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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악연에도 "MB, 尹 찍을것"…여기 '이준석 돌풍' 이유 있다 [뉴스원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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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승욱 정치팀장의 픽: 이준석 현상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야권의 대선후보가 된다면 이명박(MB)·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은 어떤 기분일까. 적폐 수사를 주도하며 자신들을 구속시킨 ‘야당 대선후보 윤석열’을 두 사람은 과연 지지할 수 있을까.

최근 사석에서 만난 MB의 최측근에게 이 질문을 던졌더니 1초만에 “찍으실 것”이란 답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안양교도소에 수감중인 MB가 4·7 서울시장 재보선 때 주변에 했다는 말을 소개했다. "국민의힘 후보(오세훈 시장)와 안철수가 따로 출마를 하게 된다면 그 때는 누구를 찍을지 저마다 선택을 해야겠지만, 단일화만 된다면 무조건 그 사람을 찍어야 한다…."

MB의 이 말을 전한 측근은 "윤 전 총장이 야권의 대표 주자가 된다면 MB는 분명히 지지할 것"이라며 "자신을 감옥에 보낸 사람이라도 괘념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2018년 MB의 첫 수감 때와 2020년 재수감 때 두 번 모두 논현동 자택을 찾았다는 전직 의원도 “다른 건 아무 것도 생각 말고, 정권교체만 생

각해야 한다”는 당시 MB의 말을 기억해냈다. 쉽게 말하면 '정권교체를 위해서라면 윤석열이든 누구든'이란 의미다.  

물론 MB측의 공식 입장은  "수감중인 이 전 대통령은 정치적 발언을 할 기회가 없고, 윤 전 총장에 대해서도 생각을 직접적으로 밝힌 적이 없다"(장다사로 전 기획관)는 것이다. 하지만 일부 측근들 사이에선 이처럼 여러가지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에서 자신의 비전을 발표하고 있는 이준석 후보. 그는 28일 발표된 예비경선 결과에서 압도적인 1위로 본선행을 결정지었다. 오종택 기자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에서 자신의 비전을 발표하고 있는 이준석 후보. 그는 28일 발표된 예비경선 결과에서 압도적인 1위로 본선행을 결정지었다. 오종택 기자

이 시점에 MB 얘기를 불쑥 꺼낸 건 요즘 핫 이슈인 ‘이준석(36) 현상’을 설명하는 힌트가 될 수 있어서다. 기존의 정치 문법에 비춰보면 이준석 돌풍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우선 그는 깜짝 등장한 스타가 아니다. 10년 동안 새누리당-바른정당-바른미래당-미래통합당-국민의힘에서 활동해온 중고 정치인이다.

 그런데 지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2030세대와 공감하는 정치인으로 떠오르더니 또 한 달 만에 갑자기 ‘보수혁신’의 아이콘으로 성장했다. 결정적으로 정권교체를 갈망하는 사람들 사이에 '이준석이라야 당이 바뀌고 정권 교체 가능성이 커질 것', '다른 사람이면 영남당이나 꼰대당으로 찍히면서 대선에서 실패할 것'이란 프레임이 견고하게 짜여졌다.

 28일 결과가 발표된 예비경선은 당원투표와 일반 여론조사 50대 50으로 치러졌다. 그럼에도 이준석이 압도적 1위를 차지한 걸 보면 보수적이라는 국민의힘 당원들 상당수도 이미 “정권교체를 위해선 이준석이든 누구든”대열에 합류한 모양새다. MB 측근들이 전한 "정권 교체를 위해선 윤석열이든 누구든"이 그렇듯 대선 승리에 목마른 이들의 절규와도 같은 느낌이다.

지금까지 이준석이 도전자였다면, 이제부터 2주간은 나경원과 주호영이 도전자다.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겪은 두 베테랑은 ‘이준석 돌풍’을 무너뜨릴 반전의 묘수를 찾아낼 수 있을까. 다음주의 포인트다.

서승욱 정치팀장 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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