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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권위, 코인 다단계 소송 …비트코인 36% 추락, "잔인한 5월"

중앙일보

입력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암호화폐 투자자를 다단계 방식으로 모집한 뒤 20억달러(약 2조2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을 낸 투자 모집책에 대한 소송에 착수했다. 잇따른 악재로 비트코인은 30일 오후 4시 암호화폐 정보 매체 코인마켓캡 기준 24시간 전보다 2% 하락한 3만5925달러(약 4005만원), 이더리움은 4% 하락한 2439달러(약 271만원)선에서 거래 중이다.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센터 라운지 전광판에 가상화폐 시세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센터 라운지 전광판에 가상화폐 시세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증권거래위는 전날 뉴욕 연방 지방법원에 암호화폐 투자 회사 '비트커넥트'를 불법 홍보한 혐의를 받는 모집책 5명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다. 피소된 모집책들은 유튜브를 통해 투자자를 다단계 방식으로 모집해왔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트레이딩 봇'이라는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며 월 40%의 고수익을 약속하고 20억달러 이상의 투자금을 유치했다가 투자금을 대부분을 날린 것으로 전해졌다. 미 증권거래위는 이들 투자모집책이 브로커로 정식 등록하지 않고 투자자 보호 규정을 위반했다며 투자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잔인한 5월"…비트코인 36% 떨어졌다

미국 암호화폐 투자회사가 투자금을 날려 소송을 당하고 중국이 채굴장 단속 방침을 밝히는 등 크고 작은 악재 속에서 비트코인 시세는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5월 들어 지금까지 36% 넘게 급락했다. 이는 2011년 9월 이후 월간 기준 최대 하락 폭이다. CNN은 28일 "5월은 많은 암호화폐에 잔인한 달"이라며 "비트코인 폭락은 다른 암호화폐로도 번졌다"고 보도했다. 실제 이더리움은 지난 12일 4337달러(약 483만원)까지 올랐지만 30일 오후 4시 2439달러(약 271만원)로 주저앉으며 18일 만에 값이 40%이상 떨어졌다.

5월 비트코인 시세 그래프. [자료 코인마켓캡]

5월 비트코인 시세 그래프. [자료 코인마켓캡]

美 노벨상 교수 "암호화폐는 다단계 사기"

암호화폐가 고전하는 가운데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들은 암호화폐 회의론에 불을 지폈다. 로버트  쉴러 미국 예일대 교수와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 등 유명 경제학자들이 연일 암호 화폐는 가치가 없다고 지적했다.

24일 미국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쉴러 교수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암호화폐의 가치는 아주 모호해서 실질적 가치가 아니라 군중심리에 따라 시세가 좌우된다”며 “암호화폐 시장은 심리와 매우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 앞서 2013년 쉴러 교수는 경제학에 심리학을 접목한 행동경제학으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또 다른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크루그먼 교수도 암호화폐에 비판을 가했다. 지난 21일 크루그먼 교수는 미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비트코인은 화폐의 역할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여전히 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며 “효용을 찾을 수 없는 비트코인에 투자가 몰리는 것은 단순히 가격이 올라가기 때문이며 이는 다단계 사기 수법과 같다”고 지적했다.

5월 들어 암호화폐는 정부 규제라는 암초를 만나 급락을 거듭했다. 지난 21일 류허 중국 부총리는 국무원 금융안정발전위원회에서 "비트코인이 금융시스템 전반에 위협을 가한다"며 "비트코인 거래와 채굴을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역시 암호화폐 규제를 준비 중이다. 지난 20일 미 재무부는 1만달러(약 1127만원) 이상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들을 의무적으로 국세청에 보고토록 하는 규제안을 내놓았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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