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해상풍력 ‘바람 맞았다’…어촌계 7곳 중 4곳만 동의

중앙일보

입력 2021.05.29 05:00

청사포 해상 풍력 단지 반대 주민 대책위원회와 부산시의회 김광모 의원은 지난 2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기업벤처위원회 이학영 위원장을 만나 사업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 [사진 해운대 해상풍력 반대대책위원회]

청사포 해상 풍력 단지 반대 주민 대책위원회와 부산시의회 김광모 의원은 지난 2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기업벤처위원회 이학영 위원장을 만나 사업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 [사진 해운대 해상풍력 반대대책위원회]

부산 청사포 앞바다에 조성되는 해상풍력 발전단지의 인접지역 7개 어촌계 가운데, 4개 어촌계만이 이 사업에 동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3개 어촌계는 피해가 예상된다면서 동의하지 않고 있어, 사업 진행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28일 중앙일보 취재 결과 해상풍력 발전단지 사업을 추진하는 지윈드스카이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7개 어촌계를 상대로 24번 설명회를 진행했지만, 해상풍력 사업에 동의한 어촌계는 청사·송정·미포·우동 등 4개뿐이다. 나머지 남천·민락·용호 어촌계는 동의서에 서명하지 않았다.

어촌계 동의없이 사업 어려워…주민 1만3000명 반대  

지윈드코리아는 해운대구 청사포 인근 바다에 40MWh 규모의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해안가에서 1.2~1.5㎞ 떨어진 곳에 해수면 기준 100m 높이의 터빈 9기를 설치한다. 3만5000가구의 연간 전기 사용량인 연 10만MWh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지윈드스카이가 2017년 9월 산업통상자원부 허가를 받은 후 해상시추 지질 조사를 시도 중인 상태다.

부산 해운대구 관계자는 “지윈드스카이가 해상풍력 단지 조성을 위해 공유수면 점유·사용 허가를 받으려면 어촌계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며 “동의를 받은 어촌계는 4개뿐이어서 현재로써는 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말했다. 해운대구는 이런 이유로 지난 4월 15일 산자부와 부산시에 사업 재검토를 요청했다.

부산시는 해운대구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 21일 산자부에 해상풍력 발전단지 사업이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해상풍력 발전사업 반대대책위가 주민 1만3000명에게 반대 서명을 받았다는 사실 등도 근거로 제시했다.

반대대책위는 정치권과 함께 연일 반대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김광모 부산시의원과 반대대책위 이운성 위원장 등은 지난 25일 국회를 찾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장인 민주당 이학영 의원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이 위원장은 “직접적인 이해당사자인 어촌계 동의조차 다 받지 못한 사업을 지윈드스카이가 강행하려 한다”며 “소음·진동·전자파 발생과 해양생태계 교란, 해양이용 제한 등의 부작용이 우려되는 이 사업은 당장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3일 제주시 한경면 두모리에 위치한 탐라 해상풍력발전소의 전경. 최연수 기자

지난달 3일 제주시 한경면 두모리에 위치한 탐라 해상풍력발전소의 전경. 최연수 기자

찬성 주민 1000여명 “미래 세대 위해 필요”

반면 이 사업을 찬성하는 청사포 해상풍력 발전사업 추진위원회는 지난 10일부터 부산시의회와 해운대구청 등에서 사업 추진을 위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2일엔 청사포 해상풍력단지 조성 촉구 집회를 열었다.

추진위는 “그동안 일부 정치인들이 앞장서면서 청사포 해상풍력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만 부각됐지만, 이 사업 추진을 위한 청원서에 28일 기준 1000명 넘게 동의했다”며 “일부 반대 측의 주장만 듣고 주민 수용성을 판단하면 안 된다. 미래 세대를 위해 해상풍력은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 찬반 의견이 갈리는 상황에서 산자부가 사업 기간연장 허가를 내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윈드스카이가 허가받은 사업 완료 기간은 올해 12월이다. 사업 기간을 연장하려면 산자부에 신청해 심사를 받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지윈드스카이 관계자는 “찬성하지만 침묵하는 다수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게 관건”이라며 “이 사업의 취지를 제대로 알리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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