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병? 이젠 금요병 생겼다…직장인 원하는 출근 요일은

중앙일보

입력 2021.05.30 05:00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세일즈포스는 최근 대대적인 사무실 공사를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재택근무와 사무실 근무를 필요에 따라 섞는 '하이브리드 근무'가 정착하면서 사무실 구조도 이에 맞게 바꿔야 할 필요가 생기면서다.

이 회사 직원들의 출근 일수는 주 1~3회. 출근자 수가 들쑥날쑥하다 보니 사무실 밀집도도 매일 달랐다. 회사 측은 “사무 공간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실내 디자인 변경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건너편의 한 초고층건물 53층 사무실이 코로나19 여파로 비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건너편의 한 초고층건물 53층 사무실이 코로나19 여파로 비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에서 코로나19 이후 많은 기업이 하이브리드 근무제를 도입하면서 특정 요일에 사무실이 비거나 꽉 차는 문제에 직면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출근 선호도가 높은 요일로 ‘쏠림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세일즈포스에서는 목요일이 가장 인기 있는 사무실 출근 요일로 분석됐다. 이 때문에 매주 목요일이면 회의실과 공동작업 공간을 확보하느라 팀 간 '전쟁'이 벌어질 지경이라고 한다. 반면 월요일과 금요일은 사무실이 25%도 차지 않는다. 부서에 따라 일부 층 전체가 비어 있는 경우도 있다.

세일즈포스 인사책임자인 브렌트 하이더는 “하이브리드 근무 세상에서 직장인들에게 월요일과 금요일은 더는 업무만 하는 날이 아니다”라며 “이제는 목요일이 제2의 월요일이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영국 런던의 상당수 기업들이 재택근무에 들어가 건물 사무실이 모두 비어 있다. [로이터=연합뉴수]

지난해 3월 영국 런던의 상당수 기업들이 재택근무에 들어가 건물 사무실이 모두 비어 있다. [로이터=연합뉴수]

이런 현상은 호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EY 호주’가 지난 3월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70%는 코로나19 이후 하이브리드 근무 등 유연한 업무 형태를 원한다고 답했다. 또 적절한 사무실 근무 일수는 평균 3.3일, 선호하는 출근 요일은 목요일, 선호하는 재택근무 요일은 월·금요일을 꼽았다.

호주의 금융기술회사 브라이테는 직원들이 선호하는 업무 형태를 고려해 월·금요일에는 10∼15%의 직원만 사무실에 나오도록 하고, 회의나 사교 행사도 계획하지 않는다. 대신 일이 많은 날에는 직원 70∼80%가 출근하도록 했다. 선호하는 요일과 업무량에 맞춰 업무 분배를 유연하게 바꾼 것이다.

필리타 클라크 파이낸셜타임스(FT) 부편집장은 지난 16일 칼럼에서 출근 선호 요일 현상을 소개하며 월·금 사무실 근무 기피 패턴도 ‘월요병’의 일종으로 설명했다. 그는 “한 주의 시작인 월요일에는 상당수가 출근과 등교를 피하고 싶은 ‘월요병’을 겪는다”면서 다만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로 “월요병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각 사업군별 단계적 하이브리드 근무를 적용하고 있지만, 월요일과 금요일의 재택근무는 사실상 금지했다. [로이터통신=연합뉴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각 사업군별 단계적 하이브리드 근무를 적용하고 있지만, 월요일과 금요일의 재택근무는 사실상 금지했다. [로이터통신=연합뉴스]

일부 기업은 재택근무자가 많아 사무실이 비는 월·금요일에 생산성이 떨어질까 우려하기도 한다. 오는 7월 초 전원 사무실 복귀를 앞둔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이 대표적이다. JP모건은 지난 4월부터 부서별로 하이브리드 근무를 적용하고 있다. 직원들은 재택근무 요일을 신청할 수 있지만, 월·금요일은 예외다. JP모건 측은 “코로나19 재택근무 동안 월·금요일 휴무자가 많았다”면서 “월·금요일 만큼은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근무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사무실의 빈 공간이 주는 분위기를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기업 업무 환경 컨설팅 업체인 ‘AWA’는 “빈 사무실은 에너지가 낮고, 침체한 분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재택근무 선호도가 높은 월·금요일에 직원들을 사무실로 유인할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사무실 밀집도를 일정 수준 유지하기 위해 부서별로 자리를 배치하는 전통적 방식을 깨고 근무 형태에 따라 분류해 한 층으로 모으는 방법을 제안했다.

한편 직장 모니터링 기업 프로도스코어(Prodoscore)가 지난해 직장인 7000명을 대상으로 생산성을 측정한 결과 월·금요일 생산성은 다른 요일보다 낮게 나타났다. 다만 이 결과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도 비슷했다. FT는 “코로나19 재택근무가 요일별 생산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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