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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컷 세계여행] 기지개 켜는 저항의 도시 '반스카 비스트리차'

중앙일보

입력

슬로바키아 반스카 비스트리차

슬로바키아는 유럽 정중앙에 자리해 있습니다. 해서 ‘유럽의 배꼽’이라 불립니다. 300년 가까이 헝가리 제국의 수도였고, 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의 손아귀에도 넘어갔습니다. 부침이 많았던 만큼 다양한 역사와 유적을 품고 있습니다.

‘저항의 도시’로 꼽히는 반스카 비스트리차는 1944년 독일에 대항해 민족 봉기를 일으켰던 역사의 현장입니다. 도심 한복판에 이를 기리는 SNP 박물관과 기념비가 있습니다. 피 끓던 민족 봉기의 터전은 걷고 싶은 거리로 변한 지 오래입니다. SNP 광장을 중심으로 르네상스·바로크 양식 건축이 즐비한데, 그 틈새로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과 노천카페가 어우러져 있죠. 20m 높이의 광장 시계탑에 오르면 중세거리를 내려다보는 듯합니다.

슬로바키아도 코로나19를 피해가지는 못했습니다. 지난해 10월 국가비상사태에 돌입했고, 반스카 비스트리차 번화가의 상점은 대부분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당연히 여행자의 발길도 끊겼습니다. 감염병 확산세가 잦아들면서, 지난 14일 슬로바키아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해제했습니다. 등급에 따라 식당·극장·쇼핑몰 등이 다시 문을 연다는 소식. 반스카 비스트리차 SNP 광장의 거리도 다시금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저항의 도시에도 다시 봄이 깃들고 있을 터입니다.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

반스카 비스트리차 SNP 광장의 풍경. 2015년 봄 촬영한 모습들이다. 백종현 기자

반스카 비스트리차 SNP 광장의 풍경. 2015년 봄 촬영한 모습들이다. 백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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