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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뚱한 환경공주" 툰베리 조롱…환경 지적당한 中의 뒤끝

중앙일보

입력 2021.05.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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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후월드]

스웨덴의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8)가 최근 중국 언론과 공방을 벌였다. 중국의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를 지적하는 툰베리를 향해 중국 관영 매체들은 원색적인 조롱까지 섞어 거칠게 반격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사건은 그가 이달 초 올린 트윗에서 시작됐다. 툰베리는 "중국의 한 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모든 선진국의 배출량 합보다 많다"는 CNN 기사를 트위터에 인용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방침을 바꾸지 않는 한 기후변화 위기는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툰베리는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의해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고 있고, 많은 제품을 생산한다”며 “그러나 그것이(개발도상국이란 것이) 미래와 현재의 환경을 망치는 것에 대한 변명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사진은 지난 2020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언론 간담회를 갖기 전 그레타 툰베리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사진은 지난 2020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언론 간담회를 갖기 전 그레타 툰베리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이에 중국 관영매체 차이나데일리는 "툰베리는 본인이 채식주의자라고 주장하지만 성장한 정도로 따지면 툰베리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적지 않다"고 공격했다.

중국에서는 그레타 툰베리를 '환경공주'로 부르면서 비판하고 있다. 중국 SNS 상에는 툰베리가 살이 찐 것처럼 묘사된 사진들이 퍼지고 있다.[웨이보]

중국에서는 그레타 툰베리를 '환경공주'로 부르면서 비판하고 있다. 중국 SNS 상에는 툰베리가 살이 찐 것처럼 묘사된 사진들이 퍼지고 있다.[웨이보]

앞서 툰베리는 지난 22일 국제 생물다양성의 날에 동영상을 통해 "우리가 야채를 주로 먹는 식사로 바꾸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매년 최대 80억t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런 그에게 중국 언론은 채식주의자치고는 통통하다며 조롱 섞인 반격을 한 것이다. 영국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이후 중국 인터넷상에는 툰베리가 마치 살찐 것처럼 보이는 가짜 합성 사진까지 퍼졌다.

AFP통신은 그레타 툰베리의 살찐 사진은 조작된 것이라는 팩트체크 기사를 올렸다. [트위터]

AFP통신은 그레타 툰베리의 살찐 사진은 조작된 것이라는 팩트체크 기사를 올렸다. [트위터]

이와 관련, AFP통신은 '살찐 툰베리'의 사진은 조작된 것이라는 기사를 팩트체크 형식으로 전하기도 했다.

AFP통신은 툰베리의 실제 사진(오른쪽)을 조작해 뚱뚱해 보이도록 만든 가짜 사진(왼쪽)이 인터넷 상에 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AFP통신]

AFP통신은 툰베리의 실제 사진(오른쪽)을 조작해 뚱뚱해 보이도록 만든 가짜 사진(왼쪽)이 인터넷 상에 돌고 있다고 지적했다. [AFP통신]

이 보도를 접한 툰베리는 지난 22일 "중국 미디어로부터 살이 쪘다며 모욕당한 것은 기묘한 경험"이라면서 "모욕당했다는 사실은 반드시 내 이력서에 들어갈 것"이라고 맞받았다. 환경운동가로서 중국의 모욕을 '훈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그레타 툰베리는 "중국 국영미디어로부터 내가 살이 쪘다고 모욕을 당한 것은 꽤 이상한 경험이었다"면서 "이 사실은 내 이력서에 반드시 들어갈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트위터]

그레타 툰베리는 "중국 국영미디어로부터 내가 살이 쪘다고 모욕을 당한 것은 꽤 이상한 경험이었다"면서 "이 사실은 내 이력서에 반드시 들어갈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트위터]

툰베리에 대한 거친 공격은 그만큼 중국이 온실가스 문제에 민감해한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2020년 1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기후변화 관련 시위에 참석한 툰베리 [로이터=연합뉴스]

2020년 1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기후변화 관련 시위에 참석한 툰베리 [로이터=연합뉴스]

툰베리는 온실가스 배출 총량에서 중국이 1위라는 점을 강조했다. 반면 중국 측은 그보다는 1인당 배출량을 봐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중국 글로벌 타임스는 기고문을 통해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나라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온실가스 배출 총량만 중시해서는 안 되고 1인당 배출량을 따지는 것이 더 공평하다고 주장했다.

2020년 1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기후변화 관련 시위에 참석한 툰베리 [로이터=연합뉴스]

2020년 1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기후변화 관련 시위에 참석한 툰베리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로듐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 배출량의 27%(1위)를 차지했다. 미국은 11%로 2위였다.

다만 중국의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10.1t으로 미국(17.6t)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0.5t)보다는 낮았다.

국제사회에서 '공공의 적'으로 낙인찍히는 게 싫은 중국 입장에선 "중국의 온실가스 배출이 가장 많다"는 툰베리의 발언이 달가울 리 없다. 더군다나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미국은 기후변화 문제를 최우선 의제로 삼고 중국 등을 압박할 태세다. 이 때문에 '기후 변화 아이돌'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툰베리를 공격하는 방식으로 미리부터 중국을 향한 비난을 차단하고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서방의 환경 논리에 맞서기 위해 먼저 툰베리라는 '메신저'를 공격하고 나선 것이란 얘기다. 중국신문망은 "서양식 친환경은 폐품을 양산하는 피켓을 들고 항의한 뒤 매연을 일으키는 자동차를 몰고 돌아가며 지구를 오염시키는 것"이라며 서구 환경 운동가들을 공격했다. 중국 언론에는 "나무 한 그루 심지 않고 사막에 풀 한 포기 심지 않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기후변화에 항의하는 피켓을 들고 다니는 '환경 공주'(툰베리를 지칭)가 환경을 더럽히고 있다"는 글도 올라왔다.

中 "툰베리, 후쿠시마 오염수 배출에 침묵" 

중국의 '툰베리 공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배출을 결정할 때도 중국 관영언론은 툰베리를 언급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4월 19일 사설을 통해 "일본이 후쿠시마 폐수를 바다에 버리기로 결정한 뒤, 툰베리는 대부분의 서구 언론과 마찬가지로 그 결정을 리트윗만 하고 이렇다 할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배출 결정에는 침묵하는 툰베리"라고 썼다.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배출에 툰베리가 침묵했다"면서 그를 비판했다. [글로벌 타임스 홈페이지]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배출에 툰베리가 침묵했다"면서 그를 비판했다. [글로벌 타임스 홈페이지]

이같은 집중 공격에 일각에선 툰베리가 지난해 홍콩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조슈아 웡을 공개 지지한 것이 중국의 '역린'을 건드렸을 것이란 말도 나온다.

지난해 툰베리는 조슈아 웡의 트윗을 리트윗하면서 홍콩 시위를 지지하기도 했다.[트위터]

지난해 툰베리는 조슈아 웡의 트윗을 리트윗하면서 홍콩 시위를 지지하기도 했다.[트위터]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툰베리는 지난해 트위터에 '12명의 젊은 홍콩인을 구하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있는 사진을 올렸다.

홍콩의 젊은이 12명을 석방하라는 메시지를 담은 사진을 올린 툰베리.[트위터]

홍콩의 젊은이 12명을 석방하라는 메시지를 담은 사진을 올린 툰베리.[트위터]

이에 중국 언론은 "12명을 석방해달라는 조슈아 웡의 요청에 툰베리가 맹목적으로 동참했다"면서 "홍콩 분리주의자인 조슈아 웡의 홍보에 툰베리가 넘어갔다"고 비난했다.

중국판 툰베리는 "정학당할 뻔"

한편 중국에서 툰베리와 비슷한 활동을 펼친 10대 환경운동가 어우홍이는 구이린 시청 앞에서 기후변화와 관련해 1인 시위를 하다가 경찰 조사를 받았다고 가디언이 지난해 보도했다.

어우가 중국 내에서 환경 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툰베리는 트위터를 통해 "어우는 영웅"이라고 칭찬했다. 툰베리는 어우의 글을 공유하기도 했다.

둘의 행보는 비슷했지만 이들이 받은 대우는 판이했다. 영국 가디언은 "환경 운동으로 명성을 쌓은 툰베리와 달리, 어우는 현지 경찰 조사를 받았고 자칫 정학처분도 받을 뻔했다"고 전했다.

중국판 그레타 툰베리인 어우홍이는 지난해 기후변화와 관련해 행동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가 정학 위기를 맞기도 했다.[트위터]

중국판 그레타 툰베리인 어우홍이는 지난해 기후변화와 관련해 행동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였다가 정학 위기를 맞기도 했다.[트위터]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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