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베이징 1공장 매각한다…中에서 고강도 다이어트 추진

중앙일보

입력 2021.05.30 14:59

업데이트 2021.05.30 15:17

현대차의 중국 내 합작법인 베이징현대의 베이징 1공장 야적장에 생산된 차들이 줄을 지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현대차의 중국 내 합작법인 베이징현대의 베이징 1공장 야적장에 생산된 차들이 줄을 지어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현대자동차가 중국 내 첫 생산기지로 삼았던 베이징(北京) 1공장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결정은 현대차가 중국에서 대대적으로 진행 중인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대량생산·대량판매’ 모델의 폐기를 의미한다. 현대차가 베이징 1공장을 매각할 경우 중국 생산능력은 연간 150만대에서 120만대로 20% 정도 줄어든다.

첫 중국 공장, 현지 당국에 매각 추진 

30일 증권시보를 비롯한 중국 현지 언론은 현대차가 베이징시 순이(順義)구 정부에 베이징 1공장 용지를 매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현대차의 공장 부지를 인수한 뒤 신생기업(스타트업) '리샹'의 전기차 공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샹은 60억 위안(약 1조500억원)을 투자해 현대차의 베이징 1공장을 내년 말까지 전기차 생산시설로 개조할 예정이다. 앞서 기아도 2019년 6월 옌청 1공장(14만대 규모)을 합작법인 주주(위에다그룹)에 전기차 공장 용도로 장기 임대해 줬다.

베이징 1공장은 2001년 현대차가 중국에 처음 진출했을 당시 현지 기업인 베이징기차와 합작해 세웠다. 현지 판매 10년 만에 '100만대 생산·100만대 판매'를 달성하는 등 '현대의 속도'를 상징했던 곳이지만, 2017년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이후 가동률이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중국 정부의 도시환경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2019년 4월부턴 아예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차기아의중국판매추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현대차기아의중국판매추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현대차는 최근 중국에서 전략적으로 생산 규모를 감축하고 있다. 소형차 위주의 대량 판매 방식이 더는 중국에서 통하지 않는다는 판단 아래 사업 방식을 전면 수정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중국 판매량은 각각 44만1000대, 22만4000대에 그쳤다. 현대차그룹은 예전처럼 소형차·세단에 주력하는 대신, 전기차 ‘아이오닉5’와 제네시스를 앞세우는 방식으로 브랜드 리빌딩(재건) 작업을 벌이고 있다.

택시 줄이고, 딜러 할인 없애는 극약처방   

브랜드 재건 작업 차원에서 현대차는 중국에서 판매량을 손 쉽게 늘릴 수 있는 택시 영업 비중을 줄였다. 2000년대 초반 중국에 처음 진출했을 때만 하더라도 ‘아반떼 택시’가 현대차를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했지만, 이젠 현대의 브랜드 가치를 깎아먹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에서다.

마커스 헨네 제네시스 중국법인장은 19일 ″중국에서 G80 전기차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건 중국 시장에 대한 제네시스 브랜드의 의지″라고 말했다. [사진 제네시스 유튜브 계정 캡처]

마커스 헨네 제네시스 중국법인장은 19일 ″중국에서 G80 전기차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건 중국 시장에 대한 제네시스 브랜드의 의지″라고 말했다. [사진 제네시스 유튜브 계정 캡처]

최근 중국 시장 진출을 선언한 제네시스는 온·오프라인 판매 방식에 관계없이 '원 프라이스'(단일 가격) 정책을 지키기로 했다. 딜러 위주의 '제 살 깎아먹기'식 할인 관행에서 벗어나겠다는 취지다. G80·GV80 중국 판매분은 현대차그룹중국지주회사(HMGC)가 울산 공장에서 직접 수입한다.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 역시 울산공장에서 조립해 중국 법인을 통해 수출한다. 팰리세이드의 중국 가격은 29만8800위안(약 5100만원) 수준으로 국내 출고가격(3500만원대)보다 높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현대차그룹의 의미있는 중국 사업 회복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올해에는 사업구조조정 효과 등이 점진적으로 나타나면서 2018년 이후 계속된 판매 감소세에선 벗어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올 1~4월 중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12만3751대)은 전년 대비 27% 증가했지만, 기아(4만6635대)는 27% 감소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현대차기아의중국법인영업손익.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현대차기아의중국법인영업손익.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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