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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프렌즈' BTS 분량 통째 지웠다···한국전쟁 발언 '미운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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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27일(현지시간) 17년 만에 다시 모인 '프렌즈' 특별편의 출연진들. [AP=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17년 만에 다시 모인 '프렌즈' 특별편의 출연진들. [AP=연합뉴스]

17년 만의 재결합으로 세계적 관심을 끈 미국 시트콤 ‘프렌즈’ 특별편이 중국에선 방탄소년단(BTS)의 출연 분량이 삭제된 채 방영됐다. BTS가 지난해 10월 한국전쟁 관련 발언으로 중국의 반발을 산 데 따른 검열이란 추정이 나온다.

레이디 가가, 저스틴 비버 등도 분량 삭제 #버라이어티 "중국과 갈등으로 검열한 듯"

25일(현지시간)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이날 공개된 ‘프렌즈: 더 리유니언(Friends: The Reunion)’은 총 1시간 44분 분량이지만 중국의 스트리밍 플랫폼에서는 약 7분이 삭제된 채 방영됐다. 아이치이(愛奇藝)와 텐센트 비디오, 여우쿠(優酷) 등 3대 플랫폼 모두가 BTS를 비롯해 레이디 가가, 저스틴 비버 등이 게스트로 나온 부분을 빼고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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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HBO맥스 방영본에서 BTS는 13초의 인터뷰로 등장했다. 리더 RM은 “‘프렌즈’는 내가 영어를 배우는 데 정말 큰 역할을 했고, 나에게 인생과 진정한 우정에 대해 가르쳐 줬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버라이어티는 이 장면이 3대 플랫폼 방영분에선 통째 사라졌다면서 일부 팬들은 우회해서 무삭제본을 찾아보고 있다고 전했다.

피비 역의 배우 리사 쿠드로와 함께 극 중 삽입곡 ‘스멜리 캣(Smelly Cat)’을 공연한 레이디 가가 역시 중국 방영본에선 보이지 않았다. 쿠드로가 혼자 부르거나 점프컷 돼 다음 장면으로 이어지는 식으로 3분이 삭제됐다. 저스틴 비버는 극 중 로스의 할로윈 복장으로 사랑받았던 ‘감자 스푸트닉’ 코스튬을 하고 나왔지만 중국에선 볼 수 없었다.

27일(현지시간) HBO맥스로 방영된 '프렌즈' 특별편에 방탄소년단이 출연했지만 중국 플랫폼에선 이를 삭제한 채 방영해 일부 중국팬들은 우회해서 원본을 보고 있다고 미국 버라이어티가 전했다. [사진 버라이어티 캡처]

27일(현지시간) HBO맥스로 방영된 '프렌즈' 특별편에 방탄소년단이 출연했지만 중국 플랫폼에선 이를 삭제한 채 방영해 일부 중국팬들은 우회해서 원본을 보고 있다고 미국 버라이어티가 전했다. [사진 버라이어티 캡처]

버라이어티는 이들이 모두 중국의 반감을 초래했던 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BTS의 경우 지난해 10월 한미 친선단체로부터 상을 받으면서 한국전쟁 70주년과 관련 “양국(한미)이 공유하는 고통의 역사와 수많은 희생을 기억할 것”이라 말한 걸 트집 잡았다. 일부 중국인들은 BTS가 전쟁에서 희생된 중국 군인을 존중하지 않은 것이라고 주장했고 중국 관영언론도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해 문제를 키웠다. 최근에도 중국 당국은 BTS 열성 팬들의 계정을 중지시키는 등 ‘뒤끝’을 드러내고 있다.

가가는 2016년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라마를 만난 이후 중국에서 ‘기피 인물’로 찍혔다. 비버는 2014년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한 사진이 공개돼 반발을 샀고 2016년 중국에서 공연이 공식 금지됐다.

이밖에 중국 방영본에선 ‘프렌즈’ 팬이자 동성애자인 출연자 인터뷰도 삭제된 것으로 알려진다. 버라이어티는 중국 포털 웨이보에 “우리가 다른 세상과 단절된 청 왕조 시대로 돌아가는 거냐”고 비꼬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다수는 중국을 욕보인 이들은 금지돼야 한다는 의견이라고 전했다.

토크쇼 형태로 진행된 이 날 ‘프렌즈’ 특별편에선 제니퍼 애니스톤, 코트니 콕스, 리사 커드로, 매트 르블랑, 매튜 페리, 데이비드 슈위머 등 원년 출연진이 과거 ‘프렌즈’를 찍었던 워너 브러더스 스튜디오에 다시 모여 감격의 해후를 즐겼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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