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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코로나에 4조 달러 투하…1년간 한국 8년치 예산 쏟아부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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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미국 연방정부는 지난해 3월 이후 코로나19 지원책으로 약 4조 달러를 사용했다. 특히 대다수 미국인들에게 세 차례에 걸쳐 직접지원금을 지급하는 데 약 8040억 달러의 예산을 투입했다. [AP=연합뉴스]

미국 연방정부는 지난해 3월 이후 코로나19 지원책으로 약 4조 달러를 사용했다. 특히 대다수 미국인들에게 세 차례에 걸쳐 직접지원금을 지급하는 데 약 8040억 달러의 예산을 투입했다. [AP=연합뉴스]

미국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의회에서만 6조 달러(약 6700조원) 규모의 부양책을 통과시켰다. 이 중 이미 지급하거나 사용한 돈은 약 4조 달러(약 4466조원)다. 한국 1년 예산(2021년 기준 558조원)의 약 8배다.

코로나 극복에 약 6700조원 의회 통과 #중소기업·현금지급·실업급여에 쓰여 #재정적자 역대급 3조4000억달러 추정

이 천문학적 예산은 어디로 갔을까. 미 CNN방송은 27일(현지시간) 재정·예산 싱크탱크인 ‘책임있는 연방예산위원회(CRFB)’의 자료를 인용해 4조 달러의 쓰임새를 분석했다.

미국 코로나 19 지원 예산(전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미국 코로나 19 지원 예산(전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CRFB에 따르면 미 의회는 중소기업 살리기에 가장 많은 돈을 쏟아부었다. 약 1조 2000억 달러(약 1338조원)가 이에 들어갔는데, 주로 대출 탕감과 지원금 그리고 저금리 대출금 형식으로 지급됐다. 직원 급여에 자금을 지출한 중소기업의 대출금을 탕감해주는 데 8040억 달러(약 896조원)를 사용했고, 중소기업을 위한 저금리 장기 대출엔 2020억 달러(약 225조원)를 투자했다.

하늘길이 막히며 침체를 겪은 항공업계엔 690억 달러(약 77조원)를 지원했다. 이 밖에도 코로나19로 운영을 하지 못한 레스토랑과 극장, 공연장, 박물관 등에 약 60억 달러(약 6조 7000억원)를 지원했고, 추가로 390억 달러(약 43조 5600억원)를 지급할 예정이다.

미국 코로나 19 지원 예산(중소기업).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미국 코로나 19 지원 예산(중소기업).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다음으론 재난지원금 성격으로 국민에게 현금을 지급하기 위해 약 8040억 달러(약 898조원)를 썼다. 지금까지 대다수 미국인은 1인당 1차 1200달러(약 135만원·지난해 3월), 2차 600달러(약 68만원·지난해 12월), 3차 1400달러(약 158만원·올해 3월) 등 총 세 차례의 코로나19 지원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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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차 지급 대상은 각각 1인당 연간 소득 9만 9000달러(약 1억 1200만원), 8만 7000달러(약 9700만원), 8만 달러(약 9000만원) 이하 중산층 및 저소득층으로, 미 피터G피터슨 재단은 미국 전체 가구의 85%가 혜택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기간 실직자에게도 약 5590억 달러(약 623조원)를 지급했다. 현재 주마다 자격요건은 다르지만, 본인 과실이 아닌 정리해고 등 외부 요건으로 직장을 잃은 경우 연방 정부가 매주 300달러(약 33만원)를 지급한다. 이는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실업수당 프로그램으로 오는 9월 초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미국 코로나 19 지원 예산(직원지원금).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미국 코로나 19 지원 예산(직원지원금).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하지만 최근 미국에서 경제 활성화로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구인난이 이어지자, 공화당 측은 연방정부가 너무 많은 돈을 뿌려 실직자들의 근로 의욕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실업수당을 제외해도 미국 50개 주의 주당 실업급여는 평균 387달러(약 43만원)다. 이 때문에 주지사가 공화당 소속인 20여 개 주는 코로나19 실업급여 프로그램을 6~7월 조기 종료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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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이후 의료 시스템 전반에도 약 3260억 달러(약 363조원)를 투자했다. 이 중 1540억 달러(약 172조원)가 의사나 간호사 등 의료 종사자의 급여 보조금으로 사용됐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진단 키트 개발엔 약 900억 달러(약 100조원)를 배분했다.

이 밖에도 비대면 수업을 했던 초중고와 대학에 2310억 달러(약 258조원), 세입자 임대료와 주택담보대출 등에 580억 달러(약 65조원) 등을 지원했다. 또 약 4250억 달러(약 474조원)를 지급해 주 정부 및 지자체의 코로나19 관련 비용을 보전했다.

CRFB는 의회가 이미 약 6조 달러의 부양책을 통과시킨 만큼 추후 2조 달러(약 2234조원)의 천문학적인 예산이 더 쏟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CRFB는 “미국의 기록적인 재정적자가 예상된다”며 “미 의회예산국(CBO)은 올해 재정적자를 2조 3000억 달러(약 2564조원)로 추정했지만, 우리는 미국 구조 계획(American Rescue Plan) 예산안의 영향으로 3조 4000억 달러(약 3791조원)의 재정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계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만 미국 구조 계획의 간접적인 경기 부양 효과를 계산하면 향후 수년 안에 적자 폭은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구조 계획은 1조 9000억 달러 규모의 조 바이든 표 코로나19 부양책이다. 미국은 이미 2020년 역대 최다인 약 3조1000억 달러(약 3456조원)의 재정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석경민 기자 suk.gyeo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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