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 썼다는 조국 회고록에 與 “가슴 아리다” 野 “셀프 미화”

중앙일보

입력 2021.05.29 10:57

업데이트 2021.05.29 10:58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내달 1일 출간하는 책 『조국의 시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내달 1일 출간하는 책 『조국의 시간』

다음 달 1일 출간을 앞둔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회고록인 『조국의 시간: 아픔과 진실 말하지 못한 생각』을 놓고 정치권이 묘하게 술렁이고 있다. 2019년 이른바 ‘조국 사태’를 촉발해 정치권과 사회 전반에 파문을 몰고 왔던 조 전 장관이 돌연 대선을 약 9개월 앞둔 시점에서 책을 내자 여당에선 “가슴 아프다”는 반응이, 야당에선 “뻔뻔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여권에선 대선 주자들이 잇따라 입장을 냈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27일 페이스북에 책 출간 사실을 알리는 조 전 장관의 글을 공유한 뒤 “참으로 가슴 아프고 미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가족이 수감되고 스스로 유배 같은 시간을 보내는데도 정치적 격랑을 그의 이름을 수없이 소환했다”며 “그가 고난 속 기반을 놓은 정부 개혁 과제들, 특히 검찰개혁 완성에 저도 힘을 바치겠다”고 덧붙였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이룸센터에서 '이낙연의 약속' 출판기념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이룸센터에서 '이낙연의 약속' 출판기념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 전 대표는 지난 27일 출간한 대담집 『이낙연의 약속』에서 “입시의 경우 논문 제1저자 등재나 특정계층 학생들만의 부모 찬스를 이용해 인턴을 하는 조건은 공평한 제도가 아니다”는 취지로 비판했는데, 이를 놓고 조 전 장관을 우회 비판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전날 라디오에선 “그런 것이 아니다. 조 전 장관이 등장하기 훨씬 전 이명박 정부 시대에 도입된 제도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이런 해석을 부인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28일 “공인과 검증이라는 이유로 발가 벗겨지고 상처 입은 가족의 피로 쓴 책이라는 글귀에 가슴이 아리다”며 “조국의 시간은 공정과 불공정이 교차하고 진실과 거짓이 숨을 몰아쉰 넘기 힘든 고개였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에선 조 전 장관 저서에 대한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진중권 “이 친구의 멘탈은 연구 대상”

야권에선 혹평이 쏟아졌다. 황규환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27일 구두 논평에서 “조 전 장관은 재판 중인데도 억울하다며 또다시 국민 기만극을 펼치고 있다”며 “끝까지 반성은 없고 죄송하다 말하지 않으며 되레 당당히 출판까지 하는 몰염치와 국민 기만은 이 정권의 축소판을 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조 전 장관에게 고맙다고 해야 할 판”이라는 반응까지 나왔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야당은 새 지도부를 구성하기 위해 쇄신을 외치는데 저편에선 조국 사태 장본인이 스스로 ‘셀프 미화’에 나선 꼴”이라며 “오히려 민주당 난감한 상황으로, 이미 조 전 장관 책에 대해 공식 입장을 쉬쉬하며 여론의 눈치를 살피지 않느냐”고 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명예교수도 29일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려면 조국기(조국+태극기) 부대에 아부해야 하고, 그러면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커진다”며 “민주당이 골치 아프게 됐다”고 지적했다. 조 전 장관에 대해선 “이 친구의 멘탈은 연구 대상”이라고 했다.

2019년 7우러 25일 당시 조국 민정수석이 청와대에서 열린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 전 열린 차담회에서 윤 총장에게 자리를 안내하는 모습. 연합뉴스

2019년 7우러 25일 당시 조국 민정수석이 청와대에서 열린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 전 열린 차담회에서 윤 총장에게 자리를 안내하는 모습. 연합뉴스

370쪽 남짓의 조 전 장관의 회고록에는 법무부 장관 지명 뒤 자신을 둘러싼 사태에 대한 소회와 해명 등이 담겼다. 그는 회고록에서 야권 대선 주자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서 “현직에 있을 때부터 수구 보수 진영의 가장 강력한 대권 후보였다”며 “대통령 2명을 감옥에 보낸 윤석열은 조국 수사와 검찰 개혁 공방이 계속되는 시점에서 문재인 대통령도 ‘잠재적 피의자’로 인식하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은 자녀 입시 비리와 사모펀드 관련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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