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앰버경보’ 즉시 발동, 25년간 아이 1064명 부모 품으로

중앙선데이

입력 2021.05.29 00:20

업데이트 2021.05.29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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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8호 11면

[SPECIAL REPORT]
장기 실종 아이들 840명

중국에서 아동 실종은 심각한 문제로 꼽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공식적인 수치는 집계되지 않지만 중국에서 매년 수만 명의 아이와 청소년이 납치되고 실종된다. 보통 가난한 집 아이들이 실종되는 경우가 많다. 과거 시행된 ‘한자녀 정책’으로 호구를 등록하지 못한 아동들은 실종 당해도 추적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었다.

해외 실종아동 사건 신속 대응 사례
중, 정보공유 시스템 ‘퇀위안’ 구축
벨기에, 24시간 핫라인 응급 전화
우리도 공공·민간 긴밀히 협력해야

중국은 2009년부터 어린이 인신매매와의 전쟁을 선포한 바 있다. 아동 실종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DNA 데이터베이스 구축과 함께 첨단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은 2016년 5월 도입된 실종아동 정보 공유 시스템인 ‘퇀위안(團圓)’이 큰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 5년 동안 4700여 명의 실종아동을 찾아냈다고 전했다. 퇀위안은 실종아동 사건에 대한 정보를 웨이보, 오토나비, 타오바오, 알리페이, 바이두 등 25개 이상의 중국 인기 애플리케이션(앱)에 공유하고, 이를 확인한 앱 사용자가 현지 경찰에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의 실종아동 정보 공유 시스템이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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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빠른 경보 발송이 핵심이다. 실종아동을 찾아내는 ‘앰버 경보(Amber Alert)’가 그것이다. 미국의 경우 18세 미만 아동의 실종신고는 지역 파출소의 판단하에 앰버 경보를 발동할 수 있게끔 돼 있다. 통상 아동 실종신고의 경우 접수와 동시에 수시간 내로 앰버경보가 발동한다. 잃어버린 아이를 찾는 골든타임인 실종 직후 2~3시간을 넘기지 않겠다는 것이 목표다. 경보가 발동하면 지역주민들의 스마트폰으로 ▶범인의 인상착의 ▶차량 정보 ▶아이의 사진 등 각종 정보가 전송되고 공유된다. 경찰뿐만 아니라 주민 모두가 초기 수색에서부터 함께 나서는 셈이다.

앰버 경보로 지난 25년간 1064명의 실종아동이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온 것으로 미 법무부는 추정한다. 앰버 경보는 1996년 미국 텍사스에서 유괴되어 살해된 9살 여자아이 앰버 해거먼(Amber Hageman) 이름에서 유래됐다.

벨기에는 ‘실종 및 성적 착취 아동을 위한 유럽센터’라는 네트워크를 통해 국제적인 아동 복지 활동을 벌인다. 실종아동에 대한 수색뿐만 아니라 성적 착취를 예방하는 것에 집중한다. 이 네트워크는 법률과 범죄, 사회사업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팀을 구성하여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실종아동 가족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11명으로 구성된 24시간 무료 핫라인 응급 전화도 운영하고 있는데, 직원 모두 실종아동 발생 시 적절한 조치를 취하도록 훈련받은 전문가다.

아동권리보장원 실종아동전문센터의 정진화 과장은 “미국, 캐나다 등 해외 국가들은 민간단체들이 경찰과도 긴밀한 협업 체계를 구성하고 있고 실종 예방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공공과 민간의 협조 시스템을 더 긴밀하게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 빨리 찾으려면 경찰에 ‘지문 사전등록’ 해야
아이들은 빠르고 민첩하다. 순식간에 사라진다. 눈앞에 있던 아이가 없어졌을 때 부모는 당황하기 마련이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까. 경찰 관계자들은 한목소리로 “아이가 없어진 걸 인지하자마자 곧바로 신고부터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임희진 경찰청 아동청소년과 경정은 “아이를 빨리 찾기 위해서는 시간을 지체하지 않는 게 핵심”이라며 “112나 182(실종아동찾기센터)로 신고해 전문 수사기관의 도움을 받는 게 필수”라고 말했다.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부모가 평소 아이의 친한 친구 이름과 번호, 자주 가는 장소를 알아두는 것도 중요하다. 안효성 의정부경찰서 실종수사팀 경위는 “보호자인 부모가 아이의 교우 관계나 자주 가는 장소 등을 인지하고 있는지에 따라 실종수사의 속도가 다르다”라며 아이에 대한 부모의 관심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대다수의 실종 아동의 경우 실종 장소 주변 탐문 수사 과정 중 발견돼 보호자에게 인계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드물게 관할 구역을 벗어나 멀리 가거나 부모가 아이를 잃어버린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사례가 있다. 이럴 때 도움이 되는 게 바로 지문 등 사전등록제도다.

18세 미만 아동, 지적 장애인, 치매 환자 등 실종 위험이 높은 대상자에 한해 지문이나 기타 신체 특징, 보호자 정보를 경찰 시스템에 등록하는 제도다. 등록 대상자가 보호자와 함께 가까운 경찰 지구대에 방문하면 10분 내외로 무료 등록할 수 있다. 직접 방문이 어려우면 스마트폰 앱 ‘안전 Dream’에서 보호자가 직접 정보 입력, 지문 등록을 할 수도 있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단체로 등록할 때 참여할 수도 있다.

현재 전국 만18세 미만 아동의 경우 2명 중 1명은 수사기관에 지문이 사전등록돼 있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사전등록이 된 만 18세 미만의 실종 아동이 부모에게 되돌아가기까지 소요된 시간은 평균 45분 내외였다. 하지만 사전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탐문 수사만으로 부모를 찾아야 하는 경우에는 평균 81.7시간이 지체됐다.

원동욱 인턴기자 won.dong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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