 다른 코로나 백신과 달리 한 차례만 접종하는 얀센 백신으로, 내달 30세 이상 예비군·민방위 대원, 국방·외교 관련 종사자 가운데 선착순으로 예약을 받아 맞힌다. 30세 이상 60세 미만 군인 가족도 대상이다. 원래 이 백신을 배정하려던 30세 미만 군인 41만명에는 화이자 백신을 접종하기로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30일 이 같은 내용의 6월 예방접종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이 지원키로 한 백신의 도입 시기와 물량, 종류가 정해진 만큼 계획을 보완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한미정상회담 이후 양국 정부 간 긴밀한 실무협의를 통해 미국 정부는 101만2800회분의 얀센 백신을 공여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당초 미 정부가 제공하기로 한 55만명분에서 두 배 수준으로 늘었으며 6월 초 공군 군용기를 보내 국내로 들여온다.

앞서 김부겸 국무총리는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준 바이든 대통령과 미국 정부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30세 이상 군 장병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달 28일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육군 수도군단 장병들이 백신을 맞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세 이상 군 장병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달 28일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에 마련된 예방접종센터에서 육군 수도군단 장병들이 백신을 맞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국은 이 물량이 6월 초 들어오는 대로 30세 이상 예비군(53만8000명),민방위 대원(304만명), 국방부·외교부 공무원과 군인 가족 등 국방·외교 관련자(13만7000명)에 쓰기로 했다. 정은경 청장은 “미국의 공여 사유를 고려해 대상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원래 현역 장병에 쓸 것으로 예상됐지만 접종 대상을 확대하는 부분을 미국과 협의해 국방과 관련된 인력을 접종하도록 계획을 세웠다. 국방부 관련자에는 국방부, 병무청, 방위사업청 공무원, 국방부 관련 연구원 등이 포함된다. 배우자 등 30세 이상 60세 미만의 군 관련 가족도 대상자에 들어간다.

정은경 청장은 “접종 대상자 명단을 각 부처로부터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명단이 확정되면 예방접종시스템에 올려 예약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백신이 100만명분인 만큼 선착순으로 예약을 받아 접종하고, 나머지 대상자들은 당초 계획에 따라 원래 예정대로 3분기 내 접종하게 된다. 필수적인 공무나 중요 경제활동으로 긴급하게 출장하는 이들에게도 일부 물량을 쓸 계획이다. 김기남 질병청 접종기획반장은 “따로 물량을 할당해 놓지는 않았다”며 “다른 백신을 맞지 못하는 경우 얀센 백신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상자는 6월 1일부터 11일까지 온라인을 통해 예약하면 된다. 준비를 거친 뒤 실제 접종은 6월 10일부터 20일까지 위탁의료기관인 동네 병의원에서 한다.

얀센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AZ), 화이자 백신에 이어 국내에서 세 번째로 지난 4월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도입되는 즉시 접종에 쓰일 수 있도록 당국은 긴급사용승인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국내에 처음 도입되는 만큼 식약처의 자체적인 품질 검사도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얀센 백신을 600만회분 들여오기로 했지만, 그간 국내에 들어온 물량은 없고 이번이 처음이다.

얀센은 AZ처럼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 항원 유전자를 침팬지에게만 감염되는 아데노바이러스 주형에 넣어 제조한 바이러스 벡터 방식의 백신이다. 영하 15~25도에서 2년간 보관할 수 있지만 냉장온도(2~8도)에서는 유효기간이 3개월로 다른 백신보다 짧은 편이다.

기존 접종에 쓰인 AZ, 화이자 등과 달리 1회 접종만으로 면역이 형성된다. 예방효과는 66.9%로, 변이 바이러스에도 효과(남아프리카공화국 64.0%, 브라질 68.1%)가 있다고 당국은 밝혔다. 정은경 청장은 “얀센 백신은 미국에서 1050만명 정도 접종을 진행한 백신”이라며 “미국 접종자 중에는 주한미군도 포함돼 있다. 주한미군 내 카투사 등 한국인도 이미 접종했다. 보고된 중대한 이상반응 사례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얀센 백신은 18세 이상에 쓸 수 있게 허가가 났지만 AZ처럼 희귀 혈전 논란이 있는 만큼 코로나19예방접종추진단은 코로나19 백신분야 전문가 자문회의와 예방접종 전문위원회 등을 거쳐 30세 이상에 대해서만 접종을 권고한 상태다. 앞서 미국에서는 지난달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식품의약국(FDA)이 얀센 백신 접종자에서 드물지만 심각한 형태의 혈전증이 나타난 사례를 검토하고 있다면서 접종 중단을 권고했었다. 이후 접종으로 인한 이득이 부작용 위험보다 앞선다는 결론을 내리며 접종을 재개했다. 다만 50세 미만 여성은 혈소판 감소를 동반한 혈전증의 위험이 높아진다는 경고 문구를 추가했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지난달 특이 혈전과 관련, 매우 드문 부작용 사례에 포함해야 한다면서도 전반적인 이익이 부작용의 위험보다 크다고 밝힌 바 있다. 정 청장은 “백신 접종을 진행하면서 여러 가지 이상반응, 특히 중대한 이상반응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위험도와 이득에 대한 평가들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초 미국이 제공키로 한 백신이 얀센이 된 만큼 30세 미만 군 장병41만4000명에 대해서는 화이자 백신으로 6월 중 접종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외 30세 이상 군 장병 11만7000명은 이미 접종을 완료한 상태다.

얀센 백신. AFP=연합뉴스

얀센 백신. AFP=연합뉴스

31일 도입 예정인 모더나 백신 5만5000회분은 30세 미만의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종사자에 쓰기로 결정했다. 앞서 AZ 백신의 30세 이상 접종 연령 허가에 따라 접종하지 못한 이들이다. 이 물량은 당초 정부가 2분기에 들어오려던 노바백스·얀센·모더나 271만회분 가운데 일부다.
정은경 청장은 “백신 물량에 맞게 대한병원협회를 통해 대장사를 선정하겠다”라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gn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