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아이 680명 찾아…‘선 수색 후 영장’ 도입, 골든타임 놓치지 말아야

중앙선데이

입력 2021.05.29 00:22

업데이트 2021.05.29 0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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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8호 10면

[SPECIAL REPORT]
장기 실종 아이들 840명

전미찾모 회장 나주봉씨. 오유진 인턴기자

전미찾모 회장 나주봉씨. 오유진 인턴기자

“무엇이든 미쳐야 바뀝니다.” 나주봉 전국미아·실종가족 찾기 시민의모임(전미찾모) 회장의 말이다. 그의 강조처럼 나 회장은 실종 아동 찾기에 그야말로 30년째 미쳐 있다. 아이와 생이별한 채 살아가야 하는 부모 소식이 같은 부모로서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개구리소년 실종 사건, 혜진이·예슬이 사건, 고 이형호군 유괴 사건 등 사회적으로 주목받은 실종 아동 사건에도 나 회장은 어김없이 피해 부모와 함께 아이 찾기에 나섰다. 그는 30년 동안 680여 명의 아이를 다시 부모의 품으로 돌려보냈다.

나주봉 미아·실종가족찾기 모임 회장
‘개구리소년’ 부모 외면 못해 시작
AI 기술 활용, 과학적 수사 해야

실종 아동 부모도 아닌데 실종 아동 찾기에 나서는 이유는.
“1991년 월미도에서 각설이 공연을 하던 중 우연히 개구리소년 사건의 부모를 만나게 됐다. 피골이 상접한 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전단을 나눠주며 호소하던 그 모습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당시에 도저히 외면할 수 없어 함께 전단을 들고 전국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입소문이 퍼져서인지 그때부터 실종 아동 부모들이 나를 찾아오기 시작했다. 그게 어느덧 30년째다.”
보상 없이 30년째 활동을 이어오기가 쉽지 않은데.
“아내의 지지가 컸다. 한창 개구리소년 사건을 쫓을 때 첫째 아들이 세 살이었다. 아내에게 "어떻게 하면 좋겠냐”라고 묻자 "발을 들였으니 찾을 때까지 힘을 보태줘라”고 하더라. 평생 노점상을 해온 아내가 불평 한번 없이 항상 내가 하는 일을 응원해줬다. 아내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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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발달했어도 100명 중 1명은 여전히 찾지 못하고 있지 않나.
“아동학대 사건이 많아지면서 실종 아동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는 높아졌다. 그러나 사회적 사각지대는 여전히 존재한다. 범죄가 지능화되는 만큼 경찰의 수사력도 보강이 돼야 한다. 신고자, 제보자, 용의자를 전수조사하고, 거짓말 탐지기, 최면수사, AI 기술 등을 활용한 과학적인 수사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아동 실종의 장기화를 막아야 한다.”
실종 아동 수사과정에서 아쉬운 점은.
“이른바 ‘어금니 아빠 사건’때 가택수색 영장이 발부되지 않아 바로 수색하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 영장을 발부받는 데까지 10~12시간이 소요됐다. 아동실종 사건의 경우 ‘선 수색, 후 발부 제도’를 도입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장기 실종 아동의 경우에는 원점수사로 접근해야 한다. 당시 사건의 목격자, 제보자, 용의자 등을 대상으로 최면수사와 같은 최신 수사기법을 동원해 사건을 다뤄야 한다.”
아동 실종 사건을 방지하려면.
“지문 사전등록 대상자 중 절반이 아직 등록하지 않은 상태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지문 사전등록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개인정보 침해 소지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문 사전등록이 실종 아동을 찾는 데 최선의 방법이다.”

오유진 인턴기자 oh.y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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