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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예약자 98% 백신 맞아...6월말 1300만명 접종 가능할까

중앙일보

입력

잔여백신 물량 부족이 계속된 28일 서울 강남구의 한 병원 냉장고에 '잔여백신 없음'이 써져 있다. 뉴스1

잔여백신 물량 부족이 계속된 28일 서울 강남구의 한 병원 냉장고에 '잔여백신 없음'이 써져 있다.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하루 접종자가 71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2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역대 최다 기록이었던 30만7000명(4월 30일)을 가뿐히 갈아치웠다. 방역당국은 이 속도라면 6월 말 ‘1300만명 1차 접종 완료’라는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관건은 앞으로 예약률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느냐다. 현재의 접종 동의율과 예약률대로 모두가 맞는다고 해도 1300만명 목표 달성을 위해선 141만명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전접종 예약은 다음달 3일까지다. 전문가들은 일주일 안에 비예약자의 마음을 돌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정부가 접종 대상을 더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일 1차 신규 접종 65만명…접종 시작 후 최대

28일 성동구청에 위치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에 민방위복을 입은 관계자들이 방문을 앞둔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기다리며 동선을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28일 성동구청에 위치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에 민방위복을 입은 관계자들이 방문을 앞둔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기다리며 동선을 살피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27일 1ㆍ2차 접종자는 71만 1194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1차 신규 접종자는 65만7192명, 2차 접종자는 5만4002명이다. 부작용에 대한 걱정 때문에 접종을 꺼릴 수 있다는 우려와 달리 만 65~74세 성인들이 앞다퉈 접종한 결과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사전예약을 하신 분들의 98% 이상이 접종에 참여해 ‘노쇼’로 인한 잔여 백신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인프라는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지난해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 때는 첫날 209만명을 맞춘 경험이 있다. 이후 약 4개월 동안 일평균 12만명 정도가 독감 백신 접종을 이어갔다. 정부는 6월까지 1300만명에게 코로나19 백신을 맞춘다는게 목표다. 현재 469만명 가까이 접종했다. 831만명이 추가로 1차 접종을 완료해야 가능한 목표치다. 단순 계산하면, 앞으로 한 달여간 매일 25만명 정도가 1차 접종을 완료해야 한다. 현재 전국 위탁의료기관 1만2800곳과 백신접종센터가 운용돼 접종 인프라는 문제 없다.

1300만명 접종 목표, 예약률 제고가 관건 

65세부터 74세 사이 고령자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차 접종이 시작된 27일 서울의 한 코로나19 백신접종 위탁 병원에서 시민들이 AZ백신 접종을 받기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65세부터 74세 사이 고령자의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1차 접종이 시작된 27일 서울의 한 코로나19 백신접종 위탁 병원에서 시민들이 AZ백신 접종을 받기위해 대기하고 있다. 뉴스1

문제는 예약률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느냐다. 이날 기준 접종을 진행 중인 대상자 중 접종에 동의하거나 예약을 완료한 이는 총 901만명이다. 여기에 곧 접종이 시작되는 ▶60~64세 예약자 231만명과 ▶유치원ㆍ어린이집ㆍ초1, 2교사ㆍ돌봄 인력 예약자 27만명을 더해도 1159만명이다. 약 141만명의 예약이 더 필요하다.

이에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 추진대응단 접종기획반장은 “예약 기간에 예약률을 최대한 높이고 접종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큰 관건”이라며 “30세 미만 대상자에 대한 접종도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준 2분기 주요 접종자인 60~74세 고령층의 예약률을 보면 ▶60∼64세 58.4% ▶65~69세 67.4% ▶70~74세 71.7%였다.

“새로운 대상자 추가하는 게 효과적일 수도”

일별 누적 백신 접종 인원.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일별 누적 백신 접종 인원.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주일 안에 140만명에 달하는 예약을 추가로 받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보통 맞을 의사가 있는 사람들은 이미 초반에 다 예약을 마쳤다. 거부 의사를 가진 이들의 마음을 돌이키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도 “접종률을 올리기 위해선 백신 불안감을 해소해줘야 하는데 이상반응 관리 문제를 과연 정부가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기존 대상자의 마음을 돌리는 것보다는 새로운 접종 대상자를 늘리는 게 더 효과적일 거라고 조언했다. 앞서 김기남 반장이 밝힌 것처럼 30세 미만에 대한 접종을 이어가는 것에 더해 면역력이 약한 간장질환, 콩팥질환 등 만성질환자들에 대한 접종을 추가하는 것이 방법이라고 했다. 앞서 AZ 백신의 희귀혈전증 발생 우려로 중단됐던 30세 미만에 대한 접종이 재개된다면 약 50만명이 추가로 접종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노력을 최대한 해야겠지만 기존 대상자를 얼마나 설득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며 “이 방법이 어렵다면 새로운 대상자를 확대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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