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인사태풍…조상철 서울고검장 사의·심재철 중앙지검장 거론

중앙일보

입력 2021.05.28 18:56

업데이트 2021.05.30 11:07

(과천=뉴스1) 임세영 기자 =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8일 오전 경기 과천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과천=뉴스1) 임세영 기자 =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28일 오전 경기 과천 법무부 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28일 법무부와 검찰이 박범계 장관발(發) 인사태풍에 휩싸였다. 택시기사 폭행 사건에 연루된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새로운 일꾼이 필요하다"며 전격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검찰에선 조상철 서울고검장(사법연수원 23기)이 6월 인사를 앞두고 처음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전날 검찰 인사위원회를 통해 '검사장급 이상 탄력 인사안'을 공개하며 대규모 물갈이를 예고하며 연수원 23~24기 고검장들의 도미노 사퇴가 이어질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현재 검찰 내부에서는 인사 학살을 막기 위해서라도 간부들이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 같은 검찰 내 분위기와 달리 법무부는 고검장들의 사의를 반기는 분위기다. 고검장급을 보임하던 자리인 차관 자리도 공석이 되면서 법무부의 운신의 폭이 커진 만큼 인사폭도 그만큼 커지게 됐다.

연수원 23~24기 고검장, 도미노 사의?

조상철 서울고검장이 지난 3월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고검장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조상철 서울고검장이 지난 3월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 고검장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조 고검장은 이날 언론에 "떠날 때가 되었습니다. 사의를 표명합니다"라고 짧막하게 사퇴의 변을 밝혔다. 조 고검장은 박범계 장관의 "검찰 인사 적체" 등 용퇴 압박 발언과 자신의 사의가 관련 없다는 입장이지만 5명의 전국 고검장(대구고검장은 공석)과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24기), 배성범 법무연수원장(23기) 등 고검장급 7명 가운데 처음으로 사표를 낸 셈이다.

검찰 안팎에선 조 고검장 외에도 지난달 말 검찰총장추천위원회가 총장 후보자로 추천한 4명에 포함된 배성범 원장과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을 지휘한 오인서 수원고검장 등 3~4명이 추가로 사의를 표명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 장관은 이날 출근길에 '고검장급을 고검 차장검사로 강등시키는 인사도 가능한가' '고검장에게는 나가라는 취지로 읽힐 수도 있지 않냐'는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인사 과정을 설명드리긴 그렇다"며 부인하지는 않았다. 박 장관은 검찰인사위원회가 개최 당일 아침에는 "(검사장급에서) 인사 적체 문제가 있다"며 대대적 물갈이를 예고하기도 했다.

법조계에서는 "박 장관이 사표를 내지 않는 고검장들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나 고검 차장검사 '강등''역진' 인사를 내서 모욕을 주겠다며 용퇴를 압박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정희도 청주지검 형사1부장은 검찰 내부망에 "지금 검사장들은 보임되신지 1~3년 정도 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도대체 무슨 인사적체가 있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일선에서 근무하고 있는 대부분의 검사들은 오히려 검찰 지휘부가 너무 연소화되고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며 정면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일선 검사들은 지난해 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징계 국면과 올초 한명숙 전 국무총리 모해위증 의혹 사건 때 정권과 반대 목소리를 내며 방패막이 역할을 했던 고검장들을 사실상 강제 사퇴시키겠다는 의도로 비판하고 있다. 고검장들이 줄사표로 공석이 늘어나면 자연히 친정권 검사들이 빈자리를 차지하며 현정권에 대한 수사도 동력을 잃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친정부' 김태훈·진재선·임은정, 검사장 승진 거론

이용구 법무부 차관. 뉴스1

이용구 법무부 차관. 뉴스1

실제 27일 검찰인사위에서는 연수원 29~30기를 신규 승진 대상자로 두고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 등 인사 기준이 논의됐다. 이중 30기 중 김태훈 법무부 검찰과장과 진재선 대전지검 서산지청장, 임은정 대검 감찰정책연구관이 벌써부터 유력한 검사장 승진 대상자로 거론된다.

관심이 모아지는 검찰 요직에도 현정권과 인연이 깊은 인사들이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차기 서울중앙지검장은 심재철 서울남부지검장(27기)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26기)과 이정수 법무부 검찰국장(26기) 가능성도 있다. 이성윤 현 서울중앙지검장은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 외압 의혹으로 재판을 받아야 하는 처지라 자리를 지키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이용구 차관의 사의로 공석이 된 법무부 차관 자리에는 검찰총장 후보로 추천됐던 구본선 광주고검장(23기)이 거론된다.

한편 이용구 차관은 지난해 12월 2일 차관에 임명된 지 178일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이 차관은 취재진에게 문자를 보내 "남은 1년, 법무·검찰 모두 새로운 혁신과 도약이 절실한 때이고, 이를 위해 새로운 일꾼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사의 배경을 밝혔다.

정유진·김수민 기자 jung.y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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