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츠랩]이베이 손에 넣으면 몰라도···이 종목 안 사서 배 아플 일 없다

중앙일보

입력 2021.05.30 10:00

업데이트 2021.08.09 14:12

올해 프로야구, 유례없는 1위 쟁탈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최강자가 없기도 하지만 의외로 잘하는 팀도 등장. SSG 랜더스(전 SK)가 대표적인데요. 현재 단독 1위!! SK가 예전엔 왕조라 불릴 만큼 잘했지만 지난해는 9위. 개막 전 ‘신세계 인수+추신수 영입’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습니다. 정용진 부회장 특유의 소통력(인스타 왕!)도 인기에 한 몫. 야구는 잘하는데 주가는 또르르. 오늘은 이마트를 들여다봤습니다.

이마트

온 가족, 마트에 장보러 가던 시기는 저물고

신선식품 이커머스는 쿠팡·마켓컬리에 끼여

이베이코리아 인수 성공하면 퀀텀점프 가능성 

이마트. 셔터스톡

이마트. 셔터스톡

"이마트 주가가 많이 내려갔으니 살 때 된 것 아니냐"는 분들이 부쩍 많아졌습니다. 길게 보면 이마트는 2018년 초 30만원을 찍은 뒤 계속 좋지 않은 모습. 코로나 충격으로 10만원대까지 추락했다가 지난해 여름부터 꾸준히 상승해 18만원대까지 올랐는데요. 하지만 2월 16일 18만9000원을 정점을 찍은 뒤 다시 내리막길을 타 15만원대에 머물고 있네요.

의아한 대목. 최근 실적은 매우 좋았기 때문! 이마트의 1분기 매출은 5조89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1%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은 1232억원으로 154.4%나 급증. 일단 마트가 잘 됐습니다. 이마트는 전국 161개(트레이더스 20개 포함) 점포를 보유. (홈플러스 139개, 롯데마트 112개) 이커머스의 거센 공세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은 2018년 이후 주춤했는데 지난해와 올핸 식품 수요가 늘면서 재미를 좀 봤습니다. 코로나 덕이죠. 뭐.

실적이 괜찮은데 주가가 안 간다면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겁니다. 사업 구조부터 좀 들여다볼까요? 신세계그룹의 큰 두 축은 이마트와 백화점. 정용진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는 마트와 슈퍼마켓, 편의점, 복합쇼핑몰 등이 핵심 사업. 이마트의 지난해 연결 매출은 22조원. 이마트의 매출이 3분의 2, 연결 자회사의 매출이 3분의 1 이런 구조입니다.

이마트 용산점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마트 용산점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일단 큰형 ‘마트’가 잘 돼야 하는데. 올해까진 그럭저럭 버티겠지만 조금만 내다보면 글쎄요. 국내에 대형마트가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게 1990년대 초니 한 30년 정도는 장사가 잘됐지만. 그런데. 몇 년 전부터는 흐름이 좀 바뀌기 시작합니다. 일단 옷이랑 신발 정도 팔던 인터넷(모바일 포함) 쇼핑이 이제 식품을 중심으로 마트의 시장을 잠식해가고 있습니다. 그것도 빠르게. 1인 가구가 늘면서 수요층 자체가 ‘많이 살 필요 없는 사람들’로 채워지는 것도 부담!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마트 자체를 더 늘리기 힘든 상황. (2018년 143개→2021년 141개) 경쟁사의 사정도 비슷한데 롯데마트는 2년 새 매장을 13개나 없앴습니다. 창고형 할인매장(트레이더스, 2010년 1개→2021년 20개)을 늘리고, 자체개발상품(PB, 노브랜드) 키우는 게 대안인데요. 단기 성적은 괜찮은 편이지만 마트의 성장 정체를 상쇄할 정도는 아니죠.

힘을 싣는 또 하나의 영역 바로 복합쇼핑몰. 이마트는 지분 100%를 보유한 신세계프라퍼티를 통해 스타필드 하남 등 7개 복합쇼핑몰을 운영 중인데요. 사실 복합쇼핑몰은 덩치는 크지만, 딱히 돈 되는 사업은 아닙니다. 코로나 영향이 줄면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2배로 증가했지만 50억원대로 규모는 작죠. 부동산 개발이니 미래 자산가치 상승효과는 있겠지만 역시 주력은 아닙니다.

오프라인이 정체된 동안 온라인 쇼핑몰의 시장 규모는 2016년 40조원에서 지난해 118조원으로 커졌습니다. 앞으론 더 그럴 거고요. 유통업만의 일도 아니고, 결국 온라인 시장에서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는 것. 그래서 이마트도 SSG.COM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인수한 야구단에 붙인 이름만 봐도 알 수 있죠.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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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식품 배송 시장의 최강자가 되겠다는 게 SSG.COM의 목표지만 이 시장이라고 쉬울 리 없죠. 로켓배송(쿠팡), 샛별배송(마켓컬리)의 틈바구니에 낀 형국.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은 21%, 온라인 음식료품 판매액은 33% 증가. 쿠팡의 매출은 74%나 늘었습니다. ‘크고는 있지만, 그룹의 미래를 짊어지기엔 한참 멀었다’ 정도로 이해하면 될 듯.

전반적으로 좋은 분위기는 아니지만, 네이버와의 제휴가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낼 수도 있습니다. 지난 3월 네이버와 2500억원대 지분 교환을 통해 ‘반쿠팡 동맹’을 결성! 이커머스 1위 네이버와 탄탄한 도심 물류망을 갖춘 이마트의 시너지는 파괴력이 있습니다. 당장 이베이 인수전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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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7일 이베이코리아의 새 주인이 결정되는데 이마트와 롯데, SK텔레콤, MBK파트너스(사모펀드)가 후보입니다. G마켓과 옥션, 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거래액이 20조원에 달하는 국내 3위 이커머스 업체입니다. 이마트 입장에선 매우 중요한 일! 워낙 가격이 결정적이기 때문에 자금력이 탄탄한 롯데가 유력하다는 얘기가 있지만, 네이버가 힘을 보태면 얘기가 달라지겠죠. 이마트가 이베이를 손에 넣으면? 단숨에 최상위권에 합류할 수 있습니다. 반면 실패하면? 당분간 이런 기회는 없을 겁니다.

스타벅스 이슈도 있습니다. 지금은 이마트 50%, 스타벅스 본사 50%인데 본사 지분 20%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란 소식입니다. 한국에서 유독 잘 나가는 스벅! 지난해에만 1644억원을 벌었는데 이마트 전체 영업이익이 2372억원이었으니 영향력이 대단하죠. 지분이 70%로 늘면 스타벅스코리아의 실적도 이마트 연결 실적으로 잡히니 투자 심리 개선 효과는 있겠네요!

결론적으로 6개월 뒤:

안 샀다고 크게 배 아플 일 없을 듯

Innovation 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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